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의료 기계’가 아닙니다

덧셈의 노동에서 곱셈의 삶으로, 인생을 바꾸는 3가지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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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투자하는 동물병원 원장입니다.

원장님들의 오늘은 어떠셨나요?

좁은 진료실에서 하루 종일 환자와 씨름하고, 예기치 못한 직원 문제로 마음이 무거워지고, 집에 돌아오면 남은 에너지 하나 없이 침대에 쓰러지듯 잠드는 하루. 혹시 그런 하루를 보내고 계시지는 않으셨나요?

대한민국에서 전문직으로 산다는 것. 남들은 ‘사’자 직업이라며 부러워하지만, 실상은 ‘시간 빈곤’이라는 굴레 속에서 조금씩 나 자신을 잃어가는 과정이 되기 쉽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병원의 외형을 키우고, 진료 시간을 늘리고, 주말도 반납해가며 일했습니다. 통장 속 숫자는 늘어났지만, 정작 중요한 ‘나’, ‘가족’, 그리고 ‘미래’는 점점 흐려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단했습니다. 잘 굴러가던 대형 시스템을 멈추고, 1인 특성화 병원으로 구조를 과감히 전환했습니다.

외형적인 지표, 특히 매출은 분명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대신 저는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생각할 여백’이라는 훨씬 더 큰 자산을 얻었습니다.

이 선택의 바탕에는 제 삶을 지탱해온 3가지 핵심 사고 알고리즘이 있습니다. 브런치북의 마지막 장을 빌려, 이 이야기를 동료 원장님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1. 인과율(Causality): 세상에 공짜는 없다



만화 <강철의 연금술사>에는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무언가를 얻으려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현실의 자본주의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전문직은 종종 이런 착각에 빠집니다.

"병원 매출도 역대급으로 찍고, 내 건강도 챙기고, 가족과 여행도 자주 가고, 투자 공부도 해서 자산가가 되고 싶다."

안타깝지만, 대부분의 경우 동시에 가질 수는 없습니다. 시간과 에너지는 철저히 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를 얻으려다 보면, 결국 가장 소중한 건강과 지속성을 잃게 됩니다.

과거의 나 ‘높은 병원 매출’을 얻는 대신, 시간과 체력, 그리고 정신적인 여유를 지불했습니다. (결과: 번아웃)

현재의 나 ‘시간·에너지·배움의 여유’를 얻기 위해 병원의 덩치를 내려놓았습니다. (결과: 삶의 지속성)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지금의 저 역시 매일 이 선택 앞에서 흔들리는 사람입니다.

다만 하나 분명한 것은, 저는 노동 소득의 ‘크기’보다 자산 소득과 삶의 질이 주는 ‘지속성’을 택했다는 점입니다.

원장님은 지금 무엇을 얻기 위해 무엇을 지불하고 계신가요? 혹시 얻고 싶은 것만 바라보며, 치러야 할 대가는 외면하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2. 역산적 사고(Reverse Engineering): 미래에서 오늘을 결정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금 열심히 살면, 언젠가 좋은 미래가 오겠지."

하지만 저는 미래에서 거꾸로 현재를 당겨오는 방식, 즉 역산적 사고를 선택했습니다. 먼저 10년 뒤, 20년 뒤 제 모습을 구체적으로 정의했습니다.


[ 10년뒤의 나 ] 진료실에만 갇혀 있는 사람이 아니다. 가족과 세계를 여행하고, 자산을 운용하며, 통찰을 기록하고 나누는 사람이다.

미래가 정해지자, 오늘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소름 돋게 명확해졌습니다.

미래의 나는 투자자 → 지금 차트를 공부하고 기록한다

미래의 나는 건강한 자산가 → 지금 꾸준히 운동한다

미래의 나는 기록하는 사람 → 지금 브런치에 글을 쓰고 유튜브에 영상을 올린다.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니라, ‘미래의 내가 반드시 필요로 할 것’을 기준으로 오늘의 행동을 설계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새벽에 일어나고, 진료 중간에 글을 쓰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3. 복리(Compound Interest): 인생을 폭발시키는 마법



전문직의 소득 구조는 기본적으로 덧셈(Linear)입니다. 환자를 한 명 더 보면 수입이 늘고, 멈추면 수입도 멈춥니다. 1 + 1 = 2의 정직하지만 고단한 세계입니다.

반면 자본과 인생의 성장은 곱셈(Exponential), 즉 복리의 세계입니다.

매일 1시간의 독서

점심시간 1시간의 운동

장기간 우상향하는 우량 자산 매수

브런치에 글 한 편, 유튜브에 영상 하나

매일 가족과 눈을 맞추는 시간

처음에는 아무 변화도 없어 보입니다. 당장 병원 문을 열고 환자 한 마리 더 보는 것이 훨씬 빠른 길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시간이 쌓이고, 어느 순간 ‘복리의 임계점’을 넘는 순간, 덧셈의 노동으로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가 벌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선택했습니다. 덧셈의 노동을 조금 줄이고, 곱셈이 일어나는 영역 — 자산, 건강, 콘텐츠 — 에 제 인생을 베팅하기로 말입니다.


마치며: 우리는 ‘의료 기계’가 아닙니다



지난 10화 동안, 빚 2억의 개원가에서 시작해 자산가로 나아가는 저의 고민과 실행을 함께 지켜봐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원장님, 그리고 전문직 여러분. 우리는 진료실에서 기능하는 고성능 ‘의료 기계’가 아닙니다.

우리는 기술자이자 CEO이며, 동시에 자기 인생을 운용하는 투자자입니다.

당장 병원 구조를 바꾸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저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오늘 단 하나만 점검해 보시길 바랍니다.

퇴근 후의 1시간, 그리고 주말이라는 시간 자본을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지.

그 선택이 쌓여, 10년 뒤 원장님의 인생을 결정할 것입니다. 진료실 밖, 더 넓은 세상에서 자유로운 투자자로 다시 만나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

지금까지 투자하는 동물병원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브런치북 〈전문직 부의 알고리즘〉 완결] 그동안 함께해 주신 모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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