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적인 남자 친구를 계속 만나도 괜찮을까? 외 1건

사랑의 힘이 만능은 아니다

by 바닐라로맨스

막장 연애를 하는 여자들을 보고 있으면 그들은 한결같이 남자 친구가 가끔 화를 참지 못해서 그렇지 알고 보면 착한 사람이라고 말을 한다. 그리고 남자 친구가 폭력적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며 자신이 그것을 치유해주고 싶다고 말을 한다. 다소 냉정한 말이겠지만 꿈깨라, 사랑의 힘이 만능은 아니다. 위험하면 피하는 게 맞는 거다.


폭력적인 남자 친구를 계속 만나도 괜찮을까?

평소에는 제가 원하는 대로 잘 맞춰주고 제가 사랑하는 사람인데 문제는 가끔 분노 조절이 안된다는 거예요... 최근 들어 한두 번 정도 남자 친구가 소리를 지르며 벽을 친다던가, 머리를 박으며 폭력적인 면을 보이고 있어요. 그러고 하루 이틀이 지나면 미안하다고는 해요.

물론 아직 저에게 직접 손을 댄 적은 없고요. 남자 친구의 친구들은 "조금 사이코 같은 면도 있지만 좋은 애예요~"하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남자 친구가 말하길 어릴 적에 왕따를 당한 적이 있어서 그 트라우마로 분노조절이 잘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폭력적인 성향 말고는 정말 제게 잘해주는 남자인데...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 폭력적이고 가정적인? 남자 친구 때문에 고민인 H양


상담을 하다 보면 한 가지 의아한 점이 있는데 남자 친구의 바람기에는 질색을 하면서도 남자의 폭력적인 성향에 꽤 관대하다는 거다. H양도 그렇지만 분명 위험한 상황임에도 남자 친구가 자신이 원하는 만큼 사랑을 느끼게 해준다면 그것을 단지 조금 심한 술버릇 정도로 취급을 하곤 한다.


하지만 많은 케이스를 지켜본 내 입장에서는 폭력적인 성향이 있는 남자보다는 오히려 바람둥이가 낫다. (물론 둘 다 최악이겠지만...) 바람둥이는 "에이!!! 이 @!@#!!" 하고 헤어지면 그만이겠지만 폭력적인 성향의 남자는 헤어지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최근 폭력적인 성향의 남자 친구와의 재회 상담을 했던 K양의 경우에는 내가 뜯어말려서 재회를 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그를 너무 사랑한다고 자기가 성질을 건드려서 그런 것이라며 하소연을 했는데, 내가 딱 한 달만 기다려보면 본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장담했다.


K양이 가만히 있는 자신을 건드려서 이런 거라며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던 남자 친구는 2주째부터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K양이 더 이상 대꾸를 하지 않도록 조언을 했고 3주째부터 남자 친구는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3주째부터 K양의 남자 친구는 자신을 무시했다며 폭언과 욕설이 담긴 문자를 보내고 K양의 회사까지 찾아와 행패를 부렸다고 한다.


물론 H양의 남자 친구가 꼭 이렇게 할 것이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무엇이 먼저인지는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H양에게는 H양의 안전과 달콤한 연애 중 어느 쪽이 더 소중한가?



한번 헤어지자고 했던 남자 친구를 믿을 수가 없어요...

사실... 제가 집안 환경이 좋지 못한 편이라 심리적으로 좀 좋지 않아요. 그래서 전문 기관에서 상담도 받은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남자 친구는 그런 저를 잘 감싸주고 사랑해주었어요. 제가 감정 기복이 좀 심하다 보니 사소한 일로 조금 크게 싸우는 편인데 한 번은 남자 친구가 그런 저를 달래주러 왔다가 제 방을 보고 깜짝 놀라더라고요. 제가 울면서 화를 내느라 방이 좀 엉망이었는데 남자 친구는 자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다며 서로를 위해 헤어지자고 했어요.

저는 그런 게 아니라며 오히려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남자 친구를 설득했고 남자 친구는 정말 그런 거 맞냐며 그렇다면 헤어지지 말자고 해서 일단은 계속 만나곤 있어요. 남자 친구는 이전보다 더 제게 신경을 써주지만 저는 불안하네요... 아무리 그래도 헤어지자고 말을 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 남자 친구의 이별통보에 충격받은 J양


J양은 지금 아주 위험한 생각을 하고 있다. "왜 남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하면 안 될까?" 남자 친구는 J양이 무엇을 어떻게 하든 무조건 받아주고 이해해줘야 할까? J양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은 연애를 시작하면 우리는 서로 독립된 인격체라는 것을 까맣게 잊는다. 그뿐이 아니다. 말로는 상대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면서도 은근히 상대가 나를 이해해주고받아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한다.


J양이 이번 이별 소동을 통해 느껴야 하는 건 "나를 사랑한다면서... 아무리 힘들어도 헤어지자고 말을 하는 건 잘못된 거 아냐...?"가 아니라 "나의 감정 기복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게 할 수 도 있겠구나..."여야 한다.


지금 남자 친구가 J양의 손을 다시 잡아준 건 J양이 너무 예뻐서 혹은 사랑스러워서가 아니다. 위의 H양의 사연처럼 상대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게 작용한 탓이다. 나는 이것을 견우병이라고 부른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차태현이 전지현을 바라보며 그녀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싶다는 독백을 하는데 이처럼 상대의 부정적인 모습에 연민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문제는 이 견우병도 시간이 흐르며 상대가 더욱더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게 되면 많은 경우 깜짝 놀라 도망을 가버린다는 것이다.


남자 친구가 도망갈지 모르니 당장 남자 친구의 비위를 맞추라는 건 아니다. 다만 사랑하는데 어쩜 그럴 수 있냐는 다소 비현실적인 생각을 하다 엽기적인 그녀의 견우처럼 착한 남자 친구를 놓치지 말라는 뜻이다. 재회 후 남자 친구가 J양에게 잘해준다면 괜한 생각을 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J양이 감정 기복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을지 함께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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