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신 분이 가볍게 떠나셨다.
그 발걸음은 얼마나 무거우셨을까
두고 가는 가족들의 모습을 떠올리셨겠지
이젠 가볍게 가시길
꽃씨만큼 가볍게 하늘하늘
느릿한 이모부의 음성이 밤새 귓가에 맴돌았다
이십 대의 대학생 이모부는
마지막 모습을 감추고
한 줌 가벼운 꽃씨로 이모의 눈물이 되고
통곡이 되고
미련이 되고
슬픔이 되고
아버지를 잃은 장성한 아들의 아픔이 된다
어떻더라도 안타깝겠지
만
이렇게 안타까울 수 있을까
황망한 마지막은
어딘가에서 또렷한 시작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