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호퍼

첫 번째.

by 붉은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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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인적이 드문 골목 안, 하지만 그것을 거부하는 듯 밝게 켜진 카페의 불빛.

낮보다 더 밝은 카페 안에는 커플인 듯한 남녀가 늙은 바텐더와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들과 거리를 두고 유리창에 등을 돌린 채 모자를 깊게 눌러쓴 신사 한 명,

저들은 무슨말을 하고 있을까?


" 필 여기 커피 한 잔, 캐서린 당신도 마시겠어요?"'

"그래요 이제 좀 진정해야겠어요"

"파티가 있었나 봐요. 두 분 다 멋있으시네요"

"재미있있고 즐거운 곳이 될 뻔했죠.. 잊지 못할 일이 될 것 같아요"

제임스는 캐서린을 바라보며 동의를 구하듯 이야기했다.

필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어 궁금하다는 눈빛을 보냈다.


로라의 결혼에 초대되었다. 사교클럽에서 알게 된 로라는 누구에게나 친절하며 정직하고 정숙한 스타일의 사람이여서 흔쾌히 축복해 주고자 가지고 있는 옷들 중 가장 좋은 옷을 골랐다. 파티에는 다양한 사람들, 그녀의 다른 친구들도 오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헸다.

파티장은 로라가 선호하는 스타일과 다른 굉장히 화려한 스타일로 꾸며져 있었다. 그녀 또한 다른 사람 같아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웃으며 파티장을 누비며 로라와 신랑은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다녔고 제임스는 신랑의 얼굴보다 유난히 반짝이는 넥타이핀이 인상에 남았다.

결혼식의 마무리인 성혼선언문을 할 때

"이 결혼에 반대하시는 분 이의를 신청하시거나 영원히 침묵하시기 바라...."

그때 문이 벌컥 열리며 검은색 정장을 갖춰입은 남자가 성큼성큼 로라에게 다가가며 손을 내밀었다.

"이 결혼 반대입니다. 절대 반대!! 로라.. 나랑 같이 가자. 당신을 사랑해. 당신 없이 안될 것 같아."

어이없는 상황에 모든 사람들이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로라는 그가 내민 손을 잡고 문 밖으로 뛰어가고 있었고. 남겨진 건 손님과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되는듯한 신랑의 모습이었다.


제임스는 필의 회색빛이 감도는 녹색 눈동자를 보며 텅 비워버린 신랑의 눈빛과 모습이 다시금 떠올랐다.

" 평소에 정숙하다 생각했던 로라가 식장에서 도망치다니.. 나중에 생각 보니 제일 행복했던 얼굴 같았어요 그나저나 그 신랑의 반짝이는 넥타이 핀이 참 안쓰러웠어요" 하며 제임스는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 그 신랑은 어떻게 됐나요?"

"글쎄요, 저희도 너무 황당해서 어떻게 됬는지 모르겠네요."

그때 모자를 더욱 눌러쓰고 고객을 숙이는 남자의 손에 반짝이는 넥타이 핀을 발견한건 필이였다,

그렇게 어두운 밤에서 누구가에게는 불행을 누군가에게는 행복을 위한 하루가 시작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