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되면 의무감으로 닭장에 가요. 해지면 닭은 횃대에 올라 잘 준비를 해요. 봄이 되고 병아리를 부화시켰어요. 창고에서 키우다 지난주에 닭장에 넣었어요. 3일은 닭장만 있다, 4일째부터 병아리 한 두 마리가 밖으로 나와 돌아다니기 시작했어요. 5일째 되는 금요일 저녁, 다 들어갔는데 병아리 한 마리가 안 들어가 남편이 만들어 놓은 그물 막대를 들고 쫓아다녔어요.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보자.'
으르렁 거리며 달려들자 병아리는 산속 풀더미로 들어갔어요. 남편한테 말했더니 그냥 두면 저절로 들어갈 것을 미련한 짓하다 병아리 한 마리 잃어버렸다고 혼났어요.
'들짐승한테 습격을 당했을까?'
걱정하며 며칠 동안 산을 뒤져봐도 병아리 깃털 하나 발견하지 못했어요. 기르던 병아리 간수 못한 죄책감이 3일 갔을까요? 수요일 아침, 아무 생각 없이 닭장에 갔는데 솜털 같은 백봉 병아리가 닭장 주변을 벨로키 랍토르처럼 뛰어다녔어요.
'이야, 이놈 살아서 돌아왔네.'
야생을 돌아다니다 와서 그럴까요? 더 날쌔 졌어요. 닭장 안에 병아리들이 삐악삐악 하고 있는데 턱이 높아 쉽에 들어가지 못했어요. 또다시 병아리를 잡는 추격전이 시작되었어요. 아이들 등교 시간도 잊고요. 그러다 사료가 떨어졌길래 닭장에 들어가 사료통을 채우고 남은 것은 밖에 뿌렸어요. 그랬더니 큰 닭 사이에서 병아리가 사료를 쪼아 먹고 있었어요.
'그놈 참 대범하다.'
정신없이 사료 먹고 있는 백봉 병아리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5일간 야생을 뛰어다니며 얼마나 강해졌을까?'
아이도 이와 같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