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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Jun 14. 2017

2% 부족한 썸을 완성시키는 원포인트 레슨

더 이상 좋아하는 티를 내면 도망갈 것만 같아요.

애매한 썸이 시들 해질 때 괜한 미련이 남고 쉽게 포기가 안 되는 건 아마도 이런 마음 때문일 거다. "아... 잘 될 줄 알았는데..." 이제 곧 사귀게 될 줄 알았는데 갑자기 한순간에 시들해져 버리는 썸만큼이나 당황스럽고 미련이 남는 일이 또 있을까 싶다. 대체 뭐가 부족했던 걸까? 늦었지만 한번 베팅이라도 해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귀지는 않는데 사귀는 것처럼 행동해요.

예전부터 친구를 통해 알고는 있던 사이였는데 요즘 갑자기 가까워졌어요. 자기는 학교일이 너무 바빠서 아직 공개 연애는 해보지 않았다고 하면서 그래도 썸은 좀 타봤다나요? 하여간 몇 년간 알고만 있다가 최근 몇 달 사이 엄청 가까워졌어요. 하루에 연락도 자주 하고 한 번은 그 친구 집에서 과제를 같이하다가 정말 아무 일 없이 같이 자기도 했고요;;; 얼마 전부터는 제가 영화 보러 간다 하면 남자냐고 막 물어보면서 아니라니까 다행이네 이러고 있네요;;; 
- 애매한 관계가 불편한 M양
 


M양의 답답함, 그리고 불안함은 잘 안다. 뭔가 사귀지도 않으면서 사귀는 듯 연락을 하고, 데이트도 하고 심지어 같이 자고!? 그래 놓고 사귀자는 말은 없으니 뭔가 이렇게 끝이 날 것만 같고 이러다 감정 유희의 대상만 될 것 같은 그 느낌, 하지만 명심하자. 이때 M양이 조급해하고 불안해하면 지는 거다. 그리고 끝나는 거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더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썸남이 "남자는 아니지? 아... 다행이다..."할땐 그냥 넘어갈게 아니라 "내일은 아는 오빠랑 볼지도..."라며 슬쩍 썸남의 심기를 건드려볼 수도 있고, 과제를 하다가 빤히 썸남을 쳐다보며 썸남을 민망하게 만들 수도 있다. 


여자 입장에서 애매하게 행동하는 남자가 답답하고 야속할 수도 있지만 남자도 나름의 입장이라는 게 있는 거다. 이게 사귀는 게 맞는 건지, 그리고 고백을 하면 사귈 수는 있는 건지 여러 가지의 변수를 하나하나 따지다 보니 여자가 바라는 고백의 속도에 못 미칠 수도 있는 거다. 


이럴 땐 "이거... 날 가지고 노는 거 아냐!?"라며 불쾌해하거나 "이러다 그냥 흐지부지 되는 건 아닐까?"하며 조급하고 불안해하지 말고 "요고 봐라? 요래도 안 넘어오나 보자!"라는 생각을 하며 남자가 덥석 물지 않을 수 없는 미끼들을 계속 뿌려주는 게 좋다. 


여기서 소소하지만 유용한 팁 하나! 썸남과 애매한 데이트를 할 때, 무엇 인간 선택을 할 때에는 선택권을 상대에게 미루고 기회가 닿을 때마다 "어? 나랑 취향이 비슷하네!?"라는 말을 연발해보자. 영화를 볼 때도, 커피를 마실 때도, 식사를 할 때도, 술을 마실 때도 상대가 어떤 선택을 할 때마다 "오? 나도 xx 좋아하는데~", "나도 이거 고르려고 했는데!", "어? 이거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데 나랑 똑같네?" 등의 말들을 계속하며 상대의 무의식에 이미지를 집어넣어보자. "어? M양하고 뭔가 통하는구나?"라고 말이다.  



더 이상 좋아하는 티를 내면 도망갈 것만 같아요.

지난주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괜찮았는데.. 갑자기 바쁘다며 썸남에게 연락이 뜨뜻미지근하여졌어요. 제가 먼저 대시를 하기도 했고 최대한 적극적으로 하려고 했는데... 그렇다고 매달리지도 않았고 자기도 좋다고 해놓고 만나자는 건지 아니면 연락을 하지 말자는 건지 참... 제가 먼저 연락을 해야 할까요? 아니면 이대로 끝내야 할까요?
- 급격히 식은 썸남에 당황하는 L양

 

잔인하게 평을 하자면 L양의 썸은 썸이라고 보기에 조금 무리가 있는 건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은 "여자가 먼저 대시를 하다니! 그래서 차인 거야!"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정확한 팩트는 L양이 먼저 대시를 했기 때문에 썸이 흐지부지 된 게 아니다. 문제는 애초에 썸남이 L양에게 큰 호감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L양이 먼저 대시를 했기 때문에 그래도 여기까지 끌고 올 수 있었던 거지 먼저 대시를 해서 망한 건 절대 아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L양이 얼떨결에 썸남과 여행을 가게 되었을 때 그 임팩트를 잘 이용하지 못한 것이 상당히 아쉽다. 일단 L양도 썸남도 갑작스레 여행을 떠났을 때에는 둘 다 묘한 기분이 들었을 거다. 이 기분을 잘 이용해서 산책도 좀 다니고, 분위기도 잡고, 옷도 좀 신경 쓰고 했었다면 그래도 그 분위기에 취해 조금은 다른 결말이 나왔을 것 같은데... 


L양과 썸남의 여행부분을 가만히 보면 대략 사귄 지 1년 넘은 커플들의 여행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L양 스스로도 "여행 갔을 때 제가 좀 대충하고 있었거든요, 돌아와서 좀 꾸미고 나갔더니 눈빛이 좀 달라지는 것 같았어요."라고 인정할 정도니... 이 얼마나 아까운 기회를 날린 것인가...! 


L양은 썸남의 이런저런 말들에 자꾸 의미부여를 하고 있지만 하나하나 설명할 것도 없이 별 의미 없는 말이다. 그냥 친한 사이에 나오는 그런 말이랄까? 디테일에 집착하지 마라 큰 그림을 보면 어쨌든 L양의 썸은 L양에게 호감이 없는 남자에게 대시를 해서 조금은 강제?로 썸을 시작했지만 이 불씨를 살리지 못했고 꺼지기 바로 직전이라는 거다. 


연락을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이건 L양이 결정할 문제다. 하지만 나라면 연락을 해보겠다.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끝은 한번 봐야지! 좀 더 꾸미고, 과감한 변신을 한 다음 스스로 "아...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어도 어떻게든 썸남을 불러내는 거다. 이때 포인트는 괜히 오늘 중으로 결정을 하라는 식의 고백이나 나는 오빠를 좋아하는데 식의 부담스러운 접근이 아니라 아주 편한 분위기로 그냥 잡담만 나누는 거다. 


지금은 말로 설득이 될 상황이 아니다. L양에겐 미안하지만 썸남은 L양에게 끌림을 느끼지 못하고 있고, 가장 급한 건 썸남이 L양에게 끌려야 하는 것이다. 이 첫인상은 스킬로 될 문제가 아니다. 일단 L양이 최대한 본인의 외적인 매력을 어필하고 썸남이 이에 끌려하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이 썸 폐소 생술로도 썸을 살리지 못했다면 그땐 툭툭 털어버리자, 모든 남자가 L양을 꼬실 수 없는 것처럼 모든 여자가 썸남을 꼬실 수 있는 건 아니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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