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남이 어느 순간 선을 긋는 듯해요...
썸을 탈 때 항상 명심해야 하는 건 상대가 어떤 피드백을 보이느냐이다. 항상 같아선 안된다. 뻔해도 안된다. 당신이 썸을 타다가 그 사람과 연애로 골인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든 상대에게서 긍정적인 피드백 혹은 부정적인 피드백 둘 중 하나를 받아야 한다.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반발짝 더! 부정적 피드백을 받으면 반발짝 뒤로! 이게 유혹의 전부라는 걸 명심하자.
저는 나이 차이가 많은 썸남과 썸을 타고 있어요.. 처음엔 단톡을 같이 하고 있었는데 개인적인 일로 개인 톡을 좀 하다가 썸 아닌 썸을 탔어요. 한 번은 제가 그분 일을 도와드렸는데 고맙다며 저녁을 사주시더라고요. 그때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그때부터 그분을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얼마간 연락을 이어오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뭐랄까... 선을 긋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연락을 하기가 망설여지는데... 어떡하죠?
- 썸남이 선을 긋는 것 같아 걱정인 J양
너무 뻔한 사연이라 딱히 다룰 내용이 없었는데... J양이 첨부한 카톡 대화를 보며 빵 터졌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더라... "아... 다른 여자들도 이렇게 해놓고 썸남이 식었다고 느끼겠구나..."그래서 특별히 선정을 했는데... 어째 나의 대답이 너무 늦은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일단 J양의 사연은 다른 사연들과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처음엔 관심이 없었는데 마음에 드는 썸남이 생김 → 가볍게 대화를 하며 "오? 이거 썸인가?" 싶은 상황에 돌입 → 근데 남자가 더 이상 다가오지는 않음 → 일단 기다려보기로 하고 대화를 이어가 보는데 조금씩 시들해지는 썸남의 태도 포착 → 이건 뭐지? 이제 내가 싫은 건가? 고민에 빠지다가 포기
뭔가 J양은 뜨겁게 썸을 탔으나 진전이 없다고 말을 하는데... 글쎄... J양이 보내온 카톡대화는 전혀 다르다고 얘기하고 있다. J양은 서로의 일상을 막힘없이 나누며 이모티콘을 쓰며 대화를 하는 것을 충분히 어필했다고 보는 것 같은데 글쎄다... 물론 나였다면 어느 정도 캐치를 했을지 모르겠다만... 다른 남자라면 "음... 지금 J양이 내게 호감이 있는 게 맞나? 아니면 그냥 친구로...?"하고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썸남이 J양에게 "음~ 이번 주말은 오랜만에 쉬신다면서요? 뭐하실 거예요~?"라고 물었으면 "뭐 할 거냐니요? 썸 남하고 데이트하는 거 아니었어요? ㅎㅎㅎ"라며 깜빡이 안 키고 훅! 들어갈 수도 있는 것을 "에~ 집에서 미드나 보려고요~"라는 다분히 건어물녀스러운 멘트를 치고 있으니... 참... 답답할 노릇이다.
이건 뭐... 집 앞에서 시린 손을 비벼가며 "라면 먹고 갈래?"라는 말을 기다리는 남자 친구에게 "데려다줘서 고마워~ 내가 요 앞까지 데려다 줄까?"하는 눈치 없는 여자 친구도 아니고 말이야... 더욱이 미드엔 관심도 없는 썸남에게 "아, 진짜 FOX채널에서 하는 워킹데드는 자꾸 광고 같은 게 떠서 몰입이 안된다니까요? 어쩔 수 없이 다운로드하여서 보는데 또 이게 화질이..."따위의 이야기나 하고 있는 J양... 하... 정말...
어필을 한다고 꼭 "저는 썸남이 좋아요!"라고 말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단지 일상 공유만 해서는 상대에게 어필을 했다고 말할 수가 없는 거다. 그럼 어떻게? 살짝 힌트를 주자면 무슨 이야기를 하든 일단 상대와 연결을 해보는 거다. 예를 들어 워킹데드 얘기를 하더라도 "저번 화에 글렌이 발암 여자 캐릭터를 끝까지 챙기는 모습이 나왔는데 뜬금없이 썸남 생각이 났어요~ 썸남은 워킹데드의 글렌처럼 왠지 답답할 정도로 정의로울 것 같아요 ㅎㅎㅎ"라고 말이다!
