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가 없도록 분명하게 말해라.
연애 초반의 달달함은 결코 사랑이 아니다. 연애 초반에는 남자든 여자든 자신의 단점을 감추려고 노력하고 콩깍지로 인해 상대방의 단점이 보이지 않을 때이기 때문이다. 진짜 사랑의 시작은 "아... 내가 이 사람을 만나는 게 맞을까?"라는 생각으로부터 시작한다. 상대방의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도 보이기 시작하고 뭔가 내가 손해를 보는듯한 느낌이 드는 시점! 그때가 바로 사랑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상대를 더 이해하고 노력을 한다면 진정한 사랑의 시작이 되는 것이고 내가 손해 보는 게 싫고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트러블을 감수한다면 그건 풋사랑에서 멈춰버리는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해도 좋다. 다만 그 선택에 후회만 없으면 된다.
장기 연애를 하다가 작년에 헤어지고 올해 다시 연애를 시작했는데... 그러면 안 되는 건 알지만 자꾸 전 남자 친구와 비교를 하게 돼요... 전 남자 친구는 제가 굳이 하지 말라고 해도 저를 챙겨주고 했는데... 지금 남자 친구는 하지 말라고 말을 하면 정말 신경도 안 쓰고... 제가 생일에 여행 가자 했더니 돈 좀 보태달라 하는데 저도 돈이 없어서 그냥 밥 먹자고 했어요... (전 남자 친구는 조금 여유 있는 편이어서 좀 비교가 되기도 했네요...)
그런데 생일 전날까지 아무 연락이 없어서 제가 "자기야 나 생일 안 챙겨줘?"라고 물어봤더니 "네가 챙기지 말자며" 이러더라고요. 속상한 것도 속상한 것이지만 이렇게 연애하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남자의 무신경에 당황한 K양
현 남자 친구의 나이가 20대 중반이다. 아직 대학 졸업도 못한 남자가 무슨 능력이 있겠는가? 남자 친구가 너무나 당당히 "여행 준비하게 돈 좀 보태!"라는 말에 좀 당황했을 수도 있다. (특히 전 남자 친구가 여유 있는 편이었다면 더더욱!) 여행 가서 밥값이나 기타 잡비를 보태려고 했던 K양 입장에서는 남자 친구의 행동이 더 서운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생각해보자. 여기서 문제가 과연 남자 친구의 무심함 때문일까?
K양 입장에서는 속으로 '가서 잡비는 내가 내야지!' 했을지 몰라도 남자 친구는 그걸 모르지 않는가? 남자 친구가 돈 좀 보태달라고 말한 게 '내가 다 내긴 아까우니까!'가 아니라 혼자 모두 부담하기는 어려우니 대충 여행 예산을 잡고 그것에 대한 보조를 요청한 것일 수도 있지 않은가?
K양은 누차 "제가 꼭 얻어먹기 바라는 건 아니에요! 저도 보태야 한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어요!"라고 말을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남자 입장에서 K양 같은 스타일은 좀 불편한 게 사실이다. 뭐든 혼자 생각하고 있다가 자기가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서운한 표정을 하고, 괜찮다고 해놓고 아쉬운 티를 내는 스타일... 단순한 남자 입장에서는 짜증 나기 딱 좋은 스타일이다.
그래, 이왕이면 전 남자 친구처럼 여유 있고 센스 있는 남자를 만나는 게 좋다. 그런 남자가 아니면 만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면 당장 이별을 하고 전 남자 친구에게 재회를 타진하거나 전 남자 친구 같은 남자를 유혹하자. 하지만 센스는 없지만 현 남자 친구에게도 다른 장점이 있다면 여유는 물론이고 센스도 없는 남자 친구에게 쿨한 매력과 센스를 기대하고 실망하길 반복하지 말고 오해가 없도록 분명하게 말하는 버릇을 들이도록 하자.
