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닐라로맨스 Sep 15. 2015

여자친구의 화를 풀어주려면?

힘든 거 다 안다. 그래도 포기는 하지 말자. 


기뢰(수중 지뢰)라도 터진 것일까!? 거대한 물기둥이 치솟아 올랐다. 근데... 어라? 사진이 거꾸로다? 분명 하늘로 치솟아야 할 물기둥이 아래를 향하고 있다. 정말 사진이 거꾸로 된 것일까? 하지만 사진 하단을 보면 왠 파란통이...? 이 광고는 베네수엘라의 변비약 브랜드인 Phillips Milk of Magnesia의 광고이다. 폭발하는 사진을 거꾸로 보여줌으로써 Phillips Milk of Magnesia을 먹었을 때 일어날 일을 연상케 하며 Phillips Milk of Magnesia가 효과적인 변비약임을 강조하고 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확실히 남자는 연애상에 있어서 여자보다는 약자의 위치에 있다. 물론 남자는 여자보다 힘이 세고 이성적인 장점이 있지만 연애에 있어서 힘과 이성은 (거의) 쓸모가 없다. (당신이 여자와 힘으로 싸울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대부분의 경우 여자는 당신보다 기억력이 좋고 말이 빠르며 객관적이지는 않지만 자신의 감정을 자신만의 논리대로 펼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해도 너~~~~ 무 탁월하다. 결국 남자는 대부분의 경우 여자의 불만과 불평에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을 하지만 딱히 뭘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대부분의 경우 여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조용히 흰 수건을 던지고 항복을 선언해 버린다. 과연 이런 남자의 방식, 올바른 것일까? 오늘은 여자와의 말다툼에서 남자가 살아남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자.  



1단계 : 여자의 분노와 불만을 끄집어 내라.

매번 여자친구에게 "미안해..."라는 말을 달고 사는 친구가 있다. 물론 그 녀석의 행동이 매번 옳은 것은 아니지만 가끔은 전혀 미안할 필요가 없는데도 그 녀석은 언제나 여자친구에게 사과를 하고 양해를 구했다. 옆에서 보다 너무 답답해 한마디 했더니 그 녀석의 대답이 걸작이다. "그냥 미안하다고 하는 게 나아, 괜히 뭐라고 하면 더 복잡해져" 아마 내 친구의 대답을 듣고 찔리는 남자들이 여럿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복잡한 것을 싫어하고 언성을 높이고 언쟁하는 것을 극도로 꺼려한다. 그래서 그 상황을 탈출하기 위해 그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과하기'라는 만능 스킬을 발동시키고 그 상황을 회피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 만능 스킬은 남자를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게 해주기도 하지만 부작용이 어마어마한 스킬이라는 것을 알아둬야 한다. 


여자가 당신에게 짜증을 내고 화를 내는 것은 자신의 안에 있는 분노와 불만을 꺼내놓기 위함이다. 여자가 자신의 불만과 분노를 다 꺼내놓기도 전에 당신이 무미건조하게 항복을 선언해버리면 여자는 자신의 안에 있는 분노와 불만을 한 번에 터뜨려놓게 되고 당신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오빤 오빠가 뭘 잘못했는지 알긴 알아!?"라는 잔소리 스킬을 발동하게 된다. 당신입장에서는 당신이 그렇게 잘못한 것도 아니지만, 여자와 싸우기 싫은 마음에 넓은 아량으로 먼저 (설익은) 사과를 한 것인데 여자는 그것에 만족 못하고 뭘 잘못했는지는 아느냐며 압박하니 당신은 미칠 노릇이다. 


여자가 당신에게 화를 내고 연애다툼을 유발하면 절대로 피하지 마라. 어줍지 않은 대화 스킬이라도 좋으니 여자의 화를 맞받아쳐주며 여자가 가지고 있는 분노와 불만을 모두 끄집어내 줘라. 당신이 옳고 그르냐는 중요하지 않다. 여자와 충분히 언쟁을 하며 여자가 왜 화가 났는지, 뭐가 불만인지 여자의 입장에서 공감해보려고 노력해라. 그리고 그것에 대해 당신의 입장을 어필해라.(물론 그게 쉽지 않다는 건 나도 잘 안다.)  



