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가면감. GMG.
집주인분에게서 연락이 왔다.
"혹시 집계약 연장 더 하실 건가요?"
NOPE!!
원래라면 연장했을 것이다.
제주 생활에 만족했고, 별다른 불만도 없었다.
그런데 냐짱 비행기표가 생기고 나서 모든 게 달라졌다.
동남아 일주라는 계획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무슨 패기였을까.
1~2주로 다녀오는 여행으로는 도저히 나의 성에 차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 오랜 고민을 하지 않았다.
그 집은 나의 제주살이 첫 집이었다.
발품 팔아 어렵게 구했던 작지만 소중한 나만의 공간.
아침마다 테라스에서 바다를 보고,
저녁이면 하늘이 빨갛게 물드는 것을 바라보던 소중했던 시간들.
행복했다!!!
결심을 한 뒤 나는 이삿짐을 전부 정리했다.
맥시멀리스트인 나는 제주살이 동안 짐이 무지하게 많이 늘었고
결국 박스만 열 개가 나왔다.
혹시나 짐이 내가 없는 제주로 되돌아오는 그런 사상 초유의 사태는 면하기 위해
본가 육지로 가기 4일 전, 이삿짐을 미리 보냈다.
다행히 그런 일을 없었다.
하지만 혼자 이삿짐을 싸고, 옮기고, 정리하느라 너무 힘들었던 나머지
결국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로
보내면 안 될 짐까지 몽땅 보내버렸다.
그래서 남은 4일 동안, 텅텅 빈
진짜 아무것도 없는 집에서 이불도 없이 지냈다.
불편했지만
온전히 그 공간과 여행의 설렘을 가득 안고 있던 나에게
그 나름 낭만 있었을 지도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