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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추천하는아나운서 Mar 21. 2023

숨 고르는 시간

메리골드마음세탁소_윤정은

<달러구트의 꿈백화점>을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면

10중 8은 좋아하지 않을까 싶은 서적.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아>를 집필했던 작가님의

신규 서적이자, 첫 장편 소설이다.



근래 들어서 주위에 힐링소설이 더욱 많이 보인다.

마음에 위안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뜻일까.


뭐, 일단 나는 그렇다.


작년까지만 해도, 모든 것에 치열하기만 했었지만,

올해는 조금 다르다.

여전히 치열하지만,

내 마음을 돌보는 게 우선이 된 2023년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 올해는 부드러운 느낌의 소설책을 많이 읽기로

스스로에게 다짐하기도 했다.

세상도 치열하고, 나까지 스스로에게 치열하니

위로받을 곳이 필요한 느낌이었다고 해두자.   


마라톤도 내 호흡이 흐트러지면 더 이상 힘들어진다.

그래서 무조건 빠르게 달리는 것이 아니라

걸음의 리듬을 계산하고,

자신의 속도에 맞추어 달리라고 하지 않던가.


이 책은 인생의 호흡법에 대해 얘기한다.




지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 줄 알아?

숨 쉬기.

숨 쉬기가 제일 중요해.
숨을 잘 쉬어야 살 수 있잖아?

잘 자고, 잘 먹고, 잘 웃기 위해서는...
숨 쉬는 게 기본이야.

숨이 잘 쉬어지면,
그때 문제를 마주하며 살아가면 돼.

문제없는 인생은 없어.

인생에 문제가 생기면 극복해 나갈 뿐이야.
도망가고 해결하고 그런 게 극복이 아니고,
그 문제를 끝까지 피하지 않고 겪어내는 거.

그게 극복이야."


참고로, 이 책은 판타지 소설이다.


주인공인 '지은'에게는 두 가지 특별한 능력이 있다.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고 그것을 치유하는 능력.

그리고, 원하는 것을 실현하는 능력이다.


이 능력들은

꼭 선한 목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한다는 마을의 규칙이 있다.


다만, 이러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에게는

꼭 넘어야 하는 시련 또한 다가온다.


시련을 극복하지 못하면 능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고,

극복하면 능력을 완전하게 갖추고

빛이 되는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


자신의 능력을 깨달을 즈음에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사고가 일어나 버렸던 지은은

능력이 전혀 감사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랬기에, 다수의 슬픔에 공감하기보다는

자신의 슬픔에 젖어서 자주 방황하며 수천 년을 보낸다.

그리고는 그저 자신의 능력을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이루어내는 것에만 사용한다.

(이상하게도 죽거나 소멸하지는 않음. 목숨이랄 게 없는 듯?)


끊임없이 방황하던 지은은 대략 수 천 년이 지난 뒤에야,

자신의 삶의 목적을 깨닫는다.


많은 사람들의 슬픔에 공감하고 그들의 마음을 치유해 주는 것.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삶의 목적이고,

원하는 것을 이뤄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결론 내린 것.


그리고는 인간 마을 ; 메리골드에 가서 '마음 세탁소'를 개업한다.


그곳에서 본격적인 이야기들이 시작된다.

->여기서, 취업, 사랑, 가족, 등등 다양한 아픔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재하:

"끝까지 피하지 않는 게 극복이면 너무 힘들지 않나요?"


지은:

"물론 힘들지. 어렵고.
하지만, 그렇게 겪어내고 난 뒤에
그 문제는 더 이상 문제가 아닌 게 되는 거야.

마음의 얼룩도 그래.
자기 얼룩을 인정한 순간,
 
더 이상 얼룩이 얼룩이 아니라
마음의 나이테가 되듯이 말이야."


자신 또한 수 천 년 동안 마음고생을 하며 지낸 만큼,

지은은 '마음 세탁소'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진심 어린 공감뿐만 아니라, 나름 경험이 담긴 말들을 전해준다.


어쩌면 큰 틀에서는 지은의 긴 시간의 방황도

신의 계획이었을지도.


지은:

"사람은...
누군가 딱 한 명만 자신을 믿어주고 응원해 주면 살 수 있는 것 같아.

그 한 명을 만나기가 어렵잖아.
그래서 나는 그 한 명이 되어주고 싶어.

누군가 기도하는 마음으로 간절히 안녕을 빌어주면
더 살아갈 힘이 나지 않을까 싶어서"





연자:

"불행하다 느꼈던 상처를 지우고 싶던 순간이 물론 많았지만
그날들이 있었으니 오늘이 좋은 걸 알지 않겠어요.

불행을 지우고 싶지 않아요.
그 순간들이 있어야
오늘의 나도 있고, 재하도 있으니까요.(중략)

사장님, 저 지금 사이버대학 다녀요.
상담심리학 공부하고 있어요.

공부해 보니
제가 가진 상처가 다른 이의 상처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큰 도움이 되네요. (중략)

돌아보니 그 상처들도 다 내 삶이었어요.
상처 없으면 나도 없더라고요."


맨 처음에 등장했던 '재하'의 엄마 '연자'.

'재하'가 엄마의 상처를 치유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연자는 자신의 상처가 오히려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며, 귀하다고 얘기한다.


이는 어쩌면 '지은'의 이야기였지 않았을까.


지은: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길이고,
내 선택이 옳은 것이라 잘될 것이라 믿는 다면
결국 그렇게 될 거야.

말하는 대로, 믿는 대로,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살아가는 능력이
이미 네 안에 있어.

그냥 의심하지 말고 자신을 믿어봐.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믿어봐.

그리고 기억해.

신은 인간에게 최고의 선물을
시련이라는 포장지로 싸서 준대.

오늘 힘든 일이 있다면,
그건 선물 받을 준비를 하고 있는 거야.

엄청난 선물의 포장지를 벗기는 중일 수도 있다는 거지.


마지막으로 '지은'은 자신의 세탁소를 방문한 이들에게

당신들에게도 특별한 능력이 있다면서 위와 같이 얘기한다.


'말하고 믿는 대로 이루어지는 능력'


그러고 보면,

'말'이라는 것은 참 신기하고도 무서워서

내가 오늘 중얼거린 만큼 행동하고 생각하게 만든다.


'햄버거야 나타나라'같은 것은 아니더라도

내 목표만큼은 가까이 다가가게 만들 수 있는 게

'말'이기는 하다.


그러니,

조금 벅찬 요즘이라면

숨을 고른 뒤 발걸음을 정돈하고

내 목표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말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 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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