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름바다 Apr 29. 2020

back to normalcy

the day after tomorrow

태양은 황금빛 자락을 찬란하게 끌면서 지평선 너머로 내려앉았다. 저물면서 빛나는 태양의 금빛으로 산책자들의 마음은 얼마간 따듯해 졌을 것이고, 우리는 조금은 더 호의적인 내일을 기약해 보았을지도...... 태양이 황금빛 자락을 길게 드리워 놓은 호수의 표면은 그 옛날 터너가 그련던 투명하고 아름다운 루체른의 호수를 생각나게 했다. 4월의 끝자락을 향해 불어오는 바람은 여전히 청명했다. 오솔길이 끝나는 자리에서 만나게되는 선셋파크에서 황금빛으로 저무는 하늘을 대면하니 잘 한것도 없는데 상받은 기분이 들었다. 태양이 사라지고 나자 오늘은 달과 조금 멀어져 남서쪽 아래에 놓여있는 비너스를 만났다. 어제는 달로부터 네시 방향이었고 오늘은 다섯시 방향에 서 있다. 내일은 그럼 여섯시에 서 있을텐가 비너스는?

t


어제 오후, 그렉 아봇 주지사는 5월이 시작되면 도시를 점진적으로 재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비지니스를 재개를 해도 좋다는 것이지 재개해야만 한다는 것은 아님을 강조하면서.... 4월 초순경 드디어 텍사스 전역에서 항체검사가가 가능해졌던 것은 출구를 향한 신호탄이었다. 도심 한가운데 있는 수퍼볼 경기장이 검사장소 중의 하나로 포함되었으나 이용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두 주만에 폐쇄해야 했다. 텍사스는 면적은 한국의 8배이고 인구는 40퍼센트다. (한국 인구 5천만, 텍사스 인구 2천만, 그 중 휴스턴 220만...)  바이러스 감염자는 4월 말 현재 (4/27)주 전역에서는 공식적으로 2만 5천명 정도 확진이 되었고 그중 절반에 조금 못미치는 1만 천명 정도가 회복되어 퇴원했고 현재 670여명 이 사망했으며 나머지는 치료중이다. 주 전체를 계산하면 치사율이 2.7% 되는데 휴스턴만 계산을 하면 1%로 내려온다. 애초에 우한에서 발생했을 때는  2% 정도로 치사율을 예상했지만 3월초 WHO 추정 치사율은 3.4%다.

동종의 바이러스 치사율은 2002년 sars가 9.6% (감염율 3.5명) 2015년 mers가 34% (감염율0.8 명)였던 것에 비하면 낮은 치사율이지만, 전염력은 앞선 두개의 바이러스보다 훨씬 더 막강하다. 현재 covid 치사율은 대략  who 추정 3.4% (뉴멕시코 실험실 추정 감염율- 5.7명). 뉴멕시코주의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Los Alamos, New Mexico, USA   바이러스의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미국 질병통제센터 웹페이지에 기재되었다. CDC (https://wwwnc.cdc.gov/eid/article/26/7/20-0282_article) 이 연구소는 우한의 데이터를 채집해서 다시 계산해 보았는데 (새로운 모델) 이에 의하면 초기 일주일 (약 6-9일 간) 접촉감염자수가 적게는 3.8명에서 많게는 8.9, 약 4명에서 9명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중간값은 5.7 명은 대략 6명은 감염시킨다는 말인데, 이것은 우한에서 애초 발표했던 2 - 2.5 명이라는 수치보다 두배 이상을 전염시킨다는 의미다. 애초에 좀 태연했던 상황이 현재의 아수라장으로 변한 것은 전염력을 앝잡아본 탓도 있겠다. sars- mers- covid 못된 것들 삼총사를 놓고 보면 치사율과 감염력은 반대로 가는것 같아 보인다. 이 전염력 5.7이라는 수치는 개개인들이 알아서 철저히 칩거생활을 유지하라고 말한다.


너무나 데미지가 큰 뉴욕과 텍사스가 펜데믹의 진행 상황과 대처에서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거의 대척점에 서 있다시피 한 뉴욕과 텍사스의 인구밀도의 차이, 그리고 두 주가 각각 유럽으로 통하는 대륙의 관문과 대륙의 가장 깊숙한 내부라는 지리적 조건이 가진 차이가 클것이고, 기술과 경제의 인프라의 차이도 크다. 사람들간의 기본적인 거리가 무지하게 넓고 - 몇 주가 더 있겠으나- 젊은 연령층이 두텁고, 텍사스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비지니스 출장이 목적이지 여행하러 오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래서 아봇 주지사는 항체검사와 응급 환자 수용시설이 충분히 구비되었고, 확진자와 접촉자 추적 IT 시스템이 완비되어 이들을 관리할 수 있게 되었고, 마스크 사용 의무화 한 상태에서 쇼핑몰과 레스토랑을 점진적으로 오픈하겠다는 계획이다. 레스토랑과 각종 비지니스 업체들은 정상 수용 인원의 25%만 수용하면서 18일간 전염 상태의 추이를 관찰하겠다는 것이 1단계. 향후 18일간 현재상황보다 악화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더 개방할 것이고, 데이타가 악화되는 상황을 보인다면 1단계 홀딩이거나 원위치로 가겠다는 계획으로 점진적인 재개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어느 개인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발적 정치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판단을 위한 데이터가 모이기까지 시간은 좀 걸리고 더디겠지만 철저하게 data driven decision making process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리더쉽은 사회의 근간을 유지하는 신뢰의 바탕이다. 데이터에 설득되지 않는 사람들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초중고는 연말까지 온라인을 통한 distance education을 강행할 계획이나, 퍼듀대학은 가을 학기를 오픈하겠다는 계획을 대학 최초로 발표했다. 그래서 큰아이는 8월이면 학교로 돌아가게 되었다. 학생들이 모두 떠난 퍼듀의 아름다운 캠퍼스에는 여전히 예쁜꽃은 피어 봄을 밝히고 어디서 왔는지 젊은 사슴 두 마리가 무한 긍정 에너지를 내뿜으며 캠퍼스를 말처럼 뛰어다니고 있더라. 보기에는 좋았지만 길게 갈 수는 없는 현장이다. 우리는 어째서 개방성의 최전선에 서있게 된 건지.... 하지만 우리는 칩거를 유지하더라도 부분적이나마 일상이 회복되고 있다는 것은 적어도 이 동네의 많은 주민들에게는 희망적인 일이다.


keep calm and stay strong.

매거진의 이전글 chasing Venus tonight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