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크리스마스 선물

고민도 크리스마스 선물

by 오늘도책한잔


어젯밤 캥거루와 한바탕하고 근육이 노란 고무줄처럼 당겼다. 된장 풀고, 시금치와 두부를 넣은 얼큰한 된장찌개에 흑미밥 먹고, 침대에 누웠다.


'아이 배가 덜 찼던 것인가?'


들기름을 넣고 볶아 대기 시작했다.


"그만 좀 해!"


악을 쓰다, 견디다 못해 오전 11시 침대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마을 길을 지나 농로 포장길 앞까지 갔다.

얼마 전 공사하는 모습을 보고 남편이 말했다.


“저렇게 포장할 필요가 있을까?”

“필요 있으니까 하겠지.”


자연을 달린다


아이는 자연을 향해 춤을 추듯 페달을 밟았다. 포장이 끝나는 길, 슈퍼에 들렀다. 뻥튀기 과자와 구름 사탕을 샀다. 옆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 바닐라 라테 한 잔을 마셨다. 순간, 핑 도는 것이 몸을 감쌌다.


20191225_123155.jpg 마을카페에서숨돌리기


‘자연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


자연에 나오자마자 잔소리가 끊기고, 숨을 편하게 쉬며 생각을 했다.


'크리스마스 선물과 케이크, 특별한 음식으로 사는 것이 아닌, 주어진 생을 감사하며 사는 것이 아닐까?'


산타가 되어 선물하지 않았다. 자연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다, 나뭇가지를 주워 칼싸움을 했다. 여름 내복을 입고, 나온 딸아이가 오빠와 냇물에 들어가 물장구를 쳤다. 털 모자를 쓰고 지나가던 할머니 세명이 살다 살다 처음 본다는 표정을 짓고 말했다.


20191225_131143.jpg


“감기 걸린다. 빨리 나와라.”

“아이고, 다리가 뻘겋게 될 때까지 저러고 노네.”

“애 엄마는 그냥 보고만 있네. 쯧쯧쯧.”


'할머니는 아이를 어떻게 키웠을까?'


아침이 되면 자명종 소리처럼 엄마의 잔소리가 시작된다.


‘일어나라, 밥 먹어라. 씻어라. 학교 늦는다. 빨리 옷 입어라.’


학교에서 돌아오면 또 시작이다.


‘씻어라. 밥 먹어라. 이빨 닦고, 빨리 자라.’


잔소리를 정리하니,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 밥 먹는 것. 씻는 것이다.

아이는 고무줄과 같다. 당기면 당길수록 탄력을 받아 튕겨 나간다.


'얼마만큼 고무줄을 당겨야 할까?'


집에 도착했을 때, 다시 시작됐다.


“어서 씻어.”


밭에서 깨온 시금치를 세탁실에서 냉수로 다듬기 시작했다. 손가락이 고무줄처럼 빨갛게 부어올랐다. 냇물에 담겼던 아이의 다리가 생각났다.


‘이 차가운 온도를 아이는 어떻게 견뎌 냈을까? 자연의 놀이가 고통까지도 뛰어넘게 했던 것일까?’


아이의 다리를 보니, 모래알처럼 피멍이 들어 있었다.


'내복을 옆에 두워도 입지 않고 있는 아이에게 잔소리를 해야 되는 것일까?'


생각하며 로션을 발라줬다. 아직도 내복을 입지 않은 아이에게 소리를 질러야 될까 말까 고민이다.


‘엄마의 할 일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일까?


빨간 포장지로 감싼 고민을 산타 할아버지가 두고 갔다.


20191225_132616(0).jpg 누구의발자국일까?
20191225_132654.jpg 우렁각시는왜수줍음이많을까?
20191225_142550.jpg 뽀빠이아저씨가좋아하는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