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달리 생각해보자.
"오빠 나 왜 좋아해?"와 쌍벽을 이루는 남자를 당황하게 만드는 질문... 그래 "오빠 나 뭐 달라진 거 없어?"다. 남자는 화장도 안 하는데 아이쉐도우나 립밤을 바꿀 때마다 물어보면 정말 남자는 곤혹스럽다. 여자가 아니니까, 여자가 말을 안 해주니까 당연히 모르는 것인데 꼭 여자들은 그것을 자신에 대한 무관심으로 여긴다는 사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남자는 그런 거 잘 몰라~"라고만 할 것인가? 잊지 말자. 당신이 누구를 만나든 그녀는 똑같이 물어볼 거란 사실을! "오빠 나 뭐 달라진 거 없어?"
여자 친구랑 6개월 정도 만났는데 여자 친구가 자꾸만 자기 뭐 달라진 거 없냐고 물어보더라고요... ㅠ_ㅠ 문제는 제가 봤을 때, 솔직히 뭐가 달라진 건지 1도 모르겠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일단 찔러보곤 해요. 손톱, 머리, 눈, 입술 다 찔러보는데... 당연히 다 틀리죠 ㅠ_ㅠ 여자 친구는 그것도 모르냐며 답답해하고 짜증을 내는데... 그래서 뭐가 달라진 거냐고 물어봤더니 가르마를 반대로 탔다고... 아... 솔직히 이런 거 다 알아야 하나요...? 솔직히 미치겠습니다. 이럴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여기 톡 익명
사연남의 답답함!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아니 지구 상의 남자라면 누구나 폭풍공감을 할 것이다. 아니! 내가 여자도 아니고 여자들의 화장 혹은 머리스타일 바뀐걸 어찌 안단 말인가!? 애초에 관심사가 다르고 섬세함이 다른 것을 어찌 그것을 애정과 연관 지으며 사람을 죄인으로 만드는 것인지! 남자 입장에서는 속이 터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조금만 달리 생각해보자. "여자 친구는 왜 자꾸만 남자에게 뭐가 달라졌냐고 묻는 걸까?" 비싼 돈 주고 네일 혹은 머리를 해서 자랑하려고? 아니면 남자 친구가 자기와 다른 여자를 헷갈려하는지 확인하려고? 정답은 사연남도 알듯이 "남자 친구가 자신에게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다."
물론 관심이 있다고 여자의 모든 변화를 캐치해낼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전에 한 가지 돌이켜보자. "당신은 여자 친구의 '오빠 나 뭐 달라진 거 없어?'라는 말에 어떻게 반응을 했나?" 어제의 여자 친구와 오늘의 여자 친구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관심 있게 찾아보았나? 아니면 "아... 왜 자꾸 모르겠는 걸 물어!"라며 당황 + 짜증 +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대충 때려 맞추듯이 대답을 했나?
여자 친구가 삐지는 포인트는 단순히 당신이 달라진 모습을 전혀 몰랐기 때문이 아니다. 자신에게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기대를 하며 뭐가 달라졌는지 물어본 건데 "매일 잘 맞추지도 못하는 거 알면서 꼭 그런 걸 물어봐야 해...?"라는 표정과 뉘앙스로 곤란해하기만 하는 남자의 태도에 기분이 상하는 거다.
다음에 또 여자 친구가 "오빠 나 뭐 달라진 거 없어?"라고 묻는다면 당황하지 말고 호기심이 가득 담긴 눈으로 여자 친구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자. 그러다 미간에 살짝 주름을 잡으며 뭔가 알 것 같다는 표정으로 여자 친구의 얼굴을 뜯어보다가 정말 알고 싶다는 뉘앙스로 "아이쉐도우가 바뀐 건가...? 애기야 뭐가 달라진 거야?"라고 물어보자.
물론 맞추지 못한 것은 서운하겠지만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느낀 여자 친구는 적어도 심하게 삐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후 여자 친구가 "뭐야! 블러셔 바꾼 건데 못 알아봐?"라며 말한다면 "아... 그래? 내가 좀 둔해서 그런 거 잘 몰라~"라며 넘기지 말고, "그래? 지난번은 어디꺼였어? 내가 둔해서 차이는 잘 모르는데 오늘이 좀 더 화사해 보이는데? 나도 알려줘~"라며 여자 친구의 사소한 변화에도 관심이 있음을 어필하자.
여자 친구의 "오빠 나 뭐 달라진 거 없어?"라는 질문에 당황하지 마라. 여자 친구가 당신의 눈썰미와 미용에 대한 지식을 테스트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여자 친구가 당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건 그 내용이 무엇이든 결국엔 "오빠 아직도 나한테 관심 있는 거지?"로 귀결된다는 것만 기억해라. 그러면 당신은 절대로 여자 친구를 삐지지 않게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