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를 모른다.
딱 봐도 힘 깨나 쓰게 생긴 스모선수가 자신의 몸통보다 큰 나무 망치는 젖먹던 힘까지 짜내며 내려치고 있다! 대체 육중한 스모선수가 죽을 힘을 다해 박살 내려는 것은 무엇일까? 엥? 땅콩...? 무슨 땅콩 하나 으깨는데 무슨 스모선수며 거대한 망치가 무슨 필요!? 이 광고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땅콩버터 제품 광고이며, 힘센 스모선수가 거대한 망치로 땅콩 한 알을 으깨듯이 만들어 자사의 땅콩버터가 그만큼 부드럽다는 것을 어필하는 광고이다.
여자 입장에서 볼 때 남자란 존재는 정말 매를 버는 존재다. 사귀는 사이에 자주 연락하는 것은 필수이거늘 화장실 갈 시간이 없는 건지 손가락이 부러진 건지 문자 한 통 보내지 않고, 다음부터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해놓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기본적인 매너도 잘 지키지 않으니 말이다! 그래서 교육 좀 시킬 겸 분한 마음 좀 풀 겸 남자를 불러다 놓고 따끔하게 몇 마디하면 처음엔 미안한 기색을 보이다가도 갑자기 불같이 화를 내곤 한다! 아니 이게 무슨 뭣 같은 경우인가!? 자기가 잘못해놓고 도리어 헤어지자고 말을 하거나 갑자기 잠수를 타 버리는 남자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대체 왜 그러는 것일까?
솔직히 남자는 여자의 불만사항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동안 여러 차례 경고했건만 남자는 그런 여자를 비웃듯이 여자의 경고를 무시하고 똑같은 실수를 태연히 저지르거나 연인으로써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연락, 데이트 계획 등...)을 태만히 하는 남자를 보며 여자는 "계속 말해도 안 고치잖아요!", "약속했는데 계속 그래요!", "당연히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라며 분노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남자는 그런 여자의 열불 터지는 맘을 알지 못한다. 다만 약속해놓고 못 지킨 것에 대한 미안함, 바빠서 신경 써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 정도만 있을 분이다. 그런데 그런 남자에게 소리를 지르고 울고 짜증을 내버리면 남자는 처음에는 "미안해..."라고 말하다가도 어느새 "야!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한 건데!?", "계속 이럴 거면 그냥 헤어져!"라며 소리를 지르며 적반하장으로 대들어버린다.
한마디로 남자의 잘못을 윽박지르고 화내는 당신의 모습이 남자 입장에서는 땅콩 한 알을 거대한 망치로 내려치는 스모선수처럼 보인다는 거다. 분명 남자도 자신이 잘못한 것은 알지만 "과연 이렇게까지 욕을 먹어야 할 일인가?" 하는 억울한 마음이 들고 그때부터는 미안한 생각보다는 지나치게 윽박지르고 바가지를 긁는 여자에 대한 반감이 생겨버린다.
생각해봐라, 당신이 실수로 친구의 화분을 깼는데 갑자기 친구가 눈을 뒤집어까며 당신을 붙들고 들들 볶으며 그 자리에 주저 앉아 엉엉 울어버린다면 당신은 속으로 "친구의 화분을 깨다니! 죽음으로서 이 죄를 갚아야겠다!"라고 생각할까? 분명 당신은 "계집애, 꼴랑 화분 좀 깬 거가 지고 유난은... 내가 사주면 될 거 아냐!?"라고 생각을 하지는 않을까?
당신이 왜 화가 나는지 남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자세히 말해라.
그런데 만약 친구가 깨진 화분을 부여잡고 울며 "이 화분... 사실은 얼마 전에 헤어진 남자친구가 선물해준 거란 말야... 꽃이 피면 꼭 보여주고 싶었는데..."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할까!? 아마 멘붕이 오면서 "내가 죽일 X이지!!!"라며 친구에게 감히 어떤 말도 못하고 엄청난 후회와 미안한 감정이 들것이다. 무슨 말이냐고? 당신이 느끼는 분노를 남자에게 이해시키려면 이처럼 자세히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라는 것이다.
마냥 단순히 "왜 연락 안 하는 건데!!!!!", "안 하기로 했잖아!!!!", "이런 건 기본 아냐!?!?!?!?!?"라고 외쳐봐야 당신을 남자 입장에서는 유난 떠는 여자, 남자 들볶는 여자, 알 수 없는 부분에서 불같이 화를 내는 여자로 보일수밖에 없다."아니 어떻게 이걸 이해 못해요!?"라고 반문하지 말자. 당신도 무신경한 남자를 이해 못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당신은 단순히 화나는 감정을 불같이 내뿜을 것이 아니라, 왜 화가 나는지 말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오빠가 자꾸 연락을 안 하니까 마치 버림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오빠가 나랑 약속했는데 자꾸 어기니까 오빠가 이제 날 무시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난 이게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빠가 몰라주니까 내가 사랑받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어..."라고 말이다. 당신이 이렇게 말해야 남자는 "아... 그게 아닌데;;; 블라블라~"라며 진심 어린 반성과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말해줄 것이다.
그리고 핵심은 당신이 최면술사가 아닌 이상 남자는 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한번 싸우고 나서 그 실수를 또 하느냐가 아니라 당신이 위처럼 이야기했는데 남자가 전혀 반성의 기미나 당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하려는 노력을 보여주느냐 아니냐다. 이렇게 좋게 얘기했는데 잠깐이나마 남자가 변하지 않는다면 당신이 생각하는 대로 당신에게 마음이 떠났거나, 그 인간이 몹쓸 인간 인 거다. 하지만 단 3일이라도 변하려고 시도를 하는 남자는 당신이 부단히 대화를 통해 설득하고 당신의 감정을 솔직히 이야기하면(화내라는 게 아니다.) 100%는 아니더라도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무 리그래도 당신이 부처도 아니고, 미적미적 잘 바뀌지 않는 남자를 보며 분노가 자꾸만 치밀어 올 것이다. 그땐 이렇게 생각하자. "그래도 여기까지 고쳐놓은 게 아깝지도 않나!?"라고 말이다. 원래 연애는 오래될수록 좋아서 사귀는 게 아니라 아까워서 사귀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