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코틀랜드를 여행 중 영화 해리포터와 관련된 장소들을 방문하다 불현듯 재밌는 생각을 했다.
몇 백 년이 지나도 사람들은 '해리 포터'를 읽지 않을까? 작가 J.K rolling은 2000년대 영국을 대표했던 대문호로 칭해지지 않겠어?
누군가는 '해리포터는 어린애들이 좋아하는 이야기잖아, 영국을 대표하는 문학으로 새겨지기에는 무리수 아니겠어?' 또 다른 누군가는 '해리포터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라고 맞장구를 칠 수도 있겠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쓴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1564년에 태어났다. 약 500년 전 인물이다.
셰익스피어와 당대 사람들도반세기가 지나도록 그의 작품이 읽힐 거라고 생각했을까?
Fort William
영국 스코틀랜드 '포트 윌리엄 (Fort William)'에서 마법학교 호그와트로 가는 기차, '호그와트 익스프레스'가 달렸던 다리를 보러 작은 산을 올랐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 해리가 친구 론과 함께 하늘색 자동차를 타고 하늘을 날아 호그와트 익스프레스를 따라가는 장면이 나온 곳이다. 사진을 찍으면 잘 나온다는 뷰포인트에 오르니 이 장소가 가지고 있는 특징들이 설명되어 있는 안내판이 눈에 띈다. 마지막 사진에는 2002년 자동차 포드가 이 지역에서 사라졌는데 혹시 사라진 자동차를 목격한 사람은 근처 역사에 알려주길 바란다는 유머까지 빠트리지 않았다.
Victoria Street / 에든버러
에든버러에 있는 빅토리아 스트릿.
런던에 있는 어느 펍에서 해리는 덩치 큰 아저씨 해그리드와 함께 마법사의 거리 '다이애건 앨리'로 넘어간다.바로 이 빅토리아 스트릿이 다이애건 앨리 거리의 모티브가 된 곳이다.
다이애건 앨리, 이상하고 신기한 애완동물 상점, 마술 지팡이를 파는 곳, 온갖 알 수 없는 맛이 뒤섞여 있는 젤리 스토어가 모여있는 곳!
영화 속 거리 처럼 이 곳 빅토리아 스트릿 또한 알록달록한 상점과 2층 3층으로 겹겹이 쌓아 올린 건물이 마치 성벽처럼 이어져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다.
(빅토리아 스트릿을 포함한 에든버러 구시가지는 심각한 위생문제와 인구밀집으로 당시 다른 도시들과는 달리 건물을 층층이 올려지었다고 한다.)
에든버러 성
그 유명한 마법 학교 호그와트 외관은 바로 이곳, 바로 에든버러 성이다.에든버러 시가지를 언덕 꼭대기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이곳은 밤에 야경과 함께 호박색 조명으로 빛을 더하면 그야말로 마법학교 분위기이다.
이 밖에서 영국 곳곳에는 옥스퍼드 크라이스처치 다이닝 홀과 도서관, 그리고 정원에 이르기까지 실제 장소를 모티브 삼아 영화 촬영지로 사용된 곳들이 많다.
몇 개의 장소들을 둘러보면서 해리포터 시리즈만큼 영국의 역사 문화를 자연스레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가 과연 영국에 있을까, 싶었다. 작가 J.K rolling 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거주하면서 해리포터에 어울리는 공간과 장소들을 선택해 글에 녹였다고 전해진다.
영국이 제일 잘하는 건, 그들의 문화를 지키는 힘이 있고 또 그 방법으로 영국이라는 나라의 브랜딩을 기가 막히게 한다는 점일 거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해리포터>라는 소설로만 본다면 유쾌하고 흥미로운 마법사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이미 영국은 이야기를 영화로 이미지화시키면서 곳곳에 자국의 역사와 문화를 배치시켰다.
영국 왕비와 왕족 존속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찬반 여론이 뜨거운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 나라 국민 입장에서는 세금이 보다 필요한 곳에 사용되길 원할 것이다.
그렇지만 영국 왕비와 버킹엄궁, 윈저 성이 지금껏 건재하다는 건 일종에 영국을 대표하는 상징과 이미지를 위함 아닐까.
이제 해리포터가 출간된 지 20년이다.
해리 포터는 이미 영국을 상징하는 대표 마스코트이다.
영국 정부의 노력과 이미지와 브랜딩을 위해 해리가 필요한 날까지 해리는 건재할 것이다. 물론 순수 문학으로 생명력을 유지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