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해야 알아듣지...
고요한 밤, 금발의 미녀는 달밤에 체조라고 하고 있는 걸까? 남편은 곤히 잠들었건만 아내는 뭔가를 향해 연신 베개를 휘둘러대고 있다. 대체 아내는 뭘 하는 걸까? 그 해답은 남편의 오른쪽에 보이는 작은 캔에 있다. 저 빨간 작은 캔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시판 중인 Tabard 모기퇴치 스프레이이다. 그래, 남편은 Tabard 모기퇴치 스프레이를 뿌려두어서 곤히 자지만 Tabard 모기퇴치 스프레이가 없는 아내는 달밤에 체조를 할 수밖에 없었던 거다. 근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왜 아내는 남편에게 Tabard 모기퇴치 스프레이를 빌려달라고 하지 않았을까? 오늘의 주제는 여기서 시작한다.
여자들은 흔히 "남자들은 너무 센스가 없어!", "내가 그렇게 표현을 해도 모르더라니까!?", "왜 이렇게 못 알아듣지?" 등등의 불평불만을 한다. 물론, 개인적으로 여자들의 불평불만에 일견 동의한다. 확실히 남자가 센스라던가 당신의 은연중에 풍겨내는 뉘앙스 따위를 캐치하는 것이 늦거나 서투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남자가 센스가 부족한 것이 어디 어제 오늘 일이던가? 지금 당신의 남자친구가 센스가 없다고 불평불만을 늘어놓기 전에 한번 생각해보자. "당신이 만난 남자들 중 정말 당신의 마음에 쏙 들 정도로 센스 있었던 남자가 몇이나 되나?" 당신이 불평 불만하듯 남자의 센스가 부족하다면 당신이 잘 알려주면 될 것 아닌가!?
본론으로 들어가기 앞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 과연 여자들은 센스가 넘치는가? 여자들은 남자친구가 사온 선물을 바라보며 "대체 저런 건 어디서 보고 와서 선물이라고 들고 오지?", "저거 살바에는 차라리 다른걸 사겠다", "에휴..."등등의 말들로 남자친구의 센스를 탓한다.
그래서 난 대체 여자들은 어떻게 서로 선물을 할까? 궁금해서 "K양 선물은 뭐해줄 거야?"라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여자친구 曰 "○○꺼 아이쉐도우 사달라던데?".... 뭐냐 이 시추에이션은... 남자한테는 뭘 갖고 싶다 한번 말도 안 하고 사온 것 가지고 타박하더니... 자기들 끼린 정확히 콕! 집어서 뭐 사 달라고 말하다니...
또한 여자들의 착각 중 하나는 "나는 남자와 달리 남자가 좋아할 만한 것을 잘 골라줘!"라고 생각한다는 거다. 정말 그럴까? 한 번은 여자친구가 내게 호피무늬 드로우즈를 선물한 적이 있다. 나는 선물을 열자마자 기절...;;; (뭥미;;; 이건...;;;) 내가 부담스러워하는 기색이 역 역하자 여자친구는 "네가 이런 거 잘 안 입어서 그렇지~ 예쁜 거야~"라고 하더라, 그래, 내가 촌스러워서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러다 친구들과 사우나에 가서 옷을 벗는데 친구들은 내 호피 빤스를 보고 바닥에 뒹굴며 웃더라... 정말, 당신의 센스가 너무다 뛰어나서 당신이준 선물에 불평불만이 없는 걸까? 내가 보기엔 남자들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결론적으로 사람은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거다. 위의 광고에서처럼 당신이 아무리 베개를 들고 디스코를 추며 침대 위에서 방방 뛰어도 남편은 당신이 원하는 게 뭔지 알 수가 없다. 왜 그렇게 괜히 힘을 빼나? 그냥 잠든 남편의 어깨를 가볍게 흔들어 깨운 뒤 "여보, ○○킬라좀 줘"라고 하면 될 거 아닌가!
괜히 센스가 있네 없네 타령하면서 자신이 남자가 알아듣게 설명하지 못한 것을 합리화하지 말자. 당신도 남자가 아무 말 안 하면 뭘 원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알 수 없으면서 왜 당신은 남자가 알아들을 수 없는 해독 불가능한 말을 하곤 남자가 독심술로 당신의 속마음을 읽어주길 바라는가!
남자에게 뭔가를 원하는가? 그러면 "자기야 나 ○○○먹고 싶어!", "이번 생일엔 ○○○ 갖고 싶어~", "오늘은 ○○○하자!"라고 말하자. 당신이 아무리 "남자가 왜 이렇게 센스가 없어!"라고 불평을 해봐야 남자는 속으로 "아니 그러면 직접적으로 말하던가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라고 말할 뿐이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 고했다. 남자친구가 당신의 말을 못 알아들어 속이 뒤집어질 것 같다면 남자친구가 알아들을 수 있게 직접 얘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