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뽕 아닌 중국뽕에 취한 마케터의 관찰기
0화. 워 아이 항저우! 중국뽕에 취한 마케터의 관찰기 시작
더러움, 짝퉁, 시끄러움, 교양 없는, 낮은 시민의식…
우리가 보통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갖는 시선이다. 중국 사람들은 더럽고,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고, 교양이 없으며, 짝퉁이나 만들어내는 낮은 시민의식과 낮은 준법의식을 갖고 있는 등등.
그 때문에 명동에 오는 수많은 중국 여행객들에게 살가운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래서일까? 내가 중국어를 배운다고 했을 때, 파견 국가로 중국을 골랐다고 했을 때 주위 사람들은 '대체 왜?'라는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사실은 나 역시 그런 편견에서 자유롭지 않았던 사람 중 한 명이다. 중국어는 중국에 대한 애정보다는, 앞으로 화장품 시장이 중국에서 점점 커질 것이니까 영어로만은 부족한 스펙을 채우기 위해 시작했고, 명동역에서 시끄럽게 내 귀에 울리는 중국어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에 1년 살다 온 지금은, 그 어느 외국보다도 중국을 사랑하게 되었다.
내 마음의 고향 항저우(杭州)를 사랑하고, 남들에게 시끄럽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마치 음악 같은 성조를 자랑하는 중국어를 사랑한다.
항저우는 내가 있던 2016년에 G20을 개최했던 1성급 도시 중 하나로, 상해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중국 남방에 위치해 있다. '하늘 위에는 천국이 있고, 하늘 아래엔 쑤저우와 항저우가 있다(天上有天堂天下有苏杭)'라는 문장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국인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한 도시다.
그리고 그 어느 곳보다도 높은 시민 의식을 자랑하는 도시라고 장담한다.
못 믿겠다고? 중국에 시민 의식이 있는 도시가 어디 있냐고?
예를 들어보자면, 어떤 날은 카페에서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던 적도 있었다.
또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할 때, 횡단보도 앞에 서있는 나를 보고 버스들이 먼저 멈춘다. 그러면 모든 자동차들이 버스를 따라 멈춰, 내가 안전하게 건널 수 있게 도와준다. 결코 클락션을 울리거나 빨리 걸으라고 압박하지 않는다.
그리고 항저우에서 그 흔한 새치기 한 번 당한 적이 없고, 내가 길거리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 예를 들어, 띠띠다쳐를 불렀는데 위치를 중국어로 설명을 못 하겠을 때 - 나를 기꺼이 도와주었다. 항상.
그래서 나는 한국인인데 국뽕보다 중국뽕에 취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물론 중국은 땅덩어리가 넓어 개중 시민 의식이 없는 도시도 당연히 있고, 위협적인 도시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중국의 도시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가 그렇게 무시하는 중국이 어떤 면에선 우리나라보다 더 발달해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
모두 중국의 색다른 매력에 빠져보길 간절히 바라며 에필로그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