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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Apr 15. 2016

애매한 썸남의 행동, 이렇게 대처해라.

단호박같이 굴면 단호박 취급을 받는다.

Y양은 지금 "도대체 썸남의 속마음을 모르겠어요!"라며 머리를 쥐어뜯고 있지만 그건 당연한 거다. Y양이 궁예도 아니고 어찌 관심 법만으로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고 그에 대처를 할 수 있겠는가? 지금 Y양이 하고 있는 건 출처불명의 택배 상자 안에 무엇이 남겨 있는지 손도 대지 않고 눈으로만 알아내려 하는 격이다.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고 싶나? 그렇다면 눈으로 보지만 말고 손으로 들어서 무게를 가늠해보고 흔들어서 소리를 들어보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일단 살살살 표시 안나게 상자를 뜯어보자!  



단호박같이 굴면 단호박 취급을 받는다.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3살 연하남 때문에 요즘 머리가 너무 아파요. K군과는 딱히 소개팅으로 알게 된 게 아니라 친구가 아는 동생이라며 소개를 해줐는데 남자 냄새가 물씬 풍기는 훈남이더라고요. "누나 누나~" 하면서 막 안기는데... 저도 모르게 선을 조금 넘으려고 하면 단호박처럼 딱 끊었어요. 


연애를 못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관계'에 집착하며 단호박처럼 군다는 거이다. "아직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왜 스킨십을 하지?", "날 사랑하는 것도 아니면서 지금 날 떠보는 건가?", "내가 좋아하는 티를 내면 날 우습게 보겠지?"따위의 생각을 하며 남자들의 애매한 행동을 단호하게 벽을 치곤 하는데 명분은 좋으나 이런 생각을 해보자. "내가 단호박 같이 굴어서 얻을 수 있는 게 뭘까?" 


당신이 단호박같이 굴면 남자가 "오.... 도도한 여자! 매력 있어!?"라고 생각하며 호감이 급상승할까? 아니면 "아... 내 행동이 애매해서 불쾌해하는구나! 보다 확실히 내 호감을 표현해야지!?"라고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덤벼들까? 전부 아니다. 당신이 단호박같이 굴면 남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아... 재미없어...", "이 여자 왜 이렇게 오버하지?", "아.. 뭐야... 이 여자... 무서워...." 


당신은 "저를 진심으로 좋아해주지 않는 사람은 필요 없어요!"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당신이 지금 하는 행동은 어느 수박이 알찬지 노크 좀 해봤다고 "안 살 거면 만지지 마세요!"라고 면박을 주는 과일가게 아줌마 같은 행동이다. 


진지한 사랑이든 가벼운 찝쩍임이든 일단은 당신에 대한 호감이고 관심인데 단호박처럼 단호하게 선을 그어서 당신에게 득 될 것이 무엇이겠는가? 당신이 길거리에서 3분에 한 번씩 당신의 연락처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연예인급의 인기녀가 아니라면 너무 단호박 같이 굴지 마라 그러다 단호박 취급받는다. 


그렇다고 이 남자 저 남자에게 모두 호감을 표시하고 유혹을 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그래도 연하남이 "누나~"하고 안기면 "왜 동생아~~~"하고 받아준다고 해서 당신의 격이 떨어지는 건 아니지 않은가! 모든 남자에게 좋아한다는 호감 표시를 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싫어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지는 말자.  



애매한 행동은 애매한 행동으로 답해라.

솔직히 연하남의 행동이 아주 싫었던 것은 아닌지라 친해지기 시작하면서 저도 살짝 단호함의 수준을 낮췄더니 정말 급격하게 친해지기 시작했어요. 항상 절 빤히 쳐다보고 제가 톡 하면 자기 말고 또 남자 있냐고 칭얼거리고 장난을 치며 자연스레 스킨십이 늘어가고... ㅎㅎㅎㅎ 정말 미치는 줄 알았어요...

