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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Sep 11. 2015

왜 연애만 하면 아기가 되는 걸까?

상대방이 애 같다며 불평하지 말고 혹시 나는 어떤지 생각해보자.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된 Comforta 침대 광고이다. 새하얀 침대 위에 천사 같은 아기 두 명 곤히 잠이 들었다. 근데 어째서 아기들은 어른 옷을 입고 있는 걸까? 서... 설마? 그래... 침대가 너무 편해서 눕자마가 아기처럼 곤히 잠든다는 Comforta 침대의 안락함을 강조한 재치 있는 광고!


남자들은 흔히 여자를 두고 애 같다고 말한다. 이래도 불만 저래도 불만, 징징거리고 하여간 도무지 통제가 되지 않는 그런 아이말이다. 반대로 여자도 남자를 두고 애 같다고 말한다. 하지 말라는 건 기어 코하고, 하라는 건 죽어도 안 하는 청개구리 같이 말 안 듣는 아이말이다. 오늘은 서로 아기 같다고 손가락질하는 남자와 여자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남자에게 있어 여자는 옹알이하는 아기

남자 눈에 여자는 이제 막 입을 뻐끔뻐끔 움직이며 옹알이하는 아기다. 잘못 안으면 부서질 것 같고, 그냥 멍... 하니 보고 있으면 "혹시... 이 아이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가  아닐까?"라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게 만드는 그런 아기 말이다. 맛있는 거 먹이고 싶고, 예쁜 아기 옷을 입히고도 싶고, 자꾸 안아주고 뽀뽀하고 싶다.


하지만, 그런 천사 같던 아기가 한순간에 꼬마악마로 변신할 때가 있으니, 바로 천사 같던 아기가 뭔가 불만을 품었을 때다. 이때 아기는 타협이고 뭐고 없다. 그냥 자신이 원하는 것이 해결될 때까지 7옥타브 괴성으로 남자를 괴롭힌다."왜 그래~ 우리 아가~", "배고프니?", "X 쌌어~?" 등등 남자가 허둥지둥 아기를 달래 보지만 아기는 자기가 왜 화를 내는지, 왜 소리를 지르는지 차분히  설명하기는커녕 "왜 내 맘을 몰라!?"라며 7옥타브에서 두세 옥타브를 올리며 소리 높여 남자의 정신을 쏙! 빼놓는다.


젖병을 물려도 보고, 기저귀확 인도하고, 안고, 업고, 간신히 달래 놓으면 또다시 천사로 돌아오긴 하지만 남자를 미치게 하는 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매번 뭔가 불만이 생길 때마다 무조건 소리를 지르고 울기 시작한다는 거다.


처음엔 마냥 천사 같았던 아기도 몇 번 분노 폭발을 하며 대책 없이 소리를 지르면 남자에게 아기는 슬슬 공포의대상, 말이 통하지 않는 대상이 되어간다. 왜 화를 내는 건지, 원하는 게 뭔지, 화를 내기 전에 먼저 대화를 했으면 좋겠건만, 아기는 그저 남자 앞에서 입을 오물오물 오물거릴 뿐, 남자가 알아듣게 똑바로 말해주지 않는다.


미워도 내 아기지... 라며 화한번 잘 못 내고 아기를 어르고 달래다가 남자는 피폐해지다 남자는 죽어버리거나, 아기 옹알이 사전 따위를 검색해보며 아기의 언어를 이해해보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남자는 소망한다.

"아기야, 우리 이제 말로 좀하자..."



여자에게 있어 남자는 청개구리 같은 7살 꼬마

여자 눈에 남자는 지지리도 말 안 듣는 7살 꼬맹이다. 어린것이 "엄마  쨔랑해여~"라고 말할 땐 여자의 마음은 한없이 훈훈해지고, 어버이날에는 유치원에서 고사리손으로 만든 종이 카네이션으로 여자를 감동받게 하기도 한다. 여자는 그런 꼬마를 가만히 바라보며 아이와의 미래를 가만히 그려본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요놈의 꼬맹이는 여자가 잠깐만 한눈을 팔면 딴짓이다. 여자가 아무리 "그렇게 하면 안돼!", "왜 이거 안 했어!"라고 소리를 질러도 꼬맹이는 여자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당신의 말은 들은체만체하며 제멋대로 군다.


자꾸만 여자의 속을 썩이는 꼬마를 보며 여자는 "버릇을  고쳐줘야겠다!"라는 생각에 "너 자꾸 이러면 과자 안 사준다!", "맴매 맞을래!?", "확 떼어놓고 엄마 혼자 간다!"라고 협박을 하면 그제야 "엄마 잘못했어요 ㅠ_ㅠ"라며 울며 여자에게 달려온다.


간신히 말썽쟁이 말 안 듣는 꼬맹이를 좀 알아듣게 다그치면 그래도 좀 말을 잘 듣는가 싶기도 하지만 여자를 미치게 하는 건, 꼬맹이가 맨날 똑같은 실수를 매번 반복한다는 거다.


아니 요놈 시키는 말대답은 따박따박 잘하면서 왜 이렇게 여자의 말은 못 알아먹는 거냔 말이다! 여자가 뭐 무리한 부탁을 하는 것도 아니고, "어디 갈 땐 엄마한테 말하고 가기", "다른 친구 때리지 않기", "남의 집에서 자지 않기?", "놀다가 집에 일찍 들어오기" 등등의 정말 사소한 부탁인데 매번 여자의 말은 듣지도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는 꼬맹이를 바라보며 여자는 분노에 휩싸인다.


그래서 "이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꼬맹이에게 자꾸만 잔소리를 하고, 매를 들게 되고, 협박?을 하게 된다. 자꾸만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잘못했어요 ㅠ_ㅠ"라며 울며 반성하던 꼬마가 "엄마 싫어!"라며 집을 뛰쳐나가버려 여자의 마음을 찢어놓기도 한다. 그래서 여자는 소망한다.


"잔소리 안 하게 한번 말하면 좀 들어주라..."

오늘부터는 상대방이 애 같다며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며 험담하기보다, 혹시 나는 상대에게 애처럼 굴고 있지 않은지를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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