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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검 Aug 21. 2023

길목

제주도가 풍경이 수려한 덕분에 사람을 자주 만나게 된다.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에 거의 이십 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대학동창을 만나게 된 것도 제주도 덕분이고,

이번 코로나가 잠잠해지니 과거 지인들이 자주 제주도를 찾아오게 된다.


오고 가는 길 한 복판 교차로처럼, 제주도가 과거와 미래의 내 인연들을 이어주는 길목이 되어 주려나 싶기도 하다.

물론 와중에는 한편 일이 바쁘다 보니 다른 한편 오랫동안 서먹서먹해질 정도로 소원한 관계다 보니 만나도 무슨 말을 할지를 몰라서 기피한 사례도 있기도 하다.


절반의 인생을 살고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인생의 가감승제가 변하는 같다.

대학을 금방 졸업했을 때는 나이를 플러스하기 좋아했다면, 지금은 나이가 마이너스로 변하기를 기대하고 있고;

과거에는 사람을 왕창 친하기 좋아해서 동호회랑 자주 다녔지만, 지금은 올곳이 자기의 스케줄 자기의 절주에 따라 움직이기 좋아하다 보니 대다수 경우 독불장군식으로 움직이게 된다.


더 해서 이전에는 술을 좋아하여 별의별 술들을 찾아가면서 마실 정도였다면; 지금은 金浆玉液라 하더라도 딱 한 잔만으로 자제하고 있고, 아울러 술을 좋아하는 사람을 멀리하게 된 것 같다. 술독에 빠져 허우적이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 악몽처럼 느껴졌다고 해야 하나, 멀리멀리 해야 속이 편해진 같다.


대희대비대노를 경계하고, 과함을 경계하고 절제를 몸에 익히기 시작하고 있다.


나이가 오십을 바라보아서 그런가? 할 일을 많은 데 시간은 나날이 줄어드는 같고, 내 인생에 해야 할 일들 풀어야 할 숙제들이 하나둘씩 선명하게 부상하는 같다.

그래서 쓸모없는 일상들과 인연을 과감하게 하나둘씩 물리치고, 더욱 집중해지는 같기도 하다.


사십 대, 사십 대 때도 아니고 오십 대에 들어서서야 깨우쳤다는 것이 좀 아쉬울 지도,

하지만 이 길목을 잘 지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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