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트 Oct 24. 2021

Best Friend

@ VFS- Part 2

@VFS

6. 졸업 필름 작업에 관해서 여쭤보려고 해요. 시나리오 작업을 끝내고 나서 디자인을 하신 건가요?   

캐릭터 포즈 디자인

   네, 맞아요. 기획단계에서 하는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하게 되죠, 시나리오 작업을 실무처럼 스크립트를 쓰진 않아요. (쓰는 학생이 있을 수는 있을 것 같지만...) 그럴 시간도 사실 없었어요. 썸네일을 대충 생각나는 대로 그려서 머릿속에 있는 것을 막 짜내듯이 했었어요. Brainstorming이라고 하죠? 그렇게 장면 장면을 생각해서 스케치한 썸네일로 자료들을 검색해서 참고한 다음, 캐릭터와 배경 등을 구체적으로 디자인을 했어요. 동시에 색상도 미리 정해야 하는데, 처음 계획한 대로가 아닌 중간중간 더 좋다고 생각되는 것들로 바뀌는 것도 많았어요.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디자인에만 신경 쓰면 다음 과정을 진행할 수가 없어 어느 정도 선에서 만족을 했어요.


7. 디자인을 하고 나서는 어떤 작업으로 진행하신 거죠?

스토리 보드

   스토리보드 작업이죠. 스케치한 썸네일을 애니메이션을 할 수 있게 구체적인 디렉션이 들어가야 하거든요. 캐릭터의 로케이션 즉, 배경에 따라 시퀀스가 몇 개 나올지 정하고 그 배경에서 카메라 시점에 따라 씬이 나뉘는 것이라, 그 각각의 씬의 캐릭터 포즈를 구체적으로 쪼개 넣어 디렉팅 내용까지 적어 넣는 것이죠. 실무에서는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들이 스크립트를 읽으면서 필요한 장면 장면을 썸네일로 먼저 그린 다음 디렉터와 회의를 거치고 나면, 스토리보드 작업을 본격적으로 해요. 저는 이 작업이 쉽지는 않았어요. 디자인도 물론 중요하지만, 화면에서 카메라가 어느 방향에서 어떻게 캐릭터를 바라보며 그려내느냐가 이야기의 몰입도를 나타내는 것이라 굉장히 특별한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8. 스토리보드 작업이 끝나면 이제 애니메이션 작업을 바로 하셨나요?

배경 러프 완성

    그에 앞서 배경 레이아웃을 해요. 그래야 캐릭터의 위치를 정확히 그려 넣을 수 있거든요. 배경을 그릴 때도 기본적으로 스토리보드의 카메라 앵글과 워킹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려야 하는 섬세한 작업이면서도 화면에서 캐릭터만큼이나 큰 비중으로 보이는 이미지이기 때문에 신경 써야 하는 작업이죠. 실무에서는 실제로 애니메이션 작업보다 일정이 먼저 시작돼요. 러프(컬러만 미완성 상태) 혹은 컬러 완성 배경을 가지고 셋업을 먼저 한 다음, 애니메이터들이 캐릭터 작업을 하거든요. 졸업 필름 작업 때는 배경을 작업하면서 완성된 배경 씬의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고 또 동시에 다른 씬 배경을 그리는 등 멀티를 해야 했었어요.


9. Classical Animation 과정이시니 애니메이션 작업하실 때 그림을 도대체 얼마나 많이 그리신 거죠?

   세어보진 않았지만, 단순하게 2D는 1초당 24 프레임, 즉 24장의 그림을 그렸다고 가정하고 2분(120초) 정도의 필름이니, 약 2,880장이 필요하네요. 물론 이것보다 2~3배를 더 그렸겠죠? 처음부터 깨끗한 선으로 완성된 그림을 그려내는 것이 아니니 러프하게 캐릭터의 움직임을 그려서 찍어서 돌려보고 다시 그리고 완성할 때까지 엄청 그려댄 거죠. 그럼 대충 8천여 장 이상을 그렸겠네요. 졸업 후에도 완성된 애니 종이를 버리는 마음을 먹는 것도 몇 년 걸렸어요. 혹시 이면지로라도 쓰일까 싶어서요. 그런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더라고요.

Scene의 필요한 러프 애니메이션 작업 후 찍어서 확인

10. 그만큼 많이 그리고 하면 지쳐서 마무리를 하시기가 어려웠을 것 같아요. 어떻게 하셨어요?

    그렇죠. 여기저기 클래스 친구들이 힘들어 포기하기도 하고, 졸업 때까지 완성 못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애니메이션 과정이 다 끝나도 컬러링 작업을 위해 스캔을 열심히 해야 하고, 그다음은 Effect 효과를 줘야 하는데 저는 다행히 그림자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어요. 물론 그것도 만만치는 않았지만요. 그러고 나서 오프닝과 클로징 씬을 추가하고 배경음악을 넣어서 마무리를 했어요. 배경 음악을 넣을 때는 학교에 스텝이 따로 있어요. 미팅을 잡고 각자의 필름을 보면서 원하는 음악과 효과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뒤 소리가 다 입혀지면 완성도에 따라 후반부 마무리를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동시에 두 번째 Flash(플래시) 애니메이션을 하나 더 했어야 했지만, 그나마 한국에서 플래시는 다뤄서 수월했죠. 되려 시나리오 창작하는 것이 저는 더 힘들었어요. 모든 과정을 다 하기엔 짧아 벅차긴 했지만 마지막에 모두가 같이 스크린에 올려서 보면 힘들었던 과정들이 스치듯 지나가면서 괜스레 "내가 저걸 어떻게 했지?"하고 뿌듯하게 느껴지긴 했어요.


매거진의 이전글 Best Friend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