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지눌 스님 / 글, 그림-서주
월간 '불광'에 보조 지눌 스님의 계초심학인문을 쉬운 해석과 그림으로 연재(2017년 1년간) 한 적이 있습니다.
출가하며 처음 배웠고 외웠던 말씀이라 제겐 각별한 글입니다. 함께 나누고 싶어 브런치에 다시 옮깁니다.
12.
“아픈 사람이 있거든 모름지기 자비로운 마음으로 간병하고 보호하며 손님이 오거든 모름지기 흔연하게 맞이하고 어른을 뵙거든 모름지기 엄숙하고 공손하게 길을 비키며 수행에 필요한 도구를 갖추되 모름지기 검소하고 절약해서 만족한 줄 알며” 有病人이어든 須慈心守護하며 見賓客이어든 須欣然迎接하며 逢尊長이어든 須肅恭迴避하며 辦道具호대 須儉約知足하며
병자를 향한 자비의 마음과 도량에 발걸음을 해주신 손님을 귀히 여기고 환대하는 마음, 어른 스님을 존경하고 언행을 삼가는 마음과 시주물을 소중히 여겨 아껴 쓰는 마음을 거듭해서 발현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모든 존재가 부처님에 다름 아니고 너와 내가 둘이 아님을 그 실천 속에서 깨달아 갑니다. 오로지 ‘나’만 생각했던 마음이 점점 조복 되어 갑니다.
13.
“공양할 때 마시고 씹는 소리를 내지 말며 수저나 발우를 집고 놓을 때 모름지기 편안하고 조심스럽게 하고 얼굴을 들어 돌아보지 말며 곱고 맛있는 것은 좋아하고 거칠고 맛없는 것은 싫어하지 말며 모름지기 묵언하고 잡념 하지 말며 공양하는 것이 다만 몸이 마르고 쇠약해지는 것을 치료하여 도업을 이루기 위함인 줄 알아야 하며 모름지기 반야심경을 생각하되 삼륜이 청정한 줄을 관하여 도를 닦음에 어그러짐이 없어야 합니다.” 齋食時에 飮啜을 不得作聲하며 執放에 要須安詳하야 不得擧顔顧視하며 不得欣厭精麁하고 須黙無言說하며 須防護雜念하며 須知受食이 但療形枯하야 爲成道業하며 須念般若心經호대 觀三輪淸淨하야 不違道用이어다.
재식齋食은 불공을 올린 후 먹는 식사로서 출가수행자의 점심공양을 말합니다. 재식의 행위는 수행과도 같습니다. 수십, 수백 명이 공양해도 누구도 공양하지 않는 것처럼 조용히 합니다. 섭취하는 음식은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약과 같은 것일 뿐, 맛과 향에 집착하여 탐심을 내지 않습니다. 공양 중 일체의 잡념을 쉬되 다만 보시하는 사람, 보시받는 사람, 보시하는 물건 이 세 가지三輪가 모두 청정함三輪淸淨을 관합니다. 즉, 주고받는 사람의 마음과 물건이 깨끗하고 보시의 행위에 의도나 집착이 있을 수 없음을 바로 봅니다. 이렇듯 가장 기본적인 먹는 행위에서부터 불도를 닦는데 어긋남이 없도록 경계하고 주의 깊게 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