"여행 언제가?"라며 남자가 알아서 준비하게 할게 아니라 "우리 이번에 만나서 여행 계획 세우자!"하며 예산부터 분배까지 함께 계획을 세우고, "나 생일 안 챙겨줘?"라고 할게 아니라 "나 생일이니까 우리 XX 먹자!"라고 직접적으로 얘길 해보자.
무엇보다 비교질은 이제 그만하자. (솔지히 사연 읽는 내내 불편했다.) K양은 전 남자 친구처럼 여유 있고 센스 있는 남자가 있듯이 K양 보다 여유 있고 센스 있는 여자도 생각보다 꽤 많다. 심지어 여유가 있으면서 남자 친구가 부담을 느낄정도로 잘해주는 여자 친구들도 많다는 사실! (어쩌면 현 남자 친구도 K양처럼 전 여자 친구와 비교하고 있지는 않을까?)
평소엔 재미있고 착한 남자 친구이지만 자기가 화가 나면 전화통화 도중 끊어버리거나 다시 전화하면 아예 받질 않습니다. 한 번은 카톡을 주고받다가 제가 전화를 했는데 남자 친구가 안 받더라고요. 그러다 20여분 있다가 일 좀 하느라 못 받았다는 거예요. 제가 무슨 카톡을 그렇게 해놓고 일을 하느라 전활 못 받냐고 뭐라 하니까 지금 의심하는 거냐고 전화를 끊어버리더라고요. 그러더니 자기가 이야기를 해봤자 믿지도 않을 사람에게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그러더니 잠수를 타내요. 평소엔 아주 잘 지내는데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확 연락을 끊는 이 사람... 32살이나 먹어서 이게 무슨 짓인가요?
- 툭하면 잠수 타는 잠수병 남자 친구를 둔 O양
사소한 일에도 연락을 끊고 잠수를 타는 남자의 심리는 간단하다. "말로 상대를 이길 자신이 없는 거다." 또한 이러한 행동은 습관인데, 한번 이러한 습관이 들면 남자는 자신이 불리해질 때마다 잠수 혹은 연락 끊기로 일관한다. 이런 습관이 생긴 이유 또한 간단하다. 말을 안 하고 잠수를 타면 대부분의 여자들이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항상 말하지만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남자를 추궁해서는 안된다. 여자 입장에서는 당장 오해를 풀고 싶겠지만 여자만큼 조리 있게 말을 못 하거나 할 말이 없는 남자는 사자를 만난 거북이처럼 등껍질에 몸을 숨기고 나올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여자는 아무리 억울하고 화가 나도 남자가 잠수를 타버리면 어쩔 수 없이 대화를 하기 위해지고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거다. 그러니 처음부터 남자가 궁지에 몰려 잠수를 타버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거 습관 되면 고치기 정말 힘들다.)
평소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라며 추궁하는 대화의 습관이 아닌 "난 오빠를 믿는데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어"라며 열린 대화를 하도록 노력하고 만약 그래도 남자가 잠수를 타버린다면 이별을 각오하고서라도 연락을 딱 끊고, 더욱이 평소보다 더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며 남자에게 잠수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식시켜줘야 한다.
지금 O양의 남자 친구가 툭하면 전화를 끊고, 헤어지자는 말을 내뱉는 건 O양의 기를 죽이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절대로 져서는 안 된다. O양은 "이러다가 정말 헤어지면 어쩌지?"라고 걱정을 할 수 있겠지만 사람이 당연히 서로 생각이 다를 순 있다. 하지만 추궁이 아닌 대화를 시도하는 데에도 툭하면 부정적인 피드백을 보이는 사람에게는 이별을 각오하더라도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3년 전에 바로님께 썸남 관련 질문을 했던 P 양이에요! 덕분에 연애에 성공해서 벌써 2년 차 커플이 되었네요. 지금까지 바로님의 글을 많이 읽으면서 이쁜 연애를 만들어 가고 있었는데 이번 트러블은 좀 심각한 것 같아서 연락드려요. 지난 주말에 남자 친구와 함께 데이트를 하기로 했는데 제가 차가 없는 관계로 남자 친구가 두 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는 저를 데리러 왔어요.
