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치타워 시그니엘
“지상을 수 놓은 불빛을 관망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건물의 옥상은 낭만적인 공간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1900년대의 존 슬로안 역시 같은 것을 느꼈다. 그의 작업실은 맨해튼의 그리니치 빌리지에 있는 빌딩 꼭대기에 있었다. 옥상에서 작업하기를 즐겼던 그에게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도시 위에 생겨난 또 다른 도시와도 같았다. 옥상은 무방비 상태의 이웃들이 재미있는 코메디극을 연출하는 무대 같다고 말하곤 했던 그는 30여점의 옥상 풍경을 남겼다. 존 슬로안에게 옥상은 생활의 민낯을 웃으며 관조할 수 있는 장소였다. 세상의 모든 유명한 도시에 높은 전망대가 세워지고 사람들이 길고 긴 대기 시간을 감수하며 전망대의 꼭대기에 오르려는 것은 그런 이유가 아닐까.
윤현희, 미술의 마음 287-288p
아름다우신 화가언니와 높은 곳에 올라간 밤. 서울 시내를 매일같이 굽어보는 꽁치타워의 기분은 이런 것이었을까? 실내에서 바라본 서울의 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