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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재오 Jun 28. 2020

철학의 인식론적 전환 -루소와 영국의 경험론, 첫 번째

로크 실재론적 경험론

루소 “에밀”에 나타난 철학의 문제 - “사보이 신부의 신앙 고백”은 칸트의 선험철학(Transcendental Philosophy)의 기반이다. 


우리는 위에서 루소가 동시대의 선배 철학자 데카르트를  공부하고 나름대로 소화하고 있음을 보았다. 그러나 루소는 데카르트뿐만 아니라 영국의 경험론 철학을 다 공부를 하고 두 철학의 종합을 도모한다. 이런 루소의 작업이 있었기에 그 뒤에 독일의 칸트에 의한 근대 철학의 완성이라고 할 “선험 철학” 혹은 “비판철학”이 성립될 수 있었다. 




로크의 “실재론적 경험론” 


지금까지 경험론의 선구자 로크에 대한 특정한 수식어가 없었는데 필자는 이를  “실재론적 경험론”라고 규정한다. 그의 경험론이 어디까지나 실재론 혹은 “소박실재론”의 기초 위에 있기 때문에 이렇게 부른다. 

     

※참고로 실재론(Realism)이란 아리스토텔레스나 중세의 스콜라 철학 같은 철학도 실재론이다. 여기에는 감각적 대상뿐만 아니라 관념적 대상 즉 보편적 개념들도 다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믿는 것이다. 


여기에 비해서 소박실재론이란 위에서도 설명한 것처럼 눈에 보이는 대상과 눈밖에 있는 대상이 일치한다고 믿는 단순한 실재론이다. 


근대 인식론적 철학의 아버지 존 로크

존 로크(John Locke, 1632년 8월 29일 - 1704년 10월 28일)는 잉글랜드 왕국의 철학자·정치사상가이다.

로크는 영국의 첫 경험론 철학자로 평가를 받지만, 사회계약론도 동등하게 중요한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사상들은 인식론과 더불어 정치철학에 매우 큰 영향을 주었다. 그는 가장 영향력 있는 계몽주의 사상가이자 자유주의 이론가의 하나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저서들은 볼테르와 루소에게 영향을 주었으며, 미국 혁명뿐만 아니라 여러 스코틀랜드 계몽주의 사상가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그의 영향은 미국 독립 선언문에 반영되어 있다. (출처: 위키 백과)


그런데 루소가 자신의 연구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데카르트에서 출발하지만 영국의 경험론 즉 로크의 철학도 수용을 한다. 


경험론(empiricism)이란 일체의 지식이나 관념이 의식의 외부로부터 온다. 혹은 오직 경험을 통해서 지식이나 관념이 생성된다는  사상이다. 이는 상당히 상식과 일치하듯이 보인다.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군대 안 가봤지?” “안 가본 사람은 몰라” 혹은 개그맨 김병만 콩트 대사처럼 “안 본 사람은 말들을 말아” 같은 태도를 말한다. 이처럼 경험론은 우리 삶의 중요한 진실을 표현한다. 즉 우리의 지식은 거의 대부분 경험에서 생긴다. 


경험에 앞서는 것을 전혀 포함하고 있지 않는 의식은 마치 아무 글도 씌어 있지 않은 백지(白紙) tabula rasa와 같다. 우리의 지식이나 경험 등은 모두 백지상태의 정신에 외부의 감각이 각인(刻印)될 때 발생한다. 원래 백지란 말은 아리스토텔레스가 한 말인데 로크가 이를 새롭게 만들었다. 로크는 백지에 글씨가 쓰이듯이 우리의 정신에 경험이 찍힐 때 지식이 성립한다고 한다. 

즉 경험주의자 로크(John Locke)는 경험에서 지식의 기원을 찾는다. 그러나 경험주의 철학(인식론의 세계)에 들어가기 전에 우선 우리는 상식적인 세계관을 먼저 알아야 한다. 


근세 인식론적 철학


 로크의 철학적 공로는 근대 철학의 가장 큰 특징인 인식론적 철학을 선구적으로 열었다는 데 있다. 그의 철학은 경험론이기도 하지만 필자의 견해를 따르면 근대 철학의 큰 특징인 인식론 철학을 보여 준다. 여기에 비해 중세의 철학은 존재론(ontology) 중심의 철학이었다. 

근세 철학의 특징 : 인식론적 철학 
고ㆍ중세 철학      : 존재론적 철학 

인식론(epistemology)이란 우리가 자연이나 사물에 대한 태도를 바꾸어 그것을 관찰하는 우리의 인식 기능을 연구하는 태도이다. 

이는 아래의 그림처럼 자연적 태도를 반성적 태도로 바꾸는 것이다. 


현대의 인식론으로는 후설의 현상학(Phenomelogy)이 있다. 필자는 대학시절 이 현상학을 이해하기 위하여 몇 주일을 고민한 적이 있었다. 그 결론은 “사람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서도 각자 다른  화면(영화)을 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게 놀라운 깨달음이었다. 

인식론의 특징은 일반 상식적 세계관 즉 소박실재론의 세계에서 세계를 인식하는 나의 지평으로 관심을 옮기는 것을 말한다. 


이를 반성적 사유(reflective thought)라고 한다. 대상으로 향하던 시각을 자신으로 돌리는 것이다. 

반성적 사유 : 대상으로 향하는 의식을 자신에게로 돌려 보는 방법  (=현상학적 환원) 

이것은 아래와 같은 그림으로 이해하면 쉽다.

로크의 철학도 이와 비슷하다. 위에서 필자가 말한 것처럼 우리는 우리가 보는 세상을 남들도 똑같이 보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실은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있어도 거기 있는 각각의 사람들은 모두 다른 모습을 보고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조각의 앞면을 보고 있으면 다른 사람은 조각의 뒷면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바꾸어 보는 것이 반성적인 사고이다. 후설(Husserl)의 경우 이를 환원이라고 한다. 

따라서 우리는 인식 반성의 철학에 들어가기 전에 우리가 가진 일상적인 태도를 먼저 알아야 한다. 이게 “소박실재론(naive realism)”이다. 


“소박실재론(naive realism)” 이란 사물이 우리가 보는 그대로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즉 사과나무 한 그루는 내가 그것을 보거나 안 보거나 그대로 존재한다는 상식적인 세계관이다.

소박실재론 = 상식적인 세계관

즉 세상은 나의 의식이나 정신에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믿음이다. 이게 또 그렇게 잘못은 아니다. 조국의 강산은 영원히 거기에 있다. 물론 조금 개발되고 변형되기는 하지만 대부분 그대로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내가 보는 것 인 만큼 나의 정신에 의해서 조작되고 형성되는 면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원근법적으로 세상을 본다. 즉 멀리 있는 것은 작게 보이고 가까이 있는 것은 크게 보인다. 그러나 실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모두 안다. 


이처럼 보이는 세계(현상계)와 실재의 세계는 언뜻 봐도 상당히 다르다. 여기서 우리의 눈이나 혹은 뇌가 무슨 작용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세계가 이를 보는 감각이나 정신과 관련 없이 그대로 존재하다고 믿는 상식적 세계관을 우리는 “소박실재론”이라고 한다. 철학적으로 말해서 현상과 실재는 다르다. 이런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물이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정신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믿는 견해가 소박실재론이다.


원근법으로 보이는 세계: 이것은 세상이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정신 독립적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정신을 통해서 구성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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