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ott, 유튜브, 인스타그램, 나아가 숏폼 시대에 텍스트란 유행에 뒤처진 구닥다리로 취급되기 마련이다. 나 역시도 ott, 유튜브, sns를 화면으로 들여다보는 시간이 책을 펴는 시간보다 적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텍스트, 그리고 그것을 물리적 형태로 담은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은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이다.
갓난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게 움직이거나 걸을 수는 없다. 몸을 뒤집고 기어 다니는 간단한 동작을 위해서도 소근육, 대근육 발달 운동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수백 번, 수천 번이 반복되면 아이는 어느새 몸을 똑바로 세울 수 있게 되고, 걷고 뛸 수 있는 근육을 가진 몸으로 성장한다.
독서도 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책을 읽는 행위를 근육 발달운동에 빗댄다면, 반복적인 책 읽기로 발달하게 되는 것은 바로 '생각근육'이다. 처음에 책을 읽으려면 쥐가 내린 듯 뻣뻣한 머리가 마음처럼 돌아가주지 않아 답답하다. 하지만 수백 번, 수천 번이 반복되면 어느새 당신은 큰 어려움 없이 텍스트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자신의 생각을 바로 세울 수도 머릿속에서 생각들이 자유롭게 부유하도록 할 수 있다. 바로 생각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영위할 수 있다. 내 삶에서 내가 주인이 되지 못하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되고, 주도권을 가진다면 생각하는 대로 살게 된다. 갓난아이의 근육을 발달시키는 마음으로 부단히 생각근육을 키워야 한다.
생각근육을 키우는 과정 속에서 내가 마주친 책들을 소개하고, 책을 읽고 생각한 것들을 써 내려가보려고 한다. 주로 문학을 읽지만 편식하지 않기 위해 비문학도 종종 섞어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고, 책의 종류는 따지지 않고 흥미로우면 일단 읽어치우는 잡식 습성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읽은 100권의 책 중에서 기억에 남는 책 몇 권도 소개할 예정이다. 노답 병렬 독서가라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내키는 대로 이 책 저 책 뒤적이다 읽은 만큼만 뒤죽박죽으로 들고 올 수도 있다. 참고로 현재 병렬 라인업은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H마트에서 울다, 리틀라이프, 도둑맞은 집중력, 천의무봉 비현서가이다. 함께 읽으며 생각근육을 키워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