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매력적인 사람입니까?"
누군가 나에게 "당신은 매력적인 사람입니까?"라는 질문을 한다면 왜 그런 당연한 질문을 하냐는 듯 코웃음을 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누구와 함께 있어도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사람 정도는 됩니다만..."이라고는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비결은 이렇다. "외적인 건 좀 부족해도 꽤 많은 스타일을 흉내 낼 수 있으니까!"
인생에는 분명 그렇게 평소와는 다른 근육을 열심히 사용해볼 시기가 필요하다. 설령 당시는 노력의 열매를 맺지 못하더라도. 말 없는 분들, 힘내서 잘 사세요. 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나마 말없이 응원하겠습니다.
-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中 말이 없는 편입니까?, 무라카미 하루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에 몰두를 하는데 매력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자신의 매력이 이것이다! 하고 정하고 나면 그 매력을 극대화하는 데에만 관심을 쏟는다. 예를 들어 스스로를 귀여운 게 매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옷 스타일부터 말투, 바디랭귀지 까지 귀여운 모습만 어필한다.
나도 그랬다! 아무래도 재미라는 것만 따졌을 때 남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이성에게 재미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어필할까만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매력도 운동처럼 어느 경지에 이르니 더 이상 유머러스라는 매력이 더 늘지는 않았다.
뭔가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다소 괴상한 짓을 해보기로 했다. 나에게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매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보기로 한 거다. 쉽게 말해 그동안 내가 하지 않았던 짓을 해보기로 한 거다. 식당에 가서 의자를 빼주거나, 친오빠처럼 이야기를 들어준다던가, 시크한 척을 해본다던가... (그동안 내가 했던 행동들에 대해 솔직히 다 털어놓으려 했는데... 갑자기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여기까지만...)
하여간 수많은 나답지 않은 행동들, 나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매력들에 대한 나의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나는 스스로를 그저 말 잘하고 재미있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저렇게 흉내도 내보고 콘셉트도 잡아보며 새로운 매력에 도전하다 보니 꽤 괜찮은 매력들을 발견하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오!? 나 따위에게도 이런 모습이!?"하고 감탄하기도 했다.
물론 나의 가장 큰 매력은 유쾌하고 유머러스함인 것은 변함없지만, 나 자신의 새로운 매력을 찾아보려고 도전한 덕분에 꽤 다채로운 매력을 가지게 되었다고 지인들이 말을 한다. 당신이 어떤 매력을 가졌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당신이 가졌다고 생각하는 매력 외에도 당신은 꽤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아만큼은 아니겠지만 당신에게도 나름의 섹시한 매력이 있으며, 강동원만큼은 아니겠지만 당신에게도 나름의 몽환적인 매력이 있고, 수지만큼은 아니겠지만 당신에게도 나름의 청순함이 있다.
당신 오늘부터라도 당신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당신만의 매력을 찾기 위해 노력해보는 건 어떨까? 한 번에 확 달라질 필요는 없다. 조금씩이라도 좋으니 스스로에게 "오늘의 나는 xx 한 사람!"이라는 자기 최면을 걸어보자. 하루키의 말처럼 평소와는 다른 근육을 열심히 사용해볼 시기가 필요하니 말이다. 설령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하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