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치자들의 거짓말에 대하여
점(占)은 불에 태워 균열이 생긴 거북 배딱지나 등껍데기(갑골, 甲骨라고 불림)를 가리키며, 복(卜)은 그 무늬의 모양 등을 가리킨다.
고대 중국인들은 갑골 모양이 평평한 게 땅처럼 생겼다 하여, 그것으로 천하의 흥망 길흉을 점치거나 발생한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해서 해석하려고 노력했다. 그러한 노력 때문에 갑골문이라는 후에 중국 한자의 시작점이 되는 상형문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신과 인류의 중간에 있는 제사장의 역할이 매우 막중했다. 특히 과학기술과 의료기술이 미흡한 고대에는 더욱더 그러했다. 통치자 혹은 통치자의 조력자로 다른 부락이나 국가와의 전쟁 외교에 영향 주었으며, 통치자 후계자나 배우자 선정 혹은 주요 인사에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참여했다.
제사장들은 어떻게 그 역할을 실행하였을 까?
예를 들면 갑골의 갈라 터진 문양을 보고 어떻게 길흉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었을 까. 미래에서 온 인간도 아닌데 말이다. 그리고 소위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전했다는 오늘날에 내일 날씨를 제대로 예측 못할 때도 많은 데 말이다.
하나는 장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 그 카리스마가 부족할 경우에 대비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수면유도와 착란과 환각 등을 일으킬 수 있는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입할 때도 있었다. 이집트에서는 기원전 3500년경에 이미 종교의식에 아편을 사용했다고 하며, 고대 그리스의 엘레우시스 밀교도 신도들에게 "키게온"이라는 술을 마시게 하여 신도들이 환각상태에서 신을 만나거나 사후 세계를 보게 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인도 힌두교나 중국 도교 그리고 중동의 여러 종교에서 유사한 사례가 많다.
두 번째는 의식을 통한 초자연적인 존재와의 교류. 접신(接神)이라고 불리는 초능력을 발휘하여 인류의 희망이나 요구사항을 신에게 전달하고 신의 의사와 계시를 다시 인류에게 하달했다.
세 번째가 출중한 정보수집분석능력과 언어능력: 동시대에 앞선 정보수집능력이 필요했는데, 예를 들면 일식이나 월식이나 혜성현상을 기록하거나 예측할 수 있어야 있는데 그것 때문에 역법이나 천문학 산술 등에 간접적으로 기여했다고 한다. 물론 그러한 예측이 틀릴 수도 있는데, 거기에 대비한 출중한 말빨도 필요했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목에 걸면 목걸이 식이다.
이쯤 되면 과거 샤머니즘시대 제사장들은 점괘를 놓고 혹은 영리하게 혹은 교활하게 그 경계를 넘나 들면서 세인들을 현혹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겠는가. 진실과 거짓은 본질적으로 중요한 게 아니고, 그렇게 백성들이나 신도들이 그렇게 믿도록 하는 것이 훨씬 중요했을 것이다.
물론 자신들의 행동 신빙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한 탄에, 문화예술의 발전과 과학기술의 발전에 아이러니하게 공헌한 점도 잃지 말자.
고대에는 통치자들이 통치목적을 정당히 하기 위한 수단으로 샤머니즘 등의 수단을 이용하여 백성들에게 진실을 왜곡했다면,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전하여 현대에 와서는 또 다른 양상으로 진실이 왜곡되군 한다.
2003년 2월 미국은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탈레반에 지원한다는 억지 주장을 하고, 이라크를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국제 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독단적으로 이라크 침공을 결정한다.
이미 CIA 등을 포함한 정보부문에서도 확실한 근거를 찾지 못했음에도, 그리고 UN과 국제원자력기구 고찰단의 이라크 무기조사에서도 대량살상무기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음에도 말이다.
하여 제2의 걸프 전쟁이라 불리는 이라크 침공이 2003년 3월 20일에 발생되며, 이라크를 성공적으로 점령하여 당시 바트당 정권을 붕괴시키고 후세인까지 처형시키기까지, 침공명분을 조금이라도 건지려고 이라크 전역을 샅샅이 뒤졌지만 대량살상무기 그림자도 찾지 못했다. 결국 현대사에 미국이 자행한 또 하나의 불명예스러운 전쟁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핵심은 왜 미국에서 확실치 않은 근거로 이라크를 침략했나 하는 문제이다.
미국 석유업계가 부시 행정부에게 로비하여 전쟁을 일으켰다는 설,
미국 군수업자들이 무기를 팔아먹기 위해 부시 행정부를 꼬들겨 전쟁을 일으켰다는 설 등등 말이 많다.
또한 전쟁 때문에 부시의 지지율이 최대 92%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진실이냐 거짓이냐 중요하다.
또한 중요하지 않기도 하다. 통치자나 사회 지배자층에게 있어서 말이다. 이것은 미국뿐 만아니고 러시아나 중국이나 한국이나 북한 일본도 마찬가지이다. 우민정책(愚民政策)라 일퀐는, 지배자층이 기득권의 지위나 권력을 위하여 정치에 대한 피지배자층의 판단력을 없애는 정책이 그렇다.
피지배자층인 백성들이 사리를 알고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알면, 반발 가능성에 대비해 언어를 장악하는 것이 반대하기도 했고, "독서무용론" 같은 것도 퍼뜨렸다. 남존여비 사상이 강했던 봉건시대에는 "여자는 재능이 없는 것이 덕이다"라는 말도 안 되는 사상도 주입하고, 지어 중국 같은 경우에는 10세기 초부터 20세기까지 천여 년 동안 전족(缠足)으로 여자의 대외활동을 묶어 매 놓기도 했다.
끝으로 현재 생존한 통치자 중 거짓말 관련 가장 말이 많았던 트럼프를 예로 들어 보자.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 임기중과 임기 종료 후에 수만 것의 거짓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주장을 했다고 하며, 워싱턴 포스트의 사실 확인자 들은 그의 대통령 임기 동안 30537건의 거짓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주장을 기록했는데, 이는 하루 평균 21건이라고 한다.
트럼프 2기 정부가 1월 20일 정식 가동된다. 아마 워싱턴 포스트에서 트럼프의 새로운 기록을 볼 지도.....
라르스 스벤젠의 쓴 "거짓말의 철학"에서 글을 인용하여 오늘 문장을 맺으려 한다.
《정치적 거짓말은 설사 국익을 위한 것으로 평가될 때도 종종 해당 정치인의 이익을 위한다. 정치인의 거짓말은 주로 대중의 반대를 무마하거나 권력을 유지하거나 자신이 속한 정당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정당화되는 비밀주의는 적의 첩보를 막기 위해서라기보다 자국민의 정보 접근을 막기 위한 것일 때가 많다.》
《미어샤이머에 따르면 외교 정책 관련 거짓말은 결과가 좋거나 본전만 챙겨도 대개는 국민에게 용서받거나 심지어 박수를 받는다.》
대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사적인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통치자나 정치인에 대한 국민들의 너무 쉬운 용서와 관용이 피노키오가 된 트럼프같은 사람을 만든 것은 아닐까 싶다.
물론 트럼프를 예로 들었지만, 한국이나 러시아나 그리고 프랑스와 일본 등등등 수많은 국가의 통치자나 정치인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지금 이 순간도 수많은 거짓말들이 진실로 왜곡되어 한창 미디어와 인터넷에 떠돌아다니고 있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