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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Oct 31. 2016

능력 없는 남자 친구와의 결혼 해? 말아?

내가 능력이 있다면 상대의 성격을 보자.

결혼을 앞두고 고민하는 고민을 하는 T양에게 알려주고 싶은 건 이 세상에 완벽한 결혼이란 없다는 거다. T양은 "큰 거 바란 거 아닌데... 그저 안정적인 직장에... 착하기만 하는데..."라고 말하겠지만 그런 남자는 이 세상에 매우 드물다. 여자가 보기에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면 여자에게 덜 맞춰주거나 여자에게 잘 맞춰주고 착한 남자는 꼭 직업이 불안하다.



내가 능력이 있다면 상대의 성격을 보자.

이제 만난 지 5년 된 남자 친구 때문에 고민이에요... 20대 후반에 만났을 때부터 능력적인 면에서 좀 걸리긴 했지만 저에게 일편단심이고 제가 성격이 다혈질이라 막 뭐라 해도 다 참아주고 바람을 피운 적도 있는데 남자 친구가 잡아주기까지 했어요. 그런데 제가 몇 해전 7급 공무원에 붙으면서 갈등이 생기더라고요... 이런 제가 이기적이고 속물이라는 건 알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큰 결정이다 보니 사랑 가지고 모든 걸 결정하기가 두렵네요. 


T양아, 그게 무슨 말이냐, 사람이라는 게 다 그런 거지 내가 올라가는 것만큼 눈도 함께 올라가는 건 인간이라면 당연한 본능이다. 브라운관 안에서야 사랑만 해도 밥을 먹여주지만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는 사랑을 하는 데에는 돈이 들고 결혼이라는 현실에서 능력과 돈을 어떻게 무시하겠는가? 


7급 공무원이니 결혼시장에서의 T양의 주가는 상한가를 치고 있을 텐데 날이 갈수록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 남자 친구를 보고 어떤 사람이 "이제 내가 능력 되니까 여보야 우리 빨리 결혼해요!"라고 말하겠는가? 흔들리는 T양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 누구도 T양에게 돌을 던질 수 없을 것이다. 


갑자기 스펙 좋은 남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게 본능이긴 하겠지만 이런 생각도 해보자. "행복한 결혼생활에 돈은 필요 요소이긴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스펙 좋은 남자를 만날 수 있다는 것도 미지수지만 만약 만난다 한들 T양의 다혈질적인 성격을 받아줄 수 있을까? 스펙도 좋고 착한 남자를 만나면 되겠지만... 그 언제를 언제까지 기다릴 수는 없는 거잖아... 


얼굴이 잘생기면 얼굴값을 한다는데 스펙도 마찬가지다 스펙이 좋으면 스펙 좋은 값을 하기 마련이다.  남자만 그러겠는가? 스펙 좋은 남자의 부모님은 또 어떻겠는가? 뭐든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를 잃기 마련이지... 


돈 많고 스펙 좋은 남자 좋다. 하지만 내가 다년간 상담을 하고 결혼한 커플을 추적 조사한 결과, 여자가 능력이 괜찮은 경우에는 스펙을 맞춰 결혼을 하는 것보다는 남자가 좀 쳐져도 착한 사람과 결혼한 경우가 더 행복하더라. (물론 모두 그렇다는 건 아니다.) 


능력을 쫓아 결혼한 케이스를 보면 겉으론 화려해 보이나 하고 싶은 불만이 있어도 제대로 말도 못 하고, 시댁의 눈치를 받지만 사랑과 성격을 보고 결혼한 경우에는 아무래도 시댁의 대우도 다르고, 남자도 여자의 이런저런 요구사항들에 대해 보다 귀 기울여 듣고 여자의 투정을 더 들어주려고 하더라. 


물론 남자는 능력이다.

하지만 내가 능력이 된다면 남자의 능력이 좀 쳐져도

상대와 상대 쪽 부모님의 성품이 괜찮다면

살짝 쳐지는 결혼도 나쁜 선택은 아니다.  



부모님을 설득하는 건 당신의 몫이다.

일단 남자 친구와의 결혼해볼 생각으론 슬쩍 언니와 어머니에게도 말을 했더니 집안에서는 결사반대를 하더라고요... 특히 어머니는 그런데 시집보내려고 공부시킨 거 아니라면서 결혼할 거면 집을 나갈 생각으로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하긴... 결혼이 어디 혼자만의 일이던가? 어렵게 공부해서 7급 공무원이 되었는데 불안정한 직업의 남자에게 시집을 간다는데 어느 부모님이 "그래... 사람만 좋으면 됐지..."하시겠는가? 가뜩이나 마음이 흔들리는 판에 집에서도 반대를 하니 T양 입장은 말할 수 없이 난처할 것이다. 


많은 여자들이 이 부분에서 실수를 하는데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다가 결국 남자 친구에게 모든 것을 떠넘기곤 한다. 그러면 어쩌겠는가? 처음에는 "내가 다 알아서 할게!"라고 큰소리치다가도 완고한 부모님 앞에서 어떤 남자가 끝까지 매달릴 수 있겠는가? 


내가 좋고 내가 확신이 있으면 내가 밀어붙여야 하는 거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단호하게 헤어지자.

그게 차라리 서로에게 최선의 선택일 수 있으니 말이다.  



확신이 없다면 차라리 헤어지자.

집에서 반대하는 건 남자 친구의 직업과 형제관계 때문이에요. 직업도 불안하지만 누나가 많아서 집에서는 고생만 할 것 같다고 반대를 하시는데... 사실 저도 남자 친구의 직업도 형제 관계도 많이 걸려요... 그렇게 고민하다가 사귄 날짜만 늘고... 그 도중에 몰래 선도 보고 소개팅도 하기도 했었고... 하지만 모두 잘 되지는 않았네요... 정말 이성적으로는 아닌 걸 알면서도... 헤어졌다가 이보다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T양아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명쾌하게 생각해라.

T양은 이미 마음이 떠난 거다. 


물론 함께한 세월이 있으니 쉽게 이별을 택할 수 없는 마음은 알겠지만 가족을 설득하기엔 이미 T양의 마음도 떠난 상태이지 않은가? 미안해서 결혼하는 건 정말 아니다. 


집안의 반대도 괜찮다.

남자가 능력이 없어도 괜찮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도 망설여진다면 본인과 남자 친구 모두를 위해서

T양이 '속물 여자 친구'가 될 수밖에 없는 거다. 


물론 헤어지고 나서 지금보다 더 좋은 남자를 만날 수 있을까 고민하는 T양의 마음도 알겠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그건 T양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 괜한 감상에 젖어 시간을 흘려보내지 마라. 저번에도 말했지만 30대에겐 시간은 부족하다. 본인 스스로도 망설이는 연애를 지속하지 마라. 


속물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어디까지나 당신의 인생이다.


착한 여자 친구로 살면서 착한 남자 친구를 원망하며 사느니

속물로 행복한 솔로 생활을 하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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