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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유 Oct 16. 2023

매일매일이 기적이야

존재만으로도 충분해요


잊지 말아요, 당신은 존재 자체가 기적이예요




오늘 갑자기 뜬금없이 눈물이 났다 

누군가에게 말하기 좀 쑥스럽지만

두리뭉실하게 말하자면

나는 어린 시절에 이런저런 사고가 참 많았다. 

동네에서 친구들이랑 달리기하며 놀다가 교통사고도 여러 번 많이 났었고, 

담벼락을 넘다가 치맛자락이 담에 걸려 바닥으로 고꾸라져 크게 다친 경우도 있었다. 

아차 하는 순간에 뜨거운 물에 손을 크게 데인 경험도 있다. 

세월이 너무 한참 지났기 때문에 까마득하게 다 잊고 있었는데 

오늘 갑자기 어린 시절에 내가 다치거나 아팠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땐 나에게 내일이란 없을 것처럼, 죽을 듯이 아팠는데

지금 아무렇지 않게 이렇게 잘 지내고 있는 내 모습이 

말 그대로 "기적"처럼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울컥하고 말았다. 


가을이 와서 가을 타는 건지?

나이가 들어 호르몬 때문인 건지? 

예전에 없던 감정들이 깜빡이도 없이 이렇게 훅 들어오는 건지 모를 일이다. 


길가에 붉게 물들어 가고 있는 예쁜 단풍만 봐도 

"와~"라는 찬사가 나오면서 

코끝이 뭉클해져 온다. 

예전엔 그렇게까지 아름답게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새삼, 새로운 시선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예전엔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상의 모든 것들이

"기적"이었음을 느끼고 마음이 숙연해진다. 

왜 예전엔 미처 몰랐던 것일까 

당연했던 이 모든 게 기적이었음을.










그게 바로 오늘이었네



"감사하며 살아야 돼~" 

라는 어른들의 말이 너무 많이 들어서 이젠 식상하게 느껴질 때쯤, 

'그거, 꼭 그렇게 의무적으로 감사해야 하는 거야?'라는 반감이 생길 만큼 

억지스럽게 감사하는 것이 탐탁지 않았던 적도 있었는데 

갑자기 핑그르르 도는 감동과 눈물 때문에 

오만하고 자만했던 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졌던 오늘이다. 

살다가 어느 날 

사소한 것에도 감동과 감사가 갑자기 폭포수처럼 밀려올 때가 있다던데

그게 바로 오늘이었네 








모든게 다 고마워


말 없이 내 옆에 묵묵히 있어주는 가족, 

나를 믿어주는 친구.

나의 일, 

건강한 몸, 

나의 일상을 채우고 있었던

정말 소소하고 평범했던 모든 것들이 눈부시도록 고마워.






유용하진 않지만 소중한 것들


평범한 일상도 기적으로 여기기.

사소한 모든 것들이 기쁨과 감사가 되어 돌아온다.

불평불만 꺼리들이 점점 사라진다.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이 새삼 새록새록 더 고맙게 느껴진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더 많이 사랑하게 된다. 

거창하고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도 

미완성된 존재라도 

그 자체로 , 그 존재만으로도 기적임을 감사하게 된다. 

너와 나의 평범한 일상들이 더욱 반짝이며 다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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