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여전사

글봉오리

by 오늘도책한잔

"새해 새 아침이네요.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 굳센 여전사로 사시길!"



2019년을 보내는 준비도 2020년을 맞이할 준비도 하지 않았다. 새해의 태양이 떠올랐다. 진흙탕 같은 시간, 초록 줄기에서 글봉오리가 맺혔다. 희로애락 생애 꽃을 피우 것은 자신이다. 2019년, 12월 31일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있었던 일을 되새김질했다. 토할 것 같은 두통이 시작됐다. 주방에 쌓인 찌꺼기가 붙어 있는 그릇을 수세미로 닦았다. 흐르는 물에 헹구자 제 색을 되찾았다. 선생님이 말이 생각났다.


“단물만 빨아먹는 낡은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세요. 단 하나이고, 단 한 번뿐인 생을 의미 있게 살아가세요.”


설거지하고, 분홍 행주로 나무 식탁을 닦았다. 음식물이 붙어 있는 행주를 맨손으로 빨아 널었다. 행주는 다시 본래의 색이 되었다. 마음의 창에 붙어 있던 미세먼지를 닦을 수 있는 것도 자신이다. 머릿속에서 복잡한 감정을 밀어내고, 에메랄드 해변을 떠올렸다. 순간, 여름 바닷가의 짜고 더운 바람이 느껴졌다. 주방 창을 열고 나갔다. 자연의 바람을 느끼며 서 있었다. 일곱 개의 산봉우리가 겹겹이 쌓인 산을 보며 대화했다.


‘어제가 아닌, 오늘이 바로 생일이다. 살수 있다는 것, 들숨날숨으로 숨 쉴 수 있는 오늘이 바로 새해다. 주어진 오늘,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


두통을 누르며 운전대를 잡았다.


"얘들아, 어제 있었던 일은 지금 이 순간, 단칼로 잘라 버렸어. 엄마는 오늘, 지금을 살기로 했어. 이 순간을 감사하며 너희와 함께! 우리 매일매일을 여행하며 살자!”


“엄마, 바로 그거예요! 잘했어요.”


“그래! 오늘 어디로 여행 갈까?”


“먹으러 가요!”


“좋다!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가기 전에 우체국 들렀다 가자."


제주도 푸른 바다에서 살고 있는 소중한 인연에게 책을 보냈다. 다시 브런치가 있는 카페로 차를 몰았다. 버터빵과 베이컨이 들어 있는 빵을 쟁반에 담고, 양송이 수프를 주문했다. 아이들 입으로 오물오물 들어가는 것을 바라보며, 생애 기쁨을 느꼈다.


춤추는 생애 기쁨


‘괴로움을 감싸고 앉아 가만히 있으라고 소리만 질렀다면?’


이 순간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아이는 빵을 먹고 난 뒤 이렇게 말했다.


“엄마, 창을 바라보고 있을 께요. 한 꼭지만 쓰세요.”


아이도 안다. 엄마에게 글 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카페에 앉아 글 쓴다. 박지은이 된다.



인생의 쓴 물, 단물, 빨아먹으며 글을 쓴다.

살기 위해 쓴다.

생각하기 위해 글 쓴다.

삶이 글이 된다.


누군가는 꾸덕꾸덕 진흙을 던지며

"박지은! 지은아!"

불렀지만,


나는 나다. 있는 그대로 박지은이다.

여전사가 되어 의지의 칼로 가시덤불을 자른다. 어린 왕자의 칼을 차고, 단 한 번뿐인 생애를 걸어간다.


'생의 글봉오리가 피어나다.'


화가 박인희, 새해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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