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하루를 시작하는 당신에게

by 포근한 배추김치

하루하루는 소박한데

그 하루를 소박하게 보내는 열심은 결코 소박하지 않다.


아이를 재우면서 느낀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마쳤구나

기쁨과 안도감이 든다.


아이가 자는 숨소리가 들리면

조용히 문 밖으로 나와 더 조용해진 거실을 내다본다.

그러면 나는 좋아하는 유튜브 영상을 틀어놓고 어지럽혀진 장난감들을 정리하고, 부엌으로 가 설거지를 한다.


방으로 들어가기 전 정돈된 집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것은 평온과 안정을 얻는 내 하루의 마무리 의식이다.


내일도 오늘과 비슷한 날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안다.


밥을 먹이고,

오줌을 누이고,

함께 놀이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일을 한다.

목욕을 시키고

동화책을 읽어주며

아이를 재운다.


반복되는 하루의 루틴이 권태롭게 생각되다가도 고결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그래서인지 반복되는 매일을 성실히 살아가는 분들께 깊은 감사를 느낀다.


하기 싫은 일도 견뎌주어서 감사하다고

매일을 지속해 주어서 고맙다고

나 자신에게도 잘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어진다.


지루함이 모이다보면 새로움이 생기기도 하고

비슷한 지금이 쌓여 능숙함이 된다.

어떤 어른도 아이가 아닌 적은 없었다.


오늘의 어떤 순간은 지겨울만큼 잘 가지 않았지만

또 이 시간들은 정말 소중한 순간의 거름이기도 했다. 삶은 지루함을 견뎌내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이 일들을 나보다 더 오래 반복했던 분들이 있었기에

내가 있고, 너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감사해지는 밤이다.

삶은 특별하지는 않다는 것을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다.

잘 자라지 않는 것처럼 보이던 아기가

한눈에 자라난 것이 보일 때

그 순간이 아쉬워질 때

그 작은 하루들이 이렇게 쌓였구나라는 것이

느껴진다.


그러면 지겨웠던 하루도

이 반복되는 삶도 귀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 하루들이 이 아이를 성장시켰다.

그러면 내 하루의 노동이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나를 성장하게 해 준

부모님과 주변 어른들을

존경한다.


예전에는 특별한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특별한 것이 없는 매일을 꾸준히 보내는 것이

대단했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하루를 지속하는 것은

때로는 매우 어렵지만

그렇기에 너무 필요하고

그래서 더 소중하다.


오늘도 하루를 잘 보내주어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