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나 좀 쩌는 듯.
KTX를 타고 광명역으로 향했다.
텅 빈 기차칸,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나는 네 명이 마주 앉는 좌석 뒤에 앉아 창밖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다음 역, 정장을 입은 아저씨 여덟 명이 올라탔다.
그들은 내 앞자리에 네 명씩 마주 보며 앉더니, 광명역에 도착할 때까지 줄곧 회의를 했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잠은 다잤네.
아니. 꿈인가?
벌써부터 여행의 시작이 느껴졌다.
새로워. 짜릿해.
광명역에 도착해 인천공항행 버스를 탔다.
(알고 보니 굳이 기차를 탈 필요도 없었다.
광명에서 인천공항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있었는데, 그건 여행이 끝나고 나서야 알았다.)
(그렇다, 나는 인천공항을 처음 가본다.)
완전 여행이다. 짜릿해. 하하.
그렇게 도착한 내 생애 첫 인천공항
드라마나 예능에서 연예인들의 공항 패션으로만 보던 곳에 내가 서있다니
‘혹시 연예인 만나는 거 아니야?’ 하는 설렘이 괜히 스쳤다.
짜릿해.
체크인을 하고,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먹고, 스타벅스에 자리를 잡았다.
내 첫 액션캠을 꺼내 테스트했다.
고민고민을 하다가 전날 쿠팡으로 급하게 주문했다.
처음 보는 신문물
“짱 신기하군. 나 이러다 엄청난 여행 유튜버 되는 거 아니야?”
빠니보틀, 곽튜브, 원지, 벨로르 레츠고…
비가 조금씩 내렸지만 비행기는 제시간에 출발했다.
피곤했던 나는 곧 깊은 잠에 빠졌고,
눈을 뜨니 베트남 나짱, 깜란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을 나오자마자 택시 기사들이 몰려들었다.
“절대 바로 앞에서 부르는 택시는 타지 말고 , 꼭 그랩을 부르라.”
인터넷에서 본 문장이 번쩍 떠올랐다.
그랩을 불렀지만, 기다리는 동안 기사들이 계속 말을 걸었다.
화면을 보여줘도 소용이 없었다.
슬슬 짜증이 올라올 때쯤 드디어 내 그랩 기사님을 만났다
택시는 공항 밖 주차장 쪽에 있었고
깜깜한 밤길을 걸어가며 조금 무서웠지만
“나는 강하다. 나는 강하다.”
스스로를 세뇌하며 따라갔다.
(가는 내내 좀 무서워서 액션캠으로 혼자 유튜버인 척을 했다는 것은 안 비밀이다.)
숙소로 가는 길
창밖은 어둡기만 했지만 나 혼자!! 내가!! 베트남 나짱에 있다니!!
그 사실만으로도 설렘이 가득했다.
숙소에 도착해 체크인을 마치고 방에 들어갔다.
엥 이게 뭐지...?
방 안쪽에 있는 문 하나가 눈에 띄었다.
아무리 해도 열리지 않았다
너무나도 수상한 문이었다.
급하게 검색을 해보니 두 방이 연결된 구조로
여러 명이 함께 왔을 때
양쪽 방을 예약하면 문을 열고 연결해서 쓸 수 있는 구조라고 했다.
"하... 수상하지만 뭐, 내일 생각하자."
피곤한 몸을 침대에 던졌다.
그렇게 나의 해외에서의, 여행에서의 첫 밤을 보냈다.
“두둥! 오늘은 여기까지.”
힘들거나 뭔가 잘못된 것 같을 때
“지금부터가 반전”
이 말을 중얼거리면 마음에 용기가 생긴다
덤으로 넷플릭스 시작음 ‘두둥!’을 함께 넣으면 더 극적으로 느껴진다
“두둥! 지금부터가 반전.”
그러면 왠지 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용기가 생긴다
이번엔 살짝 변형해서
“두둥! 지금부터 시작. “
벌써부터 뭔가 엄청난 일을 해낼 것 같은 에너지가 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