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작은 조각이라도 행복했으면...
아침 7시쯤 일어나 물 한 잔을 마시고 기지개를 켠다. 스트레칭도 좀 해야 하는데 몸이 점점 굳어버려서 한 때 유연했던 근육도 이제는 조금만 늘리면 툭 끊어질 것만 같다.
8시쯤 되면 뉴스를 조금 보고(계엄 이후로 뉴스 시청 시간이 늘어났다.)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한다. 지상파부터 OTT, 유튜브 채널까지 여러 개의 채널을 넘나들며 이것저것 틀어본다. 꽂히는 게 있으면 점심때까지 무언가를 시청하거나 오늘처럼 정신을 좀 차리게 되면 10시까지만 시청하고 도서관으로 가거나 어제 연습장에 빽빽하게 채워 넣었던 실기 이론들을 리마인드 해본다.
그러기를 잠시, 돈 없는 백수는 습관적으로 취업사이트부터 들어가 보지 않으면 누가 내 일자리를 채가는 것도 아닌데 괜히 안절부절못해서 잡코리아에 들어가 일자리 검색을 해본다.
오늘도 아침부터 잡코리아를 비롯한 취업 사이트를 들락거리며 계약직부터 단기 알바까지 이력서를 넣고 있다. 아무래도 한 두 가지 직무에 집중해서 이력서를 넣다 보면 웬만한 크고 작은 회사들은 눈에 익게 되는데, 특히나 이전에 내가 지원했던 회사들은 눈에 더 잘 띄게 마련이다. 분명 몇 달 전 면접을 보았던 회사인데 그 이후로도 자주 새 구인 공고를 올리는 회사들도 꽤 있다.
나는 이들 회사의 공고가 자주 올라오는 것을 보고 구직 초장기에는 '나보다 더 훌륭하고 적합한 사람을 뽑으려고 하는구나'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가 또, 어찌 보면 어렵게 채용한 사람들이 얼마 버티지 못하고 그만큼 자주 바뀐다는 이야기도 된다는 생각에 살짝 위안을 해보기도 한다. 그런 기업이라면 나 역시 버티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고 급여는 좋지만, 근무 환경이 (사람이나 회사 분위기)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실, 계약직으로 가서 일을 하다 보면 회사마다 다르긴 하지만 계약직 직원은 거의 대부분 '없는 사람'처럼 성실하게 맡은 일을 하다가 계약 만료일에 사라져 주기만 하면 되는 곳이 대부분이다. 같이 일하는 담당자 한 두 사람을 제외하면 나와 인사를 하는 사람도, 내 이름을 아는 사람도 없다.
취업사이트 몇 개를 검색한 후 지원할 곳들을 스크랩한 후 해당 기업의 지원서를 내려받아 작성 후 메일로 지원을 한다. 하루에 알바까지 하면 최소 4~5군데에서 많게는 10개도 지원해 본 적이 있다. 지원하고 싶다고 다 지원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안 될 걸 알면서도 지원하는 곳도 몇 군데 된다.
오전의 대부분은 이렇게 취업 활동을 하고, 점심을 먹는다. 그나마 하루 중 점심을 먹는 시간이 가장 평화롭다. 마음은 조금 무겁지만 눈치 볼 필요 없고, 자유롭게 유튜브나 음악을 들으면서 밥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이라서 좋다. 식사를 마치고 집안을 정리하고 나면 서둘러서 백팩에 제본된 실습 이론서나 기출 자료집을 들고 도서관이나 카페, 스터디 카페 등을 간다. 대개는 공공 도서관을 가는 편이고, 너무 집중이 안 되는 날은 도서관에 앉아서 딴짓을 하기도 한다.
등짝을 한 대 때리거나, 한심하기 그지없지만 어쩌겠나... 어쩌지 못하는 내 몸과 뇌를...
이럴 때는 남에게 피해라도 주지 말자 싶어 조용히 도서관 복도로 나와 자판기 커피를 뽑아 마시거나 정문으로 내려와 바깥공기를 들이마셔 본다. 그러나 갑작스레 더워진 날씨로 밖을 나와 머리를 식히는 일은 반대로 머리에 강렬한 자외선을 쬐게 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요 며칠 동안은 자제하고 있다.
대신, 그늘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바람이라도 솔솔 부는 자리라도 발견하면 작은 기쁨이 된다. 돌아서면 까먹는 공부의 반복을 되풀이하는 내가 과연 단답+서술형 시험에서 붙을지는 알 수 없지만, 매일매일 돈 걱정에 하루가 다르게 깊이 늙어가지만 하루 중 잠깐이라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남들의 행복을 빌어 줄 여유가 없지만, 내 글을 읽는 다른 분들도 모두 하루의 작은 조각이라도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