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존중해주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으니 말이다
당신이 남자 친구를 사랑한다면 남자 친구에게 매달릴 수도 있고, 얼마든지 양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남자 친구가 당신을 인간적으로 존중해줄 때의 얘기다. 남자 친구가 당신을 인간적인 존중마저 해주지 않는다면 당신이 해야 할 것은 이별을 받아들이고 일단은 뒤로 물러나는 것이다. 당신이 아무리 양보를 하고 매달려도 당신을 존중해주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으니 말이다.
너무 매몰찬 남자 친구를 어떻게 해야 하나요?
2주 전부터 연락도 뜸하고 저와 함께 나가던 모임에도 혼자 나가더라고요... 더욱이 손을 잡으면 손을 빼기도 하고... 제 연락에 성의 없는 단답을 하는 남자 친구에게 서운한 마음에 "요즘 문자도 잘 안 읽어? 모임에 절대 초대도 안 하고... 요즘에 너무 외로워..."라고 말을 했는데 남자 친구는 "나 사이코패스인 거 몰랐어? 뭘 기대하는 거야, 나 때문에 외로우면 좋은 사람 만나"라고 하더라고요. (말은 이렇게 하지만 진짜 그런 사람은 아니에요)
저는 "나에게 상처 주고 싶은 게 아니라면 그렇게 말하지 마 난 강한 사람이 아니니까, 그냥 조금 더 신경 쓸게라고 해줄 수도 있잖아, 나의 기분을 나아지게 만들고 행복하게 하는 방법은 쉬워"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남자 친구는 며칠 읽지 않더니 "너 내가 지금 무슨 말하려는지 알지?"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매몰찬 남자 친구의 반응에 상처받은 M양
많은 글들에서 나는 사랑한다면 상대의 부정적인 행동에 꼭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낼 필요 없이 좋은 말로 하거나 여러 가지 기법을 동원해 볼 수 있다고 말을 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호감은 조금 줄어들었을지 몰라도 적어도 인간적인 존중이 남아있을 때의 이야기이다.
상대가 내게 인간적인 존중마저 더 이상 해주지 않는 경우라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굳이 상대를 원망하거나 혹은 비난할 것이 아니라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상대를 보내주는 것이 맞다. 상대가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은 나와의 모든 관계를 원하지 않음은 물론이며 모든 추억들까지 부정하는 행동이니 말이다.
M양의 경우를 보자, 남자 친구는 일관되게 M양에게 막말은 물론이고 아주 기본적인 존중마저 해주지 않는 상황이지 않은가? 이 상황에서 M양이 자꾸 자신의 감정에만 흠뻑 취해서 서운하다고 얘기하는 것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어쩌면 M양은 "남자 친구가 원래 그런 사람은 아닌데... 그냥 말만..."이라고 할지 모르겠다. 물론 실제로 입이 좀 거칠거나 표현이 딱딱하고 차가운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존중이라는 것이 있는 거다. 가끔 농담을 하고 가끔 막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물론 이것이 옳다는 건 아니지만) 일괄되게 이런 식으로 행동한다는 건 말만 그런 것이 아니라 M양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뜻이며 설사 말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토록 자존감을 깎아가며 연애를 해서는 안된다.
연애를 하다 보면 사랑은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지만 존중만큼은 절대 변해서는 안 될 가치라는 걸 명심하자. 남자 친구를 향한 M양의 마음이 간절하다는 건 충분히 알겠지만 이쯤에서 멈추도록 하자. 존중받지 못하는 사랑은 상대를 더욱 악랄하게 만들고 자신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 뿐이니 말이다.
여자 친구가 있는 남자를 좋아하고 있어요.
바로님 혹시 기억하세요? 여자 친구 있는 선배에게 고백했다가 차였던 여대생입니다. 그동안 한 6개월이 지난 것 같네요. 그동안 제게 먼저 다가와준 분도 있기도 했었는데... 바보 같은 이야기지만 그 선배 생각에 결국 이어지지는 못했네요...;
그 오빠는 여자 친구와 아직도 알콩달콩 잘 만나고 있는 상태고요, 한동안 친한 선후배 사이로 지내자고 했지만 저는 부담될까 봐 도망치듯 잘 지내라고 하고 연락을 끊었어요. 봐서 뭐하겠어요. 마음만 아프죠... 시간은 지났지만 제 맘은 그대로인데, 어떡해야 할까요? 그냥 친한 오빠 동생 사이로라도 지낼까요? 아님... 역시나 연락을 하지 않는 게 좋은 걸까요...?
- 친한 오빠 동생은 싫은 K양
너무 귀여운 사연이라 아직 기억하고 있는데... 분명 내가 블로그에 쓴 글을 보며 후기를 전하며 다시는 임자 있는 남자는 원빈이라도 쳐다보지 않겠다고 했었던 것 같은데... 그래...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게 바로 연애인 거다.
귀엽지만 안타까운 K양의 뭐라고 말을 해줘야 할까? 이렇게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진심으로 좋아하니까 상대를 존중해준다!"라고 말이다. K양이 선배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면 친한 오빠 동생으로 지낼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기회를 엿보는 짝 러버라면 고통스럽겠지만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의 연애를 응원하고 좋은 오빠 동생으로 남아주는 것 또한 나름의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물론 먼저 연락을 해서 친한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낼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다. 다만 학교 일로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섞여 선배를 대할 기회가 온다면 굳이 피할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괜히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고 아닌척하기보다는 "이렇게 이쁜 후배를 차다니! 오빠 후회할 거예요~!"라면서 웃으며 지낼 수도 있을 거다.
이성적으로 답을 딱 잘라 이야길 하자면 연락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만 인간의 마음이라는 게 "하지 말아야지!" 하면 할수록 더 생각이 나는 게 순리다. 억지로 피하거나 막지 말자. 생각나면 보고 연락하면 된다. 다만 상대의 마음과 상황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전제에서 말이다.
그래도 우울할 K양을 위해 하루키 소설의 글귀를 선물하며 마친다. 힘내라!
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은 것은 일종의 가능성의 저축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저축의 온기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때로 우리의 춥디 추운 인생을 서서히 훈훈하게 해준다.
-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中 신호대기 중의 양치질, 무라카미 하루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