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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아웨이브 Nov 02. 2020

중환자실이 아닌 Jazz Bar

여기는 뉴올리언스다




휠체어를 밀며 할머니 한분이 들어오신다.

이 클럽 명당자리, 무대 바로 앞에 자리를 잡으신다.

두 손을 포개고 눈을 감으신다.

할머니 손가락이 까딱까딱 리듬에 맞춰 움직인다.          





뉴올리언스에서 이름난 재즈 바 중 하나라는 이 곳 ‘spotted cat’. 

네다섯 명의 연주자가  악기를 가지고 오르면 꽉 차는 작은 무대가 있고, 이 곳을 중심으로 이동할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하지만 음악에 맞춰 들썩거림에는 여유가 있는 정도의 거리감으로 손님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다. 

저마다 한 손에는 병맥주와 와인잔을 들고 그야말로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렵지 않은 사람들이 음악과 춤, 

그리고 사교를 위해 모이는 곳이다.



내가 찾은 날은 바이올린과, 기타, 색소폰, 그리고 트럼펫 연주자들이 연주를 한다. 

미국의 국민 맥주 버드와이저, 그러니까 한화로 약 6-7천 원을 지불하고 나는 오늘의 이 밤을 누리고 있다. 

오늘 이 곳을 남기고 싶어 카메라를 꺼내 들고 셔터를 누른다.



할머니가 앵글에 잡힌다. 

아, 코에 숨 쉼을 도와주는 호스가 있다.     





할머니는 한 시간 남짓 손가락으로 음악을 즐기시다 연주자들이 교체되는 시간에 나가셨다.

사진 속 색소폰 연주자의 손을 잡고 나가셨다.          




연주자 아들의 공연을 위한 엄마로서의 방문이라면 진한 울림일 것이고, 

음악 애호가로서 음악을 듣기 위함이었다면, 그것 또한 진하고 진하다.





여기는 뉴올리언스다.




       The spotted cat, Jazz club / New orleans,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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