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함과 네 가지 없음을 확실히 구별해라.
J양의 시종일관 남자라는 존재를 묘하게 비꼬는 말투와 "솔직히 저는 외모에 자신 있어요."라는 뉘앙스는 남자가 보기에 솔직히 비호감에 가까웠다.(그렇게 외모에 자신이 있고 남자라는 존재가 여자에게 껄떡대는 존재라고 느껴진다면 알아서 잘하면 될 것이지... 응?) J아, 지금 J양이 연애를 잘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알아야 하는 건 남자를 홀리는 연애의 기술이 아니라 상대를 배려하고 자신을 낮출 줄 아는 겸손함이라는 걸 명심하면서 아래의 글을 읽어보자.
저는 23살 모태솔로지만... 저는 제 외모에 자신이 있는 편이에요. 학교에서 많이들 저에게 추근 덕대 기도 하지만 저는 어장관리를 하거나 가볍게 누굴 만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남자들은 크게 3 부류 (저를 어려워해서 눈치만 보는 남자들, 추근 덕대는 질 낮은 사람들, 편하게 다가오는 남자들)로 나뉘는 것 같아요. 제가 눈이 높아 에너지가 저보다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무관심하게 대하는데...
자기소개가 참... 당황스럽다... 나는 모태솔로지만 이쁘고 눈이 높다라... 이왕이면 사진을 첨부해줬다면 객관적으로 평가를 좀 해줬을 텐데... 그런데 J양아 J양은 사연 곳곳에 자기 자신을 매력 있고 눈이 높으며 쿨한 여자라는 것을 어필하는데... J양이 얼마나 자신이 묘사한 인물에 가까운지는 모르겠으나... J양의 마인드는 정말이지... 비호감이다.
특히나 남자들을 크게 3 부류로 나눈다는 부분에서는 빵 터졌다... 이왕 나눌 거면 5 부류로 나누고 "저를 네 가지 없게 보는 남자", "저에게 전혀 관심 없는 남자"를 추가해야 하지 않을까...? 분명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태도는 매력적이다. 하지만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는 어떤 식으로든 비호감이라는 걸 명심했으면 좋겠다.
그런 면에서 "오빠는 수많은 사람 중에서 한 명이죠", "오빠는 여자친구 한 번도 못 사귀어본 것 같아요", "오빠 카톡 재미없어요", "오빠는 좀 더 에너자이틱 할 필요가 있어요!" 류의 주옥같은 멘트들 얼마나 L군에게 비호감으로 들렸을지를 스스로 반성해보자.
J양이 그러한 마인드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한다. 주변 남자들이 자꾸만 들이대고... 묘한 뉘앙스를 풍기고... 하지만 그게 다 한때라는 걸 아는가...? 원래 사람은 가진 게 많을수록 겸손해야 하는 거다. 20대 초반 버프로 남자들이 좀 좋아해준다고 쿨함을 빙자한 네 가지 없는 언행과 행동들을 반복했다간 나중에 분명 후회할 날이 온다는 걸 명심하자.
두 번 정도 만났을 때 L군이 그러더라고요. 처음 봤을 때에는 엄청 여성스러워 보였는데 만나보니 그런 건 아닌 것 같다고... 하긴... 제가 외모나 스타일은 여성스럽지만 워낙 답답한걸 싫어하고 리드하는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아마도 놀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여간 L군의 행동이 답답해서 주문할 때 제가 나서고 어딜 가자고 제가 먼저 제안을 했어요.
어떤 남자가 당신에게 "처음에는 여성스러워 보였는데 만나보니 그런 건 아닌 것 같네요~"라고 말하면 그때엔 "내가 좀 쿨하지~"하면서 씨익 웃을게 아니라 "내 행동이 좀 지나쳤나 보다!"라며 자신의 행동을 점검해봐야 한다.
남자들이 "난~ 좀 털털하고 쿨한 여자가 좋아!"라고 하는 말은 한 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보내라. 막상 그런 여자가 눈앞에 나타나면 같이 술을 마시고 친하게 지내는 건 좋아하겠지만 진지하게 결혼을 생각하는 경우는 드물다. 말로는 이런저런 여자가 이상형이다~ 하지만 그건다 연애할 때에 해당되는 얘기일 뿐 결혼하고 싶은 여자는 무조건 "현모양처"라는 걸 잊지 말자.
당신이 상대와 그저 결혼과 상관없는 풋사랑을 즐기고 싶다면 당신이 어떤 이미지로 다가가도 매력만 어필하면 상관없겠지만 상대에게 결혼하고 싶은 여자라는 느낌을 주고 싶다면 코스프레라도 좋으니 본인이 얼마나 현모양처인지를 어필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무릎 위에 손을 올려놓고 순종적인 목소리로 "오빠가 하는 거라면 뭐든 좋아요..."라고 말하라는 건 아니다. 일단 남자가 본인을 리드하게 유도를 하고 작은 것에도 크게 만족하는 리액션을 해주는 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다.
예를 들어 데이트를 할 때 남자가 답답하게 우물쭈물 거리고 있다면 "그냥 저기 저 가게로 가요!"할게 아니라 "음... 저는 왠지 파스타가 끌리는데..."라며 선택만큼은 남자가 하도록 하고 남자가 데려간 가게의 맛이 레토르트 식품만도 못해도 "음~ 제 입맛에 딱 맞는데요!? 맛집을 많이 아시나 봐요~"정도의 리액션은 해주자. 맛이 있건없건 무슨 상관인가 데이트의 목적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게 아니라 상대에게 호감을 주는 것이니 말이다.
어느 순간부터 뭔가 L군의 반응이 시큰둥해짐을 느끼고 뭔가 잘못됐다는 걸 느꼈죠. 뭐랄까요... 이제는 너에게 올인은 안 하겠다는 느낌? 그래서 그동안 L군이 적극적이었고 저는 좀 소극적이고 튕겼었는데 이대로 가다가는 안 되겠다 싶어서 먼저 연락을 했어요. "오빠 내일 영화 볼래요?"했더니 L군의 반응이 여전히 시큰둥하더라고요...
L군의 반응은 너무도 당연하다... 처음엔 첫인상이 좋아 다가갔으나 과도하게 쿨하고 자신을 배려하지 않는 J양을 언제까지나 받아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처음에야 "이렇게 나온다면 이렇게 해서 확!"하는 생각이 있었겠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L군의 입장에서 J양은 감당하기 어려운 그리고 가진 매력보다 까다로운 여자일 뿐인 거다.
J양이 잘 봤다. L군은 이제 J양에 대한 마음을 접었다. 뒤늦게 J양이 사태 파악을 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거다. 밀당이란 상대가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을 때 살살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끌려주다가 몇몇 포인트에서 튕기는 것이 기본인데 시종일관 튕기고 거만한 모습을 보이는 여자에게 어떤 남자가 언제까지 굽신굽신 거리겠는가?
이미 늦었지만 그래도 되돌리고 싶은가? 그렇다면 확실히 당겨라. 어쭙잖게 "오빠 내일 영화 볼래요?"할게 아니라. "오빠... 나 할 말 있는데... 내일 소주 한잔 사주면 안 되어요?" 라며 확실히 굽히고 확실히 당겨라. 그동안 L군이 굽신거렸으니 이제는 J양이 굽신거릴 차례인 거다.
일단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만남을 이끌어낸 후 다시 L군이 J양에게 호감을 가질 때까지 충분히 당김을 지속하자. 뭔가 억울한가? 이래서 뭐든 있을 때 잘해야 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