저는 남자 친구에게 우리 뭐하자~ 했더니 남자 친구는 피곤하다고만 하는 거예요... 그렇게 남자 친구 집에 도착해서 서운한 맘에 남자 친구에게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남자 친구는 아 몰라 잘래~ 하면서 그냥 눈을 감는 거 있죠? 저는 서운한 맘에 남자 친구를 꼬집고 "아 좀 들어!"했더니 남자 친구가 화를 내며 저를 꼬집더라고요. 전 또 화가 나서...
- 막장 연애를 코앞에 둔 P양
음... 솔직히 남자 입장에서 말을 해보자... 왕복 4시간 거리를 운전하면 피곤할까? 안 할까? 그리고 피곤해 죽겠는데 왕복 4시간 운전을 해줬으면 "자기야 고마워 ㅠ_ㅠ 피곤하지? 어깨 주물러줄까?"가 먼저일까? 아니면 "나 이거 하고 싶어"가 먼저 일까? 마지막으로 피곤해 죽겠는데 자꾸만 불만을 쏟아내려 하고 서운함을 표시하려는 여자 친구를 보고"아! 여자 친구가 서운한가 보다! 어서 풀어줘야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까? 아니면 "난 피곤하게 운전도 했는데 얘는 왜 자꾸 불만만 말할까?"라는 생각이 들까?
P양이 서운한 포인트는 알겠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P양이나 남자 친구나 똑같은 잘못을 범하고 있다고 생각지는 않나? 지금 문제는 남자 친구가 무심해진 게 아니라 P양과 남자 친구 모두 자기중심적인 생각만 하고 있다는 거다. 둘 중에 한 명이라도 상대의 입장을 생각했다면 이렇게까지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서운함은 언제든 생길 수 있다. 문제는 그 서운함을 어떻게 풀어내냐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P양의 대처는 최악이다. 남자 친구의 태도가 못마땅하고 서운 한 건 알겠지만 어쨌거나 왕복 4시간을 운전해준 남자 친구에게 서운함을 말하며 괴롭히는 게 맞는 행동일까? 물론 예전만 못한 것이 못마땅할 수는 있지만 스스로 "그래... 그래도 4시간을 운전해줬는데 한 번은 봐주자!"라고 생각하며 어깨라도 주물러주며 "오빠 피곤하겠다 ㅠ_ㅠ 내가 안마해줄게~"라며 살갑게 다가갔다면 어땠을까?
어쨌거나 고생한 남자 친구를 살살 달래지는 못할망정 감정을 폭발하며 꼬집다니... P양아 그러다가 정말 막장까지 가는 수가 있다. 남자도 여자와 같은 사람이다. 남자라고 아픔을 모르는 거 아니란 말이다. 어떤 여자들은 남자가 무슨 돌덩이나 되는 것처럼 꼬집거나 때리는데 솔직히 남자 입장에서는 아주 심하게 화가 난다. P양은 자기가 한만큼 똑같이 꼬집는 남자 친구가 원망스럽고 당황스럽겠지만 그 정도로 그친 게 다행이다. 다시는 남자의 몸에 손대지 마라. 정말 그러다 큰일 나는 수가 있다.
P양의 가장 큰 문제는 "저도 제가 문제인 거 알아요. 하지만 남자 친구와 나이 차이도 있고 저는 아직 철없고 미성숙한 사람인데 저를 조금 더 이해하고 감싸주면 안 될까? 하는 못된 생각도 해요..."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거다. 모든 관계의 기본은 역지사지다. 나이 차이가 있다고 남자 친구가 P양을 더 이해해줘야 하는 거라면 P양은 나이 차이만큼 남자 친구를 존경해줘야 하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