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한 카사노바는 없다.
사랑은 표현이라는데 사랑 표현은커녕 여자친구에게 이상한 소리만 삑삑해대는 남자친구를 보고 있으면 과연 이 남자가 정말 당신을 좋아하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것이다. 그렇다고 포기하지는 마라. 무뚝뚝하는 남자는 당신을 살살 녹이는 달콤한 말을 할 줄은 몰라도 당신이 어떻게 교육을 시키느냐에 따라 다른 여자에게는 무뚝뚝하면서 당신에게는 달달한 최고의 남자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얼마 전부터 만나기 시작한 남자친구는 연애 경험이 너무 없는 것 같아요. 30대 중반인데 성격이 너무 무뚝뚝하고 감정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예요. 만났을 때 기뻐하는 모습도 별로 안보이고... 날 만나는 순간이 좋기는 한 건지... 먼저 만나자고는 하는데... 애정표현이 전혀 없어요.
무뚝뚝한 남자를 만나는 여자들은 당황스럽다. 남들은 연애 초기에 남자가 간이라도 빼줄 것처럼 헌신을 한다는데 이 남자는 헌신은커녕 "사랑해요~"같은 달달한 멘트조차도 인색하니 말이다. 처음엔 달달했다가 갑자기 무뚝뚝하기라도 하면 "혹시... 마음이 식었나...?"하는 생각이라도 할 텐데... 처음부터 무뚝뚝하니... 대부분의 연애를 사랑받는 연애만 하다가 무뚝뚝한 남자를 만나니 뭘 어찌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할 것이다.
확실히 무뚝뚝한 남자는 연애 상대로는 최악의 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달달한 말을 할 줄도 모르고, 여자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려고 하지 않는 남자를 어떤 여자가 좋아할 수 있을까? 그래서 무뚝뚝한 카사노바는 없다.
당신이 답답하고 섭섭한 만큼 다른 여자도 그렇게 느끼기에 무뚝뚝한 남자는 인기가 없고 연애 경험이 적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며 나이가 많은 무뚝뚝 남자 들은 여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배우지 못하게 된다. 무뚝뚝한 남자를 만났다면 당황하지 말고 연애경험에 대해 물어보자. 남자들이란 자신의 연애경험을 부풀리기 마련인데 부풀린 연애경험마저도 빈곤하다면 그 남자의 무뚝뚝함은 당신을 안 좋아해서가 아니라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본 적이 없어서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다.
물론 당신의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도 있겠지만 무뚝뚝한 남자를 "어쩌면 내 남자 친구는 여자를 이렇게도 모를까!?"라고 불평하기보다 "오호... 연애 생초 보구만!? 내가 잘만 길들이면...?"라는 여우녀의 마인드를 가져보자.
뭐든 생각하기 나름이다. 처음엔 "왜 남자친구는 이렇게 무뚝뚝하지!?"라며 불만스럽다가도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요 녀석! 내가 나에게 딱 맞는 훈남으로 DIY 해주겠어!"라는 생각에 신이 날수도 있다.
그나마 먼저 만나자고는 하는데... 정말 여자를 너무 모르는 것 같아요. 매주 "다음 주에 뭐할까?"라고 묻고, 연락도 들쑥날쑥 에 사귀자는 말도 제가 무슨 관계냐니까 사귀는 관계라고 답하고... 저도 좀 무뚝뚝한 성격이지만 애교를 배워나갈 생각은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매번 먼저 다가오는 남자만 만났던 Y양 입장에서는 당혹스럽긴 하겠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라. 최진실 씨가 말했지만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다. 앞서 말했듯 Y양이 무뚝뚝한 남자를 Y양에게 딱 맞는 훈남으로 개조하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그 방법은 식은 죽 먹기다.
일단 당신이 원하는 것을 솔직히 있는 그대로 표현하자. "왜 내 남자 친구는 연락을 잘 안 할까?", "가끔은 달달한 멘트를 먼저 해줬으면 좋겠는데...", "내가 묻지 않고 데이트 계획을 짤 순 없나?"라는 생각들을 속으로 꽁... 하게 담아두며 불만을 쌓지 말고 당신이 원하는 것들을 솔직하게 말하자.
물론 무뚝뚝한 남자는 "응? 난 원래 그런 거 안 하는데...", "왜 그래야 해?", "난 그런 거 못해" 라며 당신의 속을 뒤집겠지만 "사귀는 사이면 이 정도는 하는 게 당연한 거 아냐!?" 라며 목에 핏대를 세우진 말자. 어차피 연애 경험이 적기 때문에 "난 지금까지 이렇게 연애했었는데?"라는 속 터지는 소리만 들을 뿐이다.
