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드니 여행의 추억을 꺼내본다.
나는 일 년 동안 호주에 살았다.
호주에 살면서 많은 사진을 찍었지만 그때의 감성을 가장 찌릿하게 자극하는 사진은 역시 필름이다.
2022년 여름,
꽤나 오랜 결심을 하고 떠났던 호주였다.
한평생 한국에서만 지냈던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이제는 새로운 곳에서 내 삶을 꾸려보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호주였다.
호주를 떠나며 처음으로 펑펑 울었다.
어디론가 떠나며 이렇게 운 적은 처음이었다.
호주를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어쩐지 참지 못할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호기롭게 떠났던 길목에서,
이제는 나를 도와줄 사람은 오로지 나밖에 없다는 사실에
매일 봤던 가족들을 이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처음 느껴보는 서글픈 감정과 함께 호주로 향했다.
그렇게 향했던 호주,
조금만 있다 와야지 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내가 사랑했던 나의 고향만큼이나
호주를 사랑하게 되었다.
처음 만나는 새파란 하늘
쏟아질 것만 같은 별
시원한 바람
낯설지만 계속 보고 싶은 거리,
점점 익숙해지는 낯선 거리
낯선 땅에서 생기는 우리 동네
하나 둘 생겨가는 단골가게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인생에서 새롭게 깨닫던 순간들
그와 함께 쌓아간
고마운 사람들과의 잊지 못할 추억들.
언제든 다시 갈 수는 있겠지만
어린 날의 나와 함께했던 호주는 다시 돌아갈 수 없음에
아련해지고, 그리워진다.
머무를 수 없기에 추억은 더욱 아려지고 깊어진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펼쳐보는 필름은
다시 필름을 들어 올리기에 충분했다.