2단계 : 어순에 신경을 써라.

어순이라는 것은 참으로 오묘하다. 똑같은 말을 하더라도 어순에 따라 그 뉘앙스가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당신에게 "오빠는 참~ 사람이 좋은 것 같아요. 근데 스타일이 좀..."이라고 말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아마 당신은 당신을 무시하는 기분이 들고 기분이 매우 나쁠 것이다. 근데 같은 말을 "오빠는 스타일은 좀 별로지만 사람이 참 좋은 것 같아요."라고 했다고 생각해보자. 분명 똑같은 말이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당신을 칭찬하는 것으로 들릴 것이다. 바로 이것이 어순의 힘이다. 


여자와 한참을 싸우다 보면 문득 여자의 마음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물론 전적으로 자신의 잘못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겠지만 일정 부분 자신의 잘못과 실수를 느낀 남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래, A는 내가 잘못했어, 근데 너도 B는 잘못한 거잖아".... 이렇게 말하면 그때부터 진정한 헬게이트가 열리는 거다. 


남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했는데도 여자가 화를 낸다고 생각하겠지만 여자 입장에서는 "자기가 잘못해놓고 끝까지 내 탓이다 이 거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말은 중요한말이 언제나 뒤에 위치하기 때문에 여자 입장에서는 당신이 잘못을 인정한 부분 보다는 여자의 잘못을 탓하는 부분이 더 강조되어 들릴 수밖에 없다. 


같은 말이라도 "사실 나는 네가 B에서 잘못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A에서 잘못을 한 것 같아 미안해"라고 말을 했다면 아마도 상황은 전혀 달랐을 것이다. 가만 보면 조삼모사 같은 느낌이지만 어순에 따라 듣는 이 가 느끼는 감정은 판이 아니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3단계 : 따뜻한 스킨십으로 그녀를 녹여라.

이쯤 왔다면 싸움은 어느 정도 누그러진 상태 일 것이다. 이때에는 부드러운 눈으로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손이나 손목을 잡자. 만약 여자가 "됐어! 손 치워!"라고 손을 뿌리쳐도 화를 내거나 삐치지 말고 미소를 지으며 어깨에 손을 올려라. 그리고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2단계와 같이 어순에 신경 쓰며 싸움을 정리해라. 당신의 따뜻한 스킨십은 한겨울 강원도 화천의 칼바람보다도 매섭던 여자의 마음을 한순간에 녹일 것이다.

 

But! 아직 대화가 정리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스킨십으로 대화를 마무리하려고 하면 여자는 당신이 능구랭이처럼 그냥 대충 넘어가려고 한다고 느끼고 지옥불의 뜨거운 맛을 보여줄 수도 있으니 상황과 타이밍을 잘 보고 스킨십을 시도해라. 


p.s~만약 언쟁 중 여자가 과하게 흥분을 하고 소리를 지른다면 여자의 손목을 적당한 힘을 가해 잡거나 클린치를 시도해라.(냅다 껴안으라는 말이다.) 스킨십은 활용에 따라 상대를 진정시키는데 큰 효과를 발휘하니 적절해 활용하자.  



절대 포기하지 마라.

아무리 당신이 노력해도 확실히 당신은 여자한테 안된다. 애초에 커뮤니케이션의 능력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당신이 "아... 이 여자는 도저히 말이 안 통해!"라고 단정 짓는 그 순간 당신과 여자는 그 어떤 대화도 이루어질 수가 없다. 아무리 답답하고 화가 나도 "화를 내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공감하려고 노력하고 여자에게 당신의 생각과 느낌을 자극적이지 않게 전달하려고 노력하자. 아무리 힘들어도 끈덕지게 물고 늘어지고 싸우며 대화하다 보면 결국 서로가 만족할만한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