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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검 Apr 20. 2023

재미있는 연변말 17탄-행방 없다.

위대한 산아제한시대에 국가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하여  딸내미 하나만 달랑 키우게 되었는데 , 그 과정이 가히 좌충우돌 허둥지둥 가관 그 자체이다.

또래 친구들에 비해 늦게 결혼하다 보니, 소위 "인생선배"들의 경험을 삼아 무난하게 건너올 줄 알았지만, 확실히 "타인의 경험은 이야기일 뿐 나의 경험이야 말로 인생이다."라는 명언이 맞다.


애기 일 때는

울어도 걱정이요, 너무 울지 않아도 걱정이다.

잘 자도 걱정이요, 잘 자지 않아도 걱정이다.

옹알이도 걱정, 말을 안 해도 걱정, 조용해도 걱정, 너무 움직여도 걱정.

한 마디로 걱정 덩어리 자체이다.


철이 들기 시작하면 좀 나아질 줄 알았지만, 역시는 역시다. 자식이란 존재는 부모 눈에는 언제나 아기요, 보물단지다.

물론 애를 먹여서 가끔 울화가 산더미처럼 쌓여 폭발할까 말까 할 때도 많지만,  심호흡 몇 번에 또다시 보살모드에 들어간다.


아직도 천방지축 어디로 튈지 모르는 딸내미를 보노라면, 우리 부모님 세대가 위대해 보인다. 우리 때에는 애 하나가 대부분이었다면, 우리 부모님 세대에는 자식이 기본 두세 명은 되었으니 어떻게 키우셨을 까 싶다.

경제적으로도 풍요하지 않았던 시절,  게다가 문화대혁명 전후에 태어난 아이들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얼마나 힘드셨을 까 싶다.  어록을 외울라 각종 정치회의에 참가하여 비판과 자기비판을 전개하시고 그 와중에 전투적으로 자식들을 키워야 했으니 말이다.



사진 1.  산더미 같은 짐을 이고 갓난애기를 안은 채 길 가는 여인.

출처: baidu百科


부모에게 있어서 자식은 아마 일생동안 풀어야 할 숙제인 같다. 40대 고개를 넘어 이젠 50대를 바라볼 나이지만은, 어머니한테는 영원한 아이인 같다. 맛있는 음식이 생기면 자식한테 한 술이래도 더 떠먹이고 싶고, 그리고 몸 어디가 아프지나 않은지 항상 걱정되는 영원한 걱정꾸러기 같다.


그간 영상통화를 통해 자주 뵙고, 3년 만에 고향에 돌아와서 어머니를 뵙으니 그 마음이 더 절절하게 느껴져서 울컥울컥 할 때가 많았다.

사실 트레일러닝도 열심히 하고 몸 관리도 열심히 한 덕분에 소위 아저씨 똥배와 결별한 지 오래지만은, 몸이 여윈 같아서 노심초사 고민하시는 어머니를 보니 더 그렇다, 몇 년 전 암수술을 받으셨음에도 자식들의 건강을 더 신경 쓰니.


인생은 한 번이다. 태어나서 한 줌의 흙으로 사라질 때까지, 부모님과 나 사이에 그리고 또 나와 딸내미 사이에 이어지는 연(缘)은 계속될 것이다.

비록 겪어본 적 없어서 돌다리를 두드려보는 심정으로, 안개 낀 평야를 걷는 심정으로 걸어왔고 또 걸어가고 있지만 말이다.


이즘에 생각나는 단어가 있다,

행방이다. 行方,움직일 行자에 방향 方자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리킨다. 우리말에 행방이 묘연하다는 조합으로 많이 쓰는데, 연변에서는 "행방 없다"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쓴다.


연변말 "행방 없다"와 매우 비슷한 말로, "싸처없다"는 연변말이 있는데 싸처없다는 刹车 즉 브레이크(brake)가 없다는 말로 , 속담 "굴레 벗은 망아지"와 그 의미가 완전 같으며 거의 중국말에 가깝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별도로 쓰지 않기로 한다.


"행방 없다"는  "갈 곳을 잡지 못해 혹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 하거나",  "철이 없다" 이외에도 "응당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거나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는" 사람을 낮춰 부를 때 많이 쓴다.  


사진 2. 중국에서 가장 복잡한  重庆黄桷湾立交桥

출처: sina


인생은 한 번이니깐 갈팡질팡 한다고 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지사다.

하지만 요즘 3년의 코로나 기간 동안 마스크를 너무 써서 그런지 아니면, 약을 잘못 드셨는지 가끔 알만한 것을 다 알 듯한, 그리고 엘리트 같은 그러나 엘리트도 아니고 쓰레기보다 더 심한 사람들이 나와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삼일절 일장기를 당당하게 그리고 버젓하게 건 한국인 A씨가 그중의 하나이다.

일제에 맞서 싸운 선열들을 기리는 신성한 날에, 천인공노할 일을 저지르다니. 그것도 목사라는 인간이 말이다.

이건 성격상 이스라엘 통곡의 벽 앞에 서서, 홀로코스트가 발생한 아우슈비츠 앞에서 나치 기를 들고 시위한 것과 같다고 본다. 한국이니 말이지 다른 데서 이 짓을 했다간 감옥살이 행이거나 날아가는 돌멩이에 맞을꺼 뻔한데 말이다.


"대일본제국"을 공공연히 외치면 소녀상을 흉물 취급하고 유관순 열사까지 모욕하고, 지어 사무실에까지 일장기를 버젓하게 걸어놓는 그 목사란 인간을 보면, 기독교의 가르침을 받은 인간이 이렇게까지 삐딱해도 되는 가 싶다.

아예 일본에 건너가서 일본 우파의 똥꼬나 계속 빨면서 행복하게 사시지 묻고 싶다.


저런 행방 없는 인간 때문에, 불쌍한 기독교와 교회가 욕을 먹으니 세상이 넓은 건지 아니면 요즘 한국 사람들의 마음이 넓은 건지 아니면 그동안 잠잠했던 친일파들이 좋다 하고 게바라 오르는 것인지 모르겠다.


사진 3 삼일절날 아파트를 일장기를 게양한 친일파 목사

출처: 연합뉴스


물론 그런 인간이 중국에도 있다. 전 중국 국민당 주석 李登辉이다. 이 인간은 한술 더 떠서 생전에 일본 옷에 일본 군도를 사랑하고,  일본군에 입대한 것을 자랑으로 여겼으며, 그 형이 야스쿠니 신사에 묻힌 것을 자랑으로 또한 감사하게 여겼다고 한다.

이쯤 되면 일본 쪽발이의 사생자가 아닌지 의심될 정도다.

하늘 위에 하늘이 있고, 산 밖에 산이 있으며 쪽발이 위에 쪽발이가 있는 같다. ㅎㅎㅎ


사진 4 일본 전통복장을 하고 기세등등해 서 있는 이등휘(李登辉)


"밀정"같은 영화가 다시 떠오르는 요즘 시국이다.

갑자기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듣고 싶어 진다.

ㅎㅎㅎ "썩어 빠진 고기만을 찾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



이상, 재미있는 연변말 17탄-"행방 없다"였습니다.



백검


2023년 4월 20일 오후 6시 47분 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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