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닐라로맨스 May 30. 2016

여자 친구 있는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 어떡해?

남자의 헛소리에 대답하는 순간 걸려든 것이다.

S양은 지금 상황을 타이밍이 맞지 않아 안타깝게 이뤄지지 못하는 불행한 커플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보기엔 임자 있는 남자의 뻔한 멘트에 S양만 죽느냐 사느냐 햄릿처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S양이 느꼈던 그 애절한 달콤함... 정말 S양의 생각처럼 애절하고 달콤한 썸일까?



좋아하는 감정은 감출 수 없다.

아는 분의 소개로 작은 회사에 들어갔다가 그(이하 K군)를 알게 되었어요. 저보다 3살이나 많았지만 관심사가 비슷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일 끝나고 치맥을 같이 할 정도로 급속도로 친해졌죠. 하지만 그에겐 여자친구가 있어요. 처음엔 친구로 지내는 것만으로도 만족했지만 그와 가까워질수록 가져선 안될 생각들이 들더라고요. 

그러던 중 제가 마음 정리를 하려고 혼자 전주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그가 자기도 전주가보고 싶었다고 둘이 같이 가자는 거예요. 저는 저를 정말 편하게 생각하나 보다... 생각도 들고 씁쓸해서 괜찮다고 혼자 다녀왔는데...


S양아, S양은 K군을 최대한 친구로 대하려고 했겠지만 K군은 S양이 말을 하지 않아도 S양이 자신을 좋아하면서 아닌 척 친구로 지내려고 한다는 걸 귀신같이 눈치를 챈 거다.


그렇기 때문에 여자친구가 있으면서도 퇴근 후 단둘이 치맥을 즐기고 무엇보다 S양이 홀로 여행을 가겠다는데 능구렁이처럼 끼어들려고 하는 것이다. S양은 "아니! 어떻게 알았지!? 난 티 낸 게 없는데!?"라고 생각하겠지만 난 보지 않아도 알겠다.


분명 K군이 먼저 "S양~ 퇴근하고 간단하게 치맥 한잔 어때?"했을 것이고 S양은 티를 안 낸다 했겠지만 닭다리를 뜯으면서 K군에게 "아... 당신과 함께해서 너무 좋아... 하지만 당신은 여자친구가 있잖아..."라는 애매한 눈빛을 보냈을 거다. (그러니까! K군이 여자친구도 있으면서 당당하게 같이 여행을 가자고 하지!)


"난 그런 적 없어요!"라고 말하겠지만... 그건 S양이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어서일 뿐 만약 둘이 치맥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던 그 순간을 동영상으로 촬영해서 S양에게 보여준다면 S양 조차도... "어머... 얘 이 남자 좋아하네..."할 거다.


좋아하는 감정은 감출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K군은 좋은 친구일 수가 없는 거다. 뻔히 자기를 좋아하는 걸 알면서 여자친구가 있는 상태로 능구렁이처럼 애매한 관계를 연출하고 있지 않은가?



남자의 헛소리에 대답하는 순간 걸려든 것이다.

그러다 며칠 전 둘이서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다가 그가 그러더라고요... "사실 네가 너무 좋아...  여자친구가 있으면서 이러면 안 되는 건데 하면서도 자꾸 네 생각이나 왜 하필 지금 만났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이 얘길 듣고 정말 흔들렸지만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에 둘 다 좋은 건 이기적인 선택이라고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하라고 이건 아니라고 단호하게 거절을 하고 연락을 끊었어요. 하지만 여러 방법으로 연락을 해오는 그 때문에 희망고문을 당하는 지금 너무 괴로워요...


S양은 "단호하게 거절했어요!"라고 말을 하지만... 잘 따져보자... 저게 정말 단호한 거절인가? "넌 여자친구가 있잖아!"라고 말은 하고 있지만 결국엔 "그래도 난 네가 좋아..."라는 뉘앙스지 않은가? 뻔히 여자친구가 있는 걸 알면서도 흔들려하는 여자를 K군이 포기할리가 없다. 이상태로도 충분히 S양을 흔들 수 있고 애매한 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데 왜 포기를 하겠는가?


자신을 좋아하는 여자의 마음을 가지고 놀며 여자의 눈에서 눈물을 뽑아내는 양 XX 들은 K군과 비슷한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여자친구가 있지만 네가 좋아...", "네가 좋지만 지금 누굴 사귈 상황이 아니라서...", "다른 친구보다 조금 더 가까운 특별한 친구가 되고 싶어..." 등등... 이런 말 같지도 않은 말을 뻔뻔하게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말은 싫다고 하면서 이미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지 않은가?"


"여자친구가 있지만 네가 너무 좋아..."라는 K군의 강아지 소리에 S양이 했어야 할 말은 "그런 게 어디 있어... 둘 중 하나 정해!"가 아니라 "다시 한번 말해봐 녹음해서 네 여자친구한테 보내주게"다. 이렇게 말했다면 K군은 얼굴에 경련을 일으키며 줄행랑을 쳤을 텐데... S양이 자꾸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니 K군이 집요하게 S양을 흔드는 거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싫다고 연락을 끊으려는 S양에게 집요하게 연락을 하는 걸 보니 K군 그 X도 참... 질 떨어진다...)



임자 있는 남자는 사람 취급 안 하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다.

계속 연락이 와서 자기도 너무 힘들다고... 여자친구를 정리하고 싶지만 뭐라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하네요... 그냥 친구로라도 지내자는데... 바로님 글 보면 여자친구가 있어도 다른 여자를 진심으로 좋아할 수도 있다고 하던데... 그는 어떤 마음이고 저는 어떻게 하는 게 맞을까요...?


뭘 어떡하긴 어떡하나? 한마디면 정리될 일을 빨리 K군에게 이렇게 말해라. "한 번만 더 카톡 하면 캡처해서 페이스북에 공개할 테니까 그렇게 알아" 혹시 K양을 향한 마음이 진심은 아닐까 하고 기대를 하고 있나? 꿈깨라! 만약 K군이 진심으로 S양을 생각했다면 여자친구와 이별을 했든 적어도 괴롭다며 연락을 끊는 S양을 위해 조용히 사라져줬을 것이다.



물론 0.000001%의 확률로 진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진심이라고 해도 K군은 패스하는 편이 S양의 정신건강에 좋다. 아무리 진심이고 K군이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S양에게 왔다고 해도. K군에게 울며 매달리는 여자친구를 보며 연민을 느낀 K군은 또 애매하게 양다리를 걸칠게 분명하니 말이다.


S양아, 진심이든 아니든 여자친구 있는 남자는 패스하자. S양의 시각에선 안타까운 운명의 장난 같겠지만 S양을 모르는 3자가 보기에는 조강지처 두고 바람난 X과 속없이 그 X의 꼬임에 넘어간 여자일 뿐이다.



작가의 이전글 집착하다가 연애를 망치는 여자를 위한 충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