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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Dec 14. 2018

소개팅남과의 애매한 관계 어떡하죠?

애매함과 여유를 편안히 즐겨보는 건 어떨까?

많은 사람들이 애매한 관계에 대해 불안해한다. "이러다 아무것도 아닌 사이가 되면 어쩌지?"라는 공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뭐지? 이 사람 날 가지고 노는 건가!?"라는 상대에 대한 불신과 비난으로 이어지곤 하는데 잊지 말자. 모든 선택권은 당신에게 있다. 당신이 그만하고 싶다면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 그러니 너무 불안해하지 말고 애매한 관계가 주는 애매함과 여유를 편안히 즐겨보는 건 어떨까? 


  

어른들 소개로 선을 봤어요. 첫인상은 별로였는데 예의 바르고 매너가 좋은 사람이더라고요. 애프터도 받고 늘 먼저 만나자고 해서 주말마다 만났고요. 매일 톡은 한 번씩은 주고받았어요. 그렇게 세 달이 흘렀네요. 원래 말이 없는 신중한 사람이라고 하고 소개받았어요. 


그렇게 두 달째쯤 매주 보고 매일 연락하면서 꼭 연인 같다는 생각에 우리가 무슨 사이냐고 물으니 아직은 친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시간이 걸리는 사람이구나 싶어 티 안 내고 기다려줬어요. 그 후에 제가 너무 힘들어서 얘기 좀 하자고 왜 친구라고 하면서 잘해주느냐 늘 데리러 오고 데려다주고 매주 만나서 같이 시간 보내고 나는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친구라고 선은 그으면서 내가 받아들이기엔 애인처럼 대하는 게 헷갈린다고 말을 했어요. 
그랬더니 그분이 사귀자는 말을 안 해서 그러냐고 하더라고요. 저는 자존심 때문에 그 말이 듣고 싶은 게 아니라 당신 마음이 궁금한 거라고 말을 했어요. 그렇게 애매하게 지내고 나서도 별말 없이 계속 저에게 잘해주더라고요. 그러다 제 생일에 작은 선물을 사줬는데 제가 혹시 이 선물에 의미가 있냐고 물었고 그분은 꼭 의미가 있어야 하는 거냐고 혹시 오늘 결정을 해야 하는 거냐고 묻더라고요. 저는 또 그건 아니라고 대답했고요...
제가 지금 너무 닦달을 하고 있는 걸까요? 제 친구들은 어장 관리하는 것 같다고 사귈 마음은 없고 시간 때우려고 만나는 것 같다고 하는데... 그 사람은 자연스럽게 만남을 유지하고 있는데 제가 너무 압박을 하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제가 먼저 빨리 사귀자고 말을 해야 하는 걸까요...?
- 애매한 소개팅남의 행동에 복잡한 M양


이렇게 생각해보자. 생일선물을 사주고, 심심할 때 함께 수다도 떨어주고, 영화도 함께 봐주는 것이 잘못되고 나쁜 일일까? 물론 잘못된 일도 나쁜 일도 아니다. 문제는 M양은 사귀자는 말을 듣고 연애라는 관계로 빨리 골인을 하고 싶은데 상대가 그러지 않는다는 거다! 


결국 문제는 M양이 원하는 대로 관계가 흘러가지 않기 때문이지 남자 쪽에서 어떤 술수를 쓰며 M양을 괴롭히는 건 아니다. M양은 "그럴 거면 잘해주지 말던가!"라고 말하고 있는데 사실 그런 식이라면 "애매한 게 싫으면 M양이 연락 끊으면 그만이잖아?"도 성립되는 말이지 않을까? 


모든 게 M양의 탓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시각을 조금 달리하면 M양이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길 해주고 싶은 거다. 


만약 M양이 친구들과 누가 먼저 솔로탈출을 할지 100만 원 빵 내기를 하고 있다면야 소개팅남에게 "난 지금 연인관계가 급해요. 당장 연인관계로 돌입할게 아니라면 서로 원하는 게 다르니 이만 서로 연락을 끊도록해요!"라고 으름장을 놓고 그 결과에 승복하면 그만이다. 


M양과 M양의 친구들은 남녀관계에 있어서 연인관계가 아니라면 그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식의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만약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이 남자와의 관계는 시간낭비이자 시간 때우기밖에 될 수밖에 없을 테니 과감하게 M양이 먼저 관계를 청산하자.


지금 M양의 생각을 모두 상대방이 알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만날 때마다 "뭐지? 사귀긴 할 건가? 혹시 날 가지고 노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면 상대방은 어떤 기분이 들까? "흐흐흐! 내가 어장관리를 잘 하고 있구나!?"할까? 현실은 매력이 떨어지고 또 부담스럽게 느낄 뿐이다. 


M양도 상대방처럼 여유를 가지고 느긋한 마음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지금은 뭔가 당하는 혹은 손해 보는 기분이 드는 것 같겠지만 솔직히 지금 M양이 손해를 보고 있는 게 뭔가!? 상대방이 이 관계를 빌미로 돈을 요구하던가!? 아니면 M양에게 열정 페이를 지급하며 일을 시키고 있는가? 


상대가 연인인 듯 연인 아닌 연인 같은 관계를 원한다면 M양도 그것에 맞춰 애매한 관계 자체를 여유롭게 슬기? 면 된다. 앞서 말했듯 그런 애매한 관계가 너무 괴롭고 그런 관계를 원치 않는다면 M양이 얼마든지 끊을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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