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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 합격한 공시생 커플 헤어져야 할까?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by 바닐라로맨스

우리가 어떤 선택의 기로에 섰다고 생각이 들 때, 많은 경우에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기보다는 지레 겁을 먹고 막연하게 불안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땐 자꾸만 자신을 양자택일의 상황으로 몰고 가기보다는 진정하고 어떤 선택을 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뜯기보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함께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던 여자 친구가 작년에 합격을 하고 이제는 저 혼자 남았네요... 여자 친구는 힘내라고 저를 응원하며 저를 기다려주겠다고 하지만 마음이 편하지는 않네요... 여자 친구가 기다려준다는 말이 고맙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래도 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지금은 괜찮아도 결국엔 헤어지자고 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제가 먼저 헤어지자고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2년째다 보니 부모님께 모든 지원을 바랄 수가 없어서 알바도 병행하고 있는터라... 데이트할 시간도, 비용도 너무 힘든 상황이네요... 아무래도... 여자 친구를 이쯤에서 놓아줘야 하는 거겠죠?
- P군

여자 친구를 위해서 헤어지는 게 맞는 것 같다는 P군... 사실 P군의 생각은 상당히 합리적인 생각으로 보이기도 한다. 여자 친구는 공무원 시험에 붙어서 P군과 다른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고, 공시생인 P군 입장에서는 여자 친구에게 해줄 수 있는 것도 또 함께 할 시간마저도 부족할 테니 말이다. 그러니 여자 친구를 위해서, 그리고 빨리 시험에 합격해야 할 P군을 위해서도 여자 친구와 헤어지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빠졌다. 그것은 바로 여자 친구의 의사다. 여자 친구는 분명 P군에게 기다리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이것이 P군을 위한 하얀 거짓말일 수도 있고, 지금은 정말 그런 마음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여자 친구의 마음이 변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지금 여자 친구는 P군과 함께 하겠다고 이야길 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지금 P군이 해야 하는 건 여자 친구의 마음을 지레짐작하거나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들을 걱정하고 여자 친구의 마음을 의심하기보다 여자 친구의 의사를 존중해주고 지금 당장 P군이 해야 할 일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아들러는 낙관적인 삶의 태도를 권한다. 마냥 나는 잘될 거야! 하는 식의 막연한 낙천적인 태도나 나는 절대 안 될 거야! 라며 지레 포기해버리는 비관적인 삶의 태도는 좋지 않으며 모든 일을 해낼 수 없을지라도 목표를 향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열중하는 낙관적인 삶의 태도를 가지라고 말한다.


P군이 지금 머리가 아픈 건 현재의 상황을 낙천적으로 볼 수 없으니 대뜸 난 안될 거야!라는 비관적인 생각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아들러는 비관적인 삶의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마음의 문을 닫고 타인을 불신한다고 하는데 지금 P군의 상황이 딱! 그러하지 않은가?


P군도 낙관적인 삶의 태도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 결국 나중에 여자 친구가 먼저 헤어지자고 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지레 겁을 먹고 먼저 헤어지자고 말을 하기보다 여자 친구의 말을 존중해주며 지금 당장 빨리 시험을 붙을 수 있도록 시험에 집중하며 상황에 맞는 데이트를 하는 거다. 여자 친구도 연애하며 시험에 붙었는데 P군이라도 못할 건 또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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