당신이 원하는 것을 솔직히 말했다면 속 터지는 남자친구에게 이게 왜 필요한지 달콤하게 설명하면서 이대로 한다면 보상이 있다는 걸 알려주자. 여기서 조금 더 팁을 주자면 당신이 원하는 행동을 설명할 때 "남들도 다 이 정도는 한다고!"가 아니라 "무뚝뚝한 오빠가 이렇게 해주면 감동받을 것 같아!"가 더 좋다.
"오빠~ 자기 전에 시크한 목소리로 "잘 자 애기야"한번만 해주라~ 우리 무뚝뚝한 오빠가 그렇게 말해주면 나 정말 감동받을 것 같은데! 만약 잘 자 애기야 해주면 내가 대신 다음에 만나면 뽀뽀해줄게!" 이 정도라면 제 아무리 무뚝뚝계의 끝판왕이라도 못 이기는 척 한 번쯤은 해줄 것이다.
이쯤 되면 "아니, 자기 전에 잘 자라고 해주는 것도 구걸을 해야 해요!?"라며 분통을 터뜨릴지 모르겠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자. 당신이 받아낸 멘트는 카사노바가 수십 명의 여자들을 만나며 똑같이 했던 "우리 아기 코~ 자고 꿈속에서 봐~"라는 멘트와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저 답답한 인간의 입에서 "잘 자 애기야~"라는 멘트를 이끌어낸 여자가 몇이나 되겠는가? 당신은 정말 큰일을 한 것이다.
자! 당신은 솔직하게 당신이 원하는 것을 말하고 적당한 보상을 제시하여 당신이 원하는 멘트를 얻어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지금부터다!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냈다면 "손!"이란 말에 오른발을 건넨 강아지에게 육포를 물려주며 쓰다듬어 주듯 칭찬과 보상을 제공해라.
"꺄~ 오빠 지금 '잘 자 애기야' 한 거야? ㅎㅎㅎㅎ 무뚝뚝한 오빠가 애교 부리니까 너무 귀여워~ 쪽쪽 쪽쪽!!! 이번 주말에 만나면 특별히 볼에다 뽀뽀 다섯 번 해줄게!!!" 속으론 "아놔... 지금 내가 꼴랑 잘 자란 말 듣고 이 호들갑을 떨어야 하는 거야?"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일단 하라는 대로 해보자. 처음에야 어렵지 조금씩 남자친구의 혀가 짧아지는 기적을 경험하고 나면 당신도 모르는 사이 "우리 오빠가 이렇게 해주었어요? 애기 너무 기뽀욤~! 이번엔 뭐해줄까요?"하고 있는 당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분명 무뚝뚝한 남자는 가 구로치면 이케아 같은 존재다. 설명서대로 잘만 만들면 너무 예쁠 것 같은데 만드는 과정이 생각보다 번거롭고 까다롭다. 나만의 가구로 만들다 보면 속으로 숱하게 "아씨!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완제품 살걸!"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일단 완성만 하면 "어맛! 내가 정말 이걸 만든 거야!?" 라며 갈라테이아를 조각한 피그말리온처럼 벅차오르는 감동과 함께 이전의 연애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성취감과 깊고 진한 사랑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분명 내가 소개한 방법대로 무뚝뚝한 남자를 변화시키는 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그 시간 동안 당신이 당연하게 받아왔던 것을 당연하게 받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무뚝뚝한 남자는 그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만한 가치가 분명히 있다. 대부분 연애에 초보라 자신의 감정을 어찌 표현할 줄 몰라서 그렇지 일단 당신이 그 물꼬만 틀면 당신이 상상하지도 못했던 머리가 아플 정도로 달달한 멘트를 뱉어낼 것이며 무엇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신을 로맨틱 가이로 만들어준 당신을 위해 무뚝뚝한 남자는 온몸을 불살라 당신에게 충성을 다할 것이니 말이다.
가만히 누워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왕자님을 기다린 백설공주는 현명한 공주가 아니다. 진짜 현명한 공주는 바보를 장군으로 만들어낸 평강공주가 아닐까? 당신은 어떻게 하면 대부분의 여자가 행복해하는지 아는 남자와 다른 여자는 잘 모르지만 당신이 원하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고 있는 남자 중 누굴 택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