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닐라로맨스 Nov 04. 2017

제가 별일 아닌 일에 헤어지자고 한 걸까요?

친구에게 나이트 가자는 남자, 헤어지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요?

K양은 지금 "제가 헤어지지 않을 일에 헤어짐을 말한 걸까요?"라고 묻고 있는데 이건 포인트를 잘못 잡고 있는 것이다. 이별을 할지 말지는 어디까지나 K양의 선택인 거다. K양이 이별하고 싶으면 이별하는 거지 이별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 따위가 어디 있겠는가? 다만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질 수는 있지 않을까? "내가 이걸 이해해줄 수 있을까?"라고 말이다. 남들이 다 이해 못한다 해도 K양이 이해되면 그만이고 남들이 다 이해한다 해도 K양이 이해 안 되면 그 또한 그만이니 말이다.



친구에게 나이트 가자는 남자, 헤어지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요?

얼마 전 남자 친구의 핸드폰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최근에 친구에게 "야 나이트나 가자!"하는 톡을 보게 되었어요. 그날 말고도 몇 차례 더 여러 친구들에게 헌팅 술집 가자 등등의 카톡을 보냈더라고요. 저는 남자 친구가 그런 곳에 다닌다면 다른 이유 없이 헤어지는 게 맞다고 봤고 저는 남자 친구에게 헤어지자고 말을 했죠. 그런데 남자 친구는 실제로 가지는 않았다면서 그리고 이런 일로 헤어지는 게 어디 있냐고 하네요.  


뭐 중요한 포인트는 아니지만 K양이 궁금해하는 것 같으니 일단 남자 친구는 나이트를 갔었을까?라는 것을 짚고 넘어가 보자. 뭐 남자 친구의 말이 맞을 수도 있지만 빈도수에 차이가 있을 뿐 나이트를 갔었냐 안갔어냐라는 부분은 일단 갔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좀 더 확실히 알려면 뭐 카드 결제 내역이라던가.. 쿨럭... 다른 카톡들의 맥락을 따져보면 좀 더 확실하긴 하겠다만... 뭐 그렇게까지 하지는 말자... 


그렇다면 나이트를 다니는 남자는 좋은 남자일까? 물론 적극 권장할만한 남자는 아니다. 그러면 K양의 생각처럼 무조건 헤어져야 할 남자일까? 글쎄... 이건 개인의 취향 아닐까? 


쉽게 K양의 남자 친구를 라면이라고 생각해보자. 라면이 몸에 좋을까? 물론 좋지 않다. 그렇다고 라면을 먹으면 건강에 매우 심각한 문제가 생길까? 물론 몸에 좋지는 않겠지만 매일 라면만 먹는다고 죽지는 않을 거다. 라면을 먹느냐 마느냐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라면이 건강에 좋은 음식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라면의 맛을 포기할 수 없어 먹지만 자신의 건강을 끔찍이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라면이 얼마나 맛있는지는 중요한 게 아닌 것처럼 말이다. 


K양이 헤어지자고 말을 한 게 잘못된 걸까? 절대 아니다 K양은 헤어지고 싶으면 얼마든지 헤어질 수 있는 권리가 있고 K양의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을 억지로 이해하며 만날 필요는 절대 없다.  



남자 친구는 이런 걸로 헤어지는 게 어디 있냐며 화를 내요.

남자 친구는 대화도 해보지 않고 이러는 게 어디 있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대화를 나눠봤는데 크게 다른 얘긴 없었어요. 말만 그렇게 했지 간 적 없다. 다른 여자랑 잔 것도 아니고 만난 것도 아닌데 너무한 것 아니냐 등등...  저를 붙잡기보다는 억울하다는 말을 계속하는데...


K양의 기준에 나이트는 절대 가면 안 되는 곳이지만 남자 친구 입장에서는 갈 수도 있는 곳인 거다. (설마 안 갔다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 건 아니겠지!?) 그러다 보니 남자 친구 입장에서는 크게 혼이 나고 용서를 구하며 갈등을 봉합하는 수준이 아니라 딱 잘라 이별을 말하는 K양이 야속하다 느낄 수도 있는 거다. 


남자 친구는 나이트를 가는 게 당연하고 말하는 게 아니다. 여자 친구가 있으면서 나이트나 헌팅 술집에 가는 것이 지양해야 할 행동임을 알고 있지만 그 때문에 이별까지 하는 건 너무 가혹하지 않냐는 거다. 예를 들어 약속시간에 늦어 무단횡단을 했는데 다짜고짜 구치장에 가게 된 기분인 거다. 잘못한 건 알지만 너무 가혹하고 억울할 수밖에. 


각자 생각이 다르기에 나이트에 갔다 왔다는 사실에 K양이 곧장 이별을 통보할 수 있는 것처럼 남자 친구는 억울함을 호소할 수도 있는 거다.  



만약 다시 만난 다면 앞으로 괜찮을 남자일까요?

반성하고 붙잡는 것도 아니고 자꾸 억울하다고만 하니 참... 주변 사람한테 물어보니 별거 아니라는데 너는 왜 그러냐는 식으로 나오는 걸 보니 마음이 좀 이상하네요... 제가 이상한 걸까요...? 만약 다시 만난 다면 앞으로 괜찮을 남자일까요? 


남들이 뭐라고 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 남들이 K양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건 아니니 말이다. K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아닌 거다. 다만 K양의 기준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조금 까다로운 건 사실이다. 이게 잘못된 건 아니지만 조금 불편할 수는 있다. 


예를 들어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절대 먹지 않겠다고 결심을 했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모든 음식 성분에 대해 꼼꼼히 확인을 해봐야 할 것이고 외식도 어렵고 무엇보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의 가짓수가 말도 안 되게 줄어들 것이다. 이게 나쁜가? 그렇지 않다 다만 조금 더 피곤하고 선택의 폭이 줄어들 뿐이다. 


연애도 마찬가지다. 까다롭게 생각하면 할수록 만날 남자가 줄어들 뿐 잘못은 아니다. 앞서 말했지만 어디까지나 K양의 선택이다. 


K양은 "만약 다시 만난다면 앞으로 괜찮을 남자일까요?"라고 물었는데 이 질문은 의미 없는 질문이다. 정말 K양이 고민을 해야 할 것은 "나는 적당히 쿨해질 수 있을까?"다. 이 질문에 긍정적인 답을 할 수 있다면 만나는 것이고 그럴 수 없다면 만나지 않도록 하자. 다시 만나봐야 K양은 "어떻게 그럴 수 있어!"라고 할 것이고 남자 친구는 "아니 뭐 이런 걸 가지고!"라며 평행선을 그릴 뿐이니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갑자기 싸늘한 썸남의 태도, 왜 그럴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