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논쟁에서 이길 수가 없다.
"오빠가 생각이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라며 남자친구의 선택을 못마땅해하는 O양은 이제 연애 4개월 차 연애 새내기다. 처음 O양은 과대로서 과학우들을 잘 이끌면서 교수님들께도 인정받는 M군의 모습에 홀딱 반했지만 막상 사귀고 보니 자신이 생각한 것과는 다른 M군의 모습에 적잖이 당황하는 중이었다.
"처음 오빠는 리더십도 있고 책임감도 강해서 좋았는데... 막상 사귀어보니 답답한 모습이 많이 보여요. 이제 곧 졸업인데 자꾸 대기업만 들어가려고 하고... 그러다 때를 놓치면 나이에 걸려서 취업도 안될 텐데 제가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제말은 듣지도 않더라고요..." O양... 속탈만도 하다. 요즘 같은 취업난에 대기업만을 바라보고 취업보다는 취준생을 준비하고 있는 M군이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하지만 내가 O양이라면 M군의 선택에 토를 달지 않았을 것 같다.
논쟁에서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세상에서 유일하다는 것을 알았다. 바로 논쟁을 피하는 것이다. 방울뱀이나 지진을 피하듯이 논쟁을 피하라.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3-1. 사람은 논쟁에서 이길 수가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 잘못된 길로 들어가려고 하는가? 그래도 당신은 남자친구의 선택과 결정에 반대하며 남자친구와 논쟁을 벌여서는 안된다. 당장 남자친구가 불구덩이로 몸을 던지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면 절대로 남자친구의 결정에 토를 달거나 잔소리를 늘어놓으며 남자친구를 올바른 길로 이끌려고 노력하지 마라.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논쟁과 잔소리는 무조건 피해라!
혹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쓴소리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데일 카네기의 말을 들어보자.
논쟁은 열이면 아홉이 결국 참가자가 자신의 의견에 대해 전보다 더 확신을 갖는 결과만을 초래한다. 사람은 논쟁에서 이길 수 없다. 논쟁에서 지면 당연히 지는 것이고, 만약 이긴다고 해도 그 역시 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왜 그런 것일까? 자, 당신이 상대방의 허점을 찾아 그가 틀렸음을 입증해서 이겼다고 치자. 그래서 뭐가 어쨌다는 것인가? 물론 당신이야 기분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그 상대방의 기분은 어떻겠는가? 당신은 상대방이 열등감을 느끼게 했고 그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그는 당신의 승리에 분개할 것이다.
'자신의 의지에 반해 설득당한 사람은 여전히 변함없는 생각을 고수한다.'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3-1. 사람은 논쟁에서 이길 수가 없다.
분명 O양의 생각은 맞다! 이런 취업난에 대기업만을 바라보며 다른 곳에 이력서를 내볼 생각도 안 한다는 것은 패기를 뛰어넘는 무모함일 수 있다. O양의 걱정처럼 취준생으로 수년 동안 시간을 허비하다 취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닥칠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O양의 접근법은 절대로 좋지 않았다. O양이 M군에게 "오빠! 그렇게 대기업만 보다가 취업 시기 놓치면 어쩌려고 그래!"라고 말하는 순간! M군은 O양을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사람이라고 여기고 O양을 적대적으로 대하며 O양이 하는 이야기 모두를 부정하고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또한 O양이 대기업이 아닌 다른 곳들도 지원해봐야 한다고 말하면 할수록 M군은 자신이 왜 대기업에만 지원하려는지에 대해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설명하며 자신의 입장을 더욱 단단히 굳힐 것이다. O양은 M군이 자기의 말만 맞다고 우기는 것 같다며 답답해하지만 어찌 보면 O양이 M군을 더욱 답답한 말만 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O양이 밤을 새워가며 통계자료를 수집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 M군이 얼마나 비효율적인 그리고 위험한 취업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를 설명했다 하더라도 M군은 O양의 말이 맞다고 인정할 지언정 절대로 자신이 생 했던 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M군은 O양과의 논쟁에서 졌다고 느꼈을 것이고 이는 M군으로 하여금 열등감을 느끼게 하며 이런 열등감은 괜한 오기로 표출될 확률이 높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만약 누군가 O양에게 "니 남자 친구은 왜 대기업만 노린데? 그러다 취업 시기 놓치는 거 아냐? 너 다른 사람 알아봐야겠다 얘!"라고 한다면 O양은 그 말에 폭풍공감을 하고 M군과 쿨하게 헤어지고 보다 현실적인 남자를 만날까? 아마도 O양이 보통의 연애를 하고 있다면 그 지인을 향해 "이 X아 우리 오빠가 뭐가 어때서!"라며 분개할 것이다.