썸을 타며 연애에 골인하고 싶다면서 허 구언 날 일상 공유만 하고 있으면 무슨 진도가 나가겠나? 썸을 탄다면 상대에게 지금 당신이 충분히 잘하고 있고 조금만 더하면 내가 넘어갈 수도 있다는 걸 알려줘야 상대도 용기를 내서 훅! 하고 들어올게 아닌가!?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썸남을 만났어요. 처음 술자리를 갖고 나서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데 첫인상도 좋고 해서 좋은 감정을 갖고 있었죠. 그런데 한 달 전쯤? 뜬금없이 저녁에 술 한잔 하자는 거예요. 저는 에프터는 좀 낮에 만나서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고 싶었는데 왠지 모르게 빈정이 상하더라고요.. 결국엔 안 갔고 그 날 이후로 연락이 뜸해지더라고요...
- 대뜸 술 먹자는 얘기에 기분 상한 L양
아... 이걸 어떻게 설명을 할까...? 그냥 쉽게 내 스타일대로 던지듯 말하면 기다렸다는 듯 예민한 사람들이 "아니! 그런 남자를 왜!"하면서 물어뜯을 것만 같고... 그렇다고 뻔한 얘기를 하는 건 또 죽어도 싫고... ㅠ_ㅠ 음... 이런 비유가 맞는지는 모르겠다만... 이렇게 한번 생각해보자.
요즘은 단통법으로 어디서 구매를 하든 비싼 가격으로 구매를 할 수밖에 없었지만 불과 1년여 전만 해도 발품을 조금 팔고 어둠의 경로를 예의주시 하다 보면 그냥 매장에서 사는 것보다 몇 배는 더 저렴하게 스마트폰을 구입할 수 있었다. 물론 문제도 있었다. 어둠의 경로다 보니 자칫 소비자가 피해를 입는 사례들도 발생했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충분히 안전하게 일반 오프라인 매장보다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여자가 원하는 코스 (대화, 식사, 커피)대로 순서를 지키며 다가오고 여자가 신뢰를 할 수 있을 만큼 적극적인 애정공세를 퍼부어서 여자가 부끄러운 듯 "알았어요..."라는 허락과 함께 연애를 시작하는 것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면 L양의 경우처럼 대뜸 "술 한잔 해요!"라고 다가오는 건 어둠의 경로를 통해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를 하면 크게 주의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가격이 비싸다. 연애로 치면 여자들이 생각하는 로망대로 남자가 다가오고 또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이런 안전하고 확실한 연애만 하고 싶다면 어떤 남자가 봐도 "어!?"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의 매력이 있어야 한다.
어둠의 경로로 스마트폰을 산다는 게 좀 찝찝한 면도 있고 주의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당신이 조금만 주의를 더 기울인다면 당신이 원하는 스마트폰은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이때가 참 좋았는데...)
이것을 연애에 적용해보면 남자의 접근법이 조금 불안하다고 해서 무조건 끊어버리는 건 어찌 보면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니! 저녁에 대뜸 술 먹자 하는 건 불순한 의도가 있는 거 아닌가요!?"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썸남의 의도가 불순하다 한들 일단 나가서 그 의도대로 움직여주지 않으면 될일 아닐까? 연애는 안전이고 신뢰다!라고 생각한다면 L양의 행동은 매우 잘한 행동이다. 다만 지금 "아... 그래도 참... 매력 있는 사람이었는데..."하는 생각이 든다면 그건 L양이 너무 안전과 신뢰만 따지다가 기회를 놓친 거다.
그래서 나는 항상 말한다. "좋아하는 남자가 부르면 언제든 나가! 일단 만나야 무슨 스토리가 진행이 되지! 걱정하지 마 나간다고 네가 남자가 하라는 대로 할 필요는 없는 거니까!"
(뭔가 또 실수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