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넘어지는 법

넘어지는 연습하기

by vesper


아기들은 걸음마를 시작하면 자주 넘어진다.

걷고자 하는 마음은 급한데, 귀엽게도 몸이 그만큼 따라주지 않는다.

그런데 생각보다 잘 다치지 않는다.

아기의 부드러운 몸이 넘어질 때마다 온몸으로 바닥을 믿는 듯 보인다.

본능적으로 아프지 않게 넘어지는 법을 알고 있는 것처럼.


수많은 명언은 말한다.

넘어져도 다시 잘 일어나면 된다고.

넘어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면 된다고.


하지만 잘 일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잘 넘어지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럼, 잘 넘어지는 방법은 뭘까.

실패했을 때, 실수했을 때

자신을 함부로 몰아붙이지 않는 일이다.


“나는 왜 이것밖에 안 되지” 대신

“초행이라 아직 이 길이 익숙하지 않구나”라고

스스로에게 말해보는 일이다.


또 잘 넘어진다는 건

넘어졌다고 해서 누군가에게 화를 던지지 않는 일이다.

분노를 밖으로 쏟아내지도,

그렇다고 자기 자신 안으로 삼켜버리지도 않고

잠시 그 자리를 벗어나는 선택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다시 일어날 자리를 남겨두는 것이다.

모든 일에 모든 힘을 한 번에 써버리지 않고

조금은 남겨두는 일.


사람 관계도, 사랑도,

일상 속의 모든 영역에서

공간을 조금 두고

숨 쉬듯 공기가 통하게 두는 것.


아기들이 수없이 넘어지면서도

걷는 걸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넘어짐이 끝이 아니라는 걸

이미 몸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많이 넘어져 본 사람은

넘어짐을 실패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저 다음 걸음을 위한

연습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잘 일어나는 사람은,

이미 잘 넘어져 본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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