 

난 지금 Y양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줄 안다."아... 뭐야... 나 짜 좋아하는 건가? 근데 왜 고백 안 해?" 대략 이 정도 생각이 아닐까?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쥐어뜯어가며 원형탈모를 촉진해봐라 그 답이 나오는지! Y양이 직접 움직이지 않으면 상대의 마음은 절대로 알 수가 없는 거다. 그렇다고 "나... 사실... 너... 좋아해..."라고 고백을 하라는 것도 아니다. 상대가 애매하게 행동하면 당신도 애매하게 행동해라. 


연하남이 "뭐야! 나 말고 또 남자 있는 거야!? 힝!"이러면 "네가 데이트 신청 안 하니까 다른 남자랑 데이트하지!"라고  받아치고 연하남이 은근슬쩍 스킨십하면 "너 결혼 적령기 여성을 찔러보면 책임져야 하는 거 몰라?", "감당할 수 없으면 만지지도마!", "너 자꾸 이러면 나도 만진다!?"정도로 받아칠 수 있다. 


썸남의 애매한 행동을 분석하려고 하지 마라. 당신이 아무리 머리를 써봐도 정확한 답을 알 수가 없다. 초등학교 때 친구들이 짓궂은 장난을 하면 했던 말을 기억하는가? "반사~!" 썸남이 애매한 행동을 하면 분석하지 말고 애매한 행동 그대로 되돌려줘라.


썸남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애매한 행동을 했든 똑같이 애매한 행동으로 응수하며 "네가 생각하는 대로 행동해도 괜찮아"라는 뉘앙스를 폴폴 풍기면 썸남은 조금씩 애매한 행동이 아닌 노골적으로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낼 것이다. 


 연하남이 진짜 Y양에게 관심이 있었다면 똑같이 애매한 행동을 따라 하는 것만으로도 "그럼 누나 우리 데이트해요!", "나 말고 다른 남자 안 만날 거죠?", "우리 사귈래요?" 따위의 멘트를 건넬 것이고 만약 단순한 장난 혹은 습관적인 끼 부림이었다면 Y양이 아무리 애매한 행동을 해도 여유로움을 잃지 않고 농담 따먹기나 할 것이다. 


썸남이 애매한 행동으로 당신을 머리 아프게 한다면 살포시 그 문제를 썸남에게 되돌려 줘라. 어차피 궁 한 사람이 문제를 풀려고 나서기 마련이고 대다수 처음 문제를 낸쪽이 궁한 경우가 태반이니 말이다.



남자의 성향에 맞는 눈높이 멘트를 구사하자. 

이 관계가 뭔가 싶어서 연하남에게 "너 왜 자꾸 나한테 스킨십해?" 하고 물었더니 연하남이 당황하면서 불쾌했냐며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날 이후로 만나도 일절 스킨십도 안 하고 뭔가 소심해진 것 같았어요. 제가 적극적으로 다가가 볼까 생각도 해봤는데... 괜히 아무 마음도 없는데 저 혼자 오버하는 건 아닌가 싶어서 망설이게 되더라고요. 


"자꾸 스킨십을 하는 걸 보니... 너 나 좋아하는구나!?" 정도로 위트 있게 장단을 맞춰주고 반응을 살피면 될걸 "너 왜 자꾸 나한테 스킨십해?"라니... 이렇게 단호박같이 굴면 어떤 남자가 당황하지 않겠는가!? (물론 나였다면 "내 거니까, 아닌가?"했겠지만...) 


썸남을 유혹하고 싶다면 그 남자의 성향에 맞는 유혹법을 구사해야 한다. Y양이 "너 왜 자꾸 나한테 스킨십해!?"라고 물었을 때 남자가 당황해한다면 "자꾸 스킨십하면 나 너 좋아할지도 몰라~"라며 슬쩍 긴장을 풀어줄 줄도 알아야 한다. 


남자란 당신의 생각보다 소심하다. 능구렁이처럼 여자에게 다가갔다가도 여자가 단호박처럼 나오면 갑자기 모든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당신에게 다가가길 주저하게 될지 모른다. Y양아, 더 이상 주저하지 마라. 누가 봐도 연하남은 Y양을 좋아하고 있으며 모든 결정권은 Y양에게 있다! 주저하지 말고 "옛다! 이 녀석아~ 선물이다!"라는 느낌으로 Y양을 선물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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