당신이 하고자 하는 말이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이 중요한 게 아니다. 당신이 어떤 말을 꺼냈을 때 상대와 논쟁을 하게 될 것 같다면 그 말은 절대로 하지 마라. 데일 카네기가 말했듯 당신이 아무리 정확한 논리를 펴봐야 상대방을 논리로 짓밟았다는 쾌감을 얻을 수 있을 뿐 정작 당신이 원하는 대로 상대방을 움직이기는커녕 상대는 당신을 적대적으로 대하기만 할 뿐이다. 이렇게 말해도 M군의 생각일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싶다면 미화 100$의 주인공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을 새겨듣자.
현명한 벤자민 프랭클린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 '당신이 논쟁하고 괴롭히고 반박한다면 이기는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공허한 승리에 불과하다. 당신은 결코 상대방의 호의를 얻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3-1. 사람은 논쟁에서 이길 수가 없다.
그렇다면 대체! 잘못된 길을 가려는 M군을 O양은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이에 대해서는 뉴욕의 화이트 모터사의 최우수 판매사원이었던 패트릭 J. 오헤어 씨의 사례를 통해 배워보자.
"제가 요즘 고객 사무실에 들어가면 말입니다. 고객이 '뭐라고요? 화이트 트럭이요? 거기는 정말 별로예요. 누가 거저 줘도 거기 차는 안 탑니다. 후지트 트럭을 살 겁니다.'라고 말하면 이렇게 말합니다. '고객님, 물론 후지트 사의 트럭도 훌륭합니다. 고객님이 그 회사 트럭을 사시면,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후지트 트럭은 정말 훌륭한 회사에서 만들고 역시나 훌륭한 사원들이 판매를 하니까요.'그러면 상대방이 아무 말도 못합니다. 논쟁의 여지가 없으니까요. 고객이 후지트가 최고라고 말하고, 제가 고객님 말이 맞다고 호응을 하면 고객은 말을 멈출 수밖에 없게 됩니다. 제가 이미 동의했는데 그 사람이 계속해서 '후지트 최고'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그러고 나면 자연스럽게 후지트에 대한 이야기는 접고, 저는 화이트 트럭의 장점을 말하기 시작합니다."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3-1. 사람은 논쟁에서 이길 수가 없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생각이 맞다고 주장한다. 이런 사람에게 "당신의 생각은 틀렸어!"라고 말하면 상대는 자신의 주장이 왜 맞는지에 대해 논리적이든 논리적이지 않든을 가리지 않고 당신을 향해 날이선 말들을 쏟아낼 것이다. 이때 당신이 해야 할인을 매우 간단하다. "당신의 생각이 틀림없이 맞아!"라고 해주면 된다. 그러면 상대는 더 이상 자신의 주장을 하지 않고 당신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할 것이다!
O양의 경우도 그렇다. 만약 O양이 왜 대기업만 노리면 안되는지에 대해 목에 핏대를 세우며 말하지 않고, "난 대기업만 쓸 거야!"라는 M군의 말에 "그치! 이왕이면 복지 빠방 한 대기업이 좋지!"라고 했다면 어땠을까? 분명 M군은 실실 웃으면서 O양의 다음 이야기를 경청하려고 할 것이다. 이때 O양은 "아! 맞다~ 근데 아는 선배가 대기업에서 일하다가 중견기업으로 이직을 했는데 거긴 자기의 의견이 잘 반영도 되고 승진도 빠르다네?"라며 중견 혹은 중소기업에 취업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에 대해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을 것이며 이런 O양의 말은 M군으로 하여금 자신의 생각을 다시 한 번도 고려하게 만들 것이다.
자! 이제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정말 사랑하는 사이라면 상대의 의사에 반하는 잔소리를 늘어놓는 게 맞는 걸까? 잔소리는 잔소리일 뿐이다. 당신이 정말로 남자친구를 사랑한다면 그리고 정말로 남자친구가 생각을 바꿨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 논쟁을 하려고 들지 말고 상대의 말을 그대로 인정해준 다음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제안하듯 툭 던지자. 당신입장에서는 속 터지는 일이지만 그것이 유일하고 최선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