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달리기 보고(2)

by SJ in Wonderland

(이어받아)


5km 달리기 자체는 순조로웠지만, 달리고 난 뒤 느낌이 좋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니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가 발등에서 발바닥으로 내려갔는데, 전과는 통증의 종류가 조금 달랐다. 이번에는 발바닥의 핏줄에 '작은 얼음 알갱이'가 몰려다니다 자기들끼리 서로 부딪히는 것 같은 '날카로움'이었다. 오른발에 따뜻한 찜질을 하면 통증은 사라졌지만 자고 나면 다시 같은 통증이 되살아났다.


당분간 뛰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을 내렸다. 통증이 잠시 잦아들면 뛸 수는 있겠지만 그 러닝 때문에 다시 통증이 되돌아온다. 통증을 계속 안고 달리고 쉬는 것을 반복하는 것보다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고 다시 조금씩 달리는 것이 낫다고 결론을 내렸다. 통증이 과연 언제 사라질지 짐작조차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움직이지 않고 충분히 쉬어 주면 사라질 거라고 믿고 싶었다. 그래서 9월 중순부터 아예 달리기를 할 생각을 접고 자체 '요양'에 들어갔다.


아, 그런데 복병은 전혀 엉뚱한 곳에서 나타났다. 바로 '운전'이었다. 추석 연휴에 접어들면서 이런 저런 이유로 장거리 운전을 해야만 하는 일이 몇 번 생겼는데, 이 운전이란 게 발뒷꿈치를 한 곳에 고정한 채로 발등을 몸쪽으로 끌어 당기거나, 내리 누르는 일이다.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번갈아가면서 오른발로 밟아야 하는데, 이때도 뒷꿈치를 고정한 채로 당기거나 누르는 각도를 바꿔야 하니 매번 부담이 그대로 전해진다. 한동안 운전을 하고 나면 그동안 그다지 의식하지 않고 지냈던 통증이 밀린 빚을 독촉하는 채권자처럼 찾아왔다.


결국 추석연휴가 끝날 때까지 더 악화되지도, 더 나아지지도 않는 상태가 계속됐다. 달리기를 하지 않으니 몸무게가 다시 늘지 않을까 그야말로 '노심초사'했지만, 현재까지 큰 변화는 없다. 열심히 달린 8월 말의 몸무게가 66.5kg이었는데, 그동안 때로 1kg 증가했다가, 먹는 걸 조금 줄이면 다시 67kg대로 복귀하는 사이클을 반복하고 있다. 다행히 이 정도의 몸무게를 유지하는 것에 몸이 전반적으로 적응을 한 것 같다.


그리고 오늘(10월 15일) 오후에 안양천 5.5km 코스를 달려보았다. 평소보다 속도를 많이 낮추고, 달리는 자세와 호흡에 집중하면서 달렸다. 숨이 차면 잠시 쉬기도 했다. 오른쪽 발목은 살짝 무거웠지만 통증은 없었다. 오른쪽 발목에 온 신경을 집중한 탓에 마지막 1km 구간에서는 혹사당한 왼쪽 무릎이 무거워져 속도가 더 느려졌지만, 그다지 개의치 않았다. 언제 이런 계절이 되었나 싶을 정도로 가을 하늘은 아름다웠고, 공기는 선선했다. 평속을 km당 3분대로 끊으며 빨리 달리는 것도, 한 달에 100km를 채우며 많이 달리는 것도, 그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나의 집착이다. 천천히 나만의 페이스로 눈 앞에 다가오는 길을 두 발로 달려내면 그만이다. 이 당연한 걸 깨닫는 데 너무 먼 길을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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