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귓전을 스치는 노래 한 소절
무심코 집어든 책에서 마주친 글귀 하나
잊고 살아온 누군가의 소식
시공간을 넘어선 곳으로 데려가는 향기와 풍경들은
잰 걸음, 급한 마음, 소맷자락을 붙들어
우리를 멈추게 한다.
가시지 않은 새해 무드로 들뜬 그날 오후
스쳐 지나는 이들 틈틈이 멈춰 서있던 몇몇 사이에서
순간은
정.
지.
모.
드.
올해는 당신입니다.
여태 걸어온 길과 앞으로 가야할 길을 떠올리고
마음에 걸리는 일들을 놓아버리고
'이번만은, 올해는 꼭...' 매년 다짐했다 깨버린 약속들도 날려버리고
마땅한 내 자리, 내 순서, 내 시간을 번번이 내준 허탈감과
남의 인생인 양 행방이 묘연했던 존재감 제로의 날들도 함께 보내주면서
지금이 처음이고
오늘이 첫날이고
여기가 시작인 것처럼 첫발을 내딛는 순간, 알게 되었다.
우리를 멈추게 하는 것이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