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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lopenspirits Mar 28. 2024

자존심 상해

휴직 86일 차

     지인이 놀러 오면 데려갈 리스트가 몇 개 있다. 식당과 카페, 바 몇 가지를 마련해 놓고 돌려서 쓰고 있다. 식당 중 대표적으로는 칼국수 집과 오리고기 집, 그리고 오늘 간 닭갈비집이 있다. 닭갈비 집은 집 근처이긴 하지만 내가 알아낸 곳은 아니다. 오히려 멀리 사는 친구가 너네 집 근처에 유명한 맛집이 있다며 나를 데려갔다. 그 후로 딱히 생각나는 메뉴가 없을 때는 항상 그곳으로 가족과 지인들을 데려갔었는데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 다들 맛있다고 했었다. 그게 빈말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가게에 걸린 미슐랭 선정 플래카드도 성공률을 대변해 줬다.


     오늘은 실패했다. 맞은편, 먹고 있는 친구의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나만 숟가락 젓가락을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헤어질 때 물어봤다. 솔직히 거기 별로였죠? 그랬더니 그냥 평범했다고 했다. 그 말은 맛없다는 뜻이다. 얼른 다른 식당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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