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gs -Lizel Muller

by 윤현희

사물들


사실은 우리가 사물들 속에 살면서
외로워진 것이다
그래서 벽시계에는 얼굴을
의자에는 등을
탁자에는 튼튼한 다리를 준 것이다
결코 피곤함을 모르는

신발에는 우리의 혀만큼 부드러운
혀를 붙이고
종 안에는 혀를 매달았다
그것들의 감성적인 언어를
우리가 들을 수 있도록

그리고 우리는 우아한 옆모습을 좋아하기 때문에
물주전자는 입술을
유리병은 길고 가는 목을 부여받았다

우리를 넘어선 것들조차
우리의 형상에 따라 재창조되었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에는 심장을
태풍에는 눈을
동굴에는 입을 주었다
우리가 안전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리젤 뮬러 시 —